[부동산뱅크 2009/10/23 - 조회:4625]
예상했던 것과 달리 친구는 돈을 빌려줄 생각이 없었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이 컸다. 해장국 한 그릇을 먹고 커피한잔을 할 때,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그러지 말고 너 이 참에 집이나 사라”
황당했다. 내 사정을 아는 놈이 집은 무슨 집을 사라는 건지. 친구가 말을 이었다.
“언제까지 남에 집에서 전세살이 할 수는 없잖아. 무리가 되더라도 요즘 금리가 싸니까. 집 하나 장만해.”
“너도 알겠지만 내가 무슨 돈이 있어서 집을 사냐? 탈탈 털어봐야 1억 조금 넘을 뿐이야.”
친구는 나에게 경매를 해보라고 권했다. 어이없는 녀석. 경매의 ‘경’자도 모르는 내가 무슨 경매를 하냐? 그러자 친구는 잘아는 사람이 경매를 잘하는데, 한번 의뢰해 보라고 소개했다.
그 사람이라고 별 수 있겠나 싶었다. 내가 가진 1억 원 정도로는 웬만한 집은 사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와 집사람과 의논을 했다. 뭐 상담이라도 받아보자고 했다. 어차피 밑져봐야 본전 아닌가.
주말에 김과장 부부는 방화동에 있는 방화공인 이경상 대표를 찾았다. 간단한 소개 후 이곳을 찾은 이런저런 이유를 말했다. 이 대표도 친구에게 말을 들은지라 사정을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이경상 대표는 경매물건 중 마포구 염리동에 우공아파트가 나와있는데, 경매를 해볼 생각이 없는지 물었다. 김과장 부부는 느낌이 안 왔다. 경매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경매가 어렵다고 하던데... 참 난감했다.
그래서 김과장 부부는 이대표에게 묻기 시작했다. 경매로 받으면 좋은 점은 무엇이고, 내가 가진 자금으로 살 수 있는지, 그리고 경매는 잘못 받으면 돈만 날린다는데 위험하지는 않은지. 여러 가지를 질문했다.
이 대표는 하나하나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일단 김과장님처럼 보유자금이 부족할 때는 경매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에 나오는 급매물보다도 10~15% 가량 저렴하게 사실 수가 있으니까요.”
“또 경매를 모르시더라도 저처럼 경매를 하는 사람에게 의뢰해서 하는 경우에는 제가 권리분석. 그러니까 경매 물건이 받을만 한지 받지 말아야 하는지를 분석해 드리니까. 위험성에 대해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래도 김과장 부부는 불안했다. 이대표는 말을 이었다. “물론 지금 자금으로는 경매도 받기 힘드실 줄 압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대출을 일으켜야 합니다. 경매의 경우 대출이 낙찰금액에 8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금액에 대해선 부담을 가지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그러나 김과장 부부는 대출이 부담스러웠다. 큰 금액을 빌려야 하는데다 대출이자도 만만치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 제4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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