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9/10/23 - 조회:4867]
저녁이 아름다운 집. 그곳은 수영장이 있는 호화주택도 아니오. 빌딩숲에 있는 높은 주상복합도 아닐 것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다리 쭉 피고 쉴 수 있는 공간만 있다면 바로 그곳이 세상에서 저녁이 가장 아름다운 집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런 공간조차 없는 서민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쉽게 내 집마련을 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전해볼까 한다.
'전세살이 그 힘든 여정에 지치다'
김서연 과장(37세 가명)은 견실한 중견업체를 다니는 샐러리맨이다. 그는 대학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하고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다. 물론 회사동료와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이렇게 행복한 김과장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 ‘내 집 마련’ 10년 동안 부지런히 일해서 모았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이 모아졌다 생각하면 집값은 항상 두, 세배 이상 올라있었다.
소비를 줄이고 독하게 돈을 모으려고 해도 아이들 교육비, 부모님 용돈, 생활비 등등 더 이상 줄일 수가 없었다. 저녁에 아르바이트로 대리운전도 해봤지만 회사일과 병행하기엔 몸이 너무 힘들었다. 돈 조금 더 벌자고 가장인 자신이 쓰러질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10년 동안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장사나 해볼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장사도 아무나 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지 아는가. 김서연 과장은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불만도 쌓였다.
인생에 태어나서 나름 열심히 살았는데, 남들처럼 내 집마련 하나 못한다는 현실이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세상이 미웠다. 이렇게 나아준 부모님들도 증오스러웠다.
그러다가도 다시 마음을 고쳐먹는다.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나만 믿고 있는 우리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힘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힘들고 지쳐갔다. 자신이 짊어지어야 하는 가장이란 무게는 너무 무거워서 어깨를 펼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김과장에게 외쳤다. 비약이라고…… 그깟 내 집 한 칸 없는 게 무슨 큰 죄냐고.. 뭐가 부끄럽냐고…… 인구가 줄어 언젠가는 싸게 집을 살 날이 올 거라고……
그러나 그렇게 외치는 놈도 경기도 외곽에 작은집이 있었다. “재수없는놈...... 말은 쉽지……” 2년 마다 전세금이 얼마나 뛸까 속타는 마음을 저 녀석이 알까? 하루 피곤한 일을 마치고 들어가도 웬 지 내 집이 아니라는 그 모를 불편함을 저 녀석은 알까? 마치 2년 이란 시한부 인생처럼 사는 전세살이의 서러움을 내 집이 있는 사람들은 모른다.
김과장은 그렇게 힘들어하고 있었다.
☞ 제2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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