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10/03/11 - 조회:13803]
김영종: “예인씨가 한번 추천해주세요. 요즘은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할까요?”
김예인: “제 경험상 남들이 좋다고 하는 곳에 투자하면 오히려 손해 보더라고요.”
김영종: “하지만 나는 초보잖아요. 조언 좀 부탁해요. (잠시 망설이더니) 강남 재건축 어떨까요? 몇 달 전에 우리 형님이 개포주공1단지를 매입하셨는데 나보고도 하나 매입해두라고 하셔서 생각 중인데 예인씨 의견도 들어보고 무리수를 두지 않는 투자를 해보고 싶네요.”
오랫동안 부동산투자를 해온 예인씨의 의견이라면 들어볼 만 했다.
김예인: “사실 저도 반포주공 1단지를 가지고 있어요. 이건 5년 전에 매입했는데 지금 시세는 제가 매입할 당시의 2배가 넘죠. 말씀하신 개포주공아파트도 괜찮죠. 입지여건도 좋고 1단지는 저층이죠? 저층이면 사업성도 높고요.”
2009년 찌는 듯한 더위의 8월
근 20년 동안 진료와 연구가 아닌 다른 주제로 이렇게 고민해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아무래도 그 지역 중개사무소에 문의 해봐야겠다.. 부동산뱅크에서 개포주공1단지를 전문으로 한다는 정애남공인중개업소에 전화를 걸었다.
정애남: “네. 정애남입니다.”
김영종: “네, 안녕하세요. 부동산뱅크에서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개포주공1단지를 매입할까 하는데… 어떤가요?”
정애남: “아, 그러세요? 몇 평 원하시죠?”
김영종: “17평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시세는 어떤가요?”
정애남: “오름세로 시장은 좋습니다. 다만, 이렇게 오름세일 때는 물건 잡기가 조금 힘들 수도 있죠. 17평 같은 경우도 지난해 계속 하락하다가 연말에 큰 폭으로 떨어졌어요. 그 때가 저점이었죠. 올해 들어 급등하기 시작해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만에 1억 3~4천만 원이 급등했을 정도입니다. 지난달 시세에 비해 지금 또 1억 2천만 원 가까이 오른 상태이고요.”
김영종: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 이렇게 오르고 있을 때 매입해야 하는 건가요?”
정애남: “오름세에는 팔려고 하는 사람이 없어요. 매물이 없으니 매수하기도 힘드실 겁니다. 게다가 주식도 마찬가지겠지만 부동산시장도 상승하는 장이 있으면 하락장도 있습니다. 특히 재건축은 정책이나 사업진행단계 등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주기가 더 짧습니다. 민감한 시장이죠. 지금 상승세이니 제 생각에는 조금 기다려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나는 정 대표에게 믿음이 갔다. 보통 다른 중개업소들은 무턱대고 ‘물건 있으니 찾아와라, 매입하시라’ 하지만 정 대표는 기다리라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있었다.
그 후로 약 4개월여 간 정애남 대표는 매주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로 개포주공1단지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2009년 9월이 끝나가는 어느 날
어김없이 정애남 대표에게 문자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를 확인하고 전화를 걸었다.
김영종: “대표님, 시세가 꺾였다면서요? 지금 매수해도 괜찮을까요?”
정애남: “DTI규제 때문에 하락세로 돌아선 듯 한데 아직 매수시기는 아닌 것 같아요.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은데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게 어떨까요?”
나와 개포주공의 인연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아쉽지만 정 대표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4개월이 넘게 나에게 꾸준히 연락을 취하며 신뢰가 쌓였기 때문에 그녀를 믿고 싶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정애남: “13억 1천만 원까지 떨어져 있는 물건이 나왔습니다. 원장님, 어떠세요?”
한 달 사이에 4천만 원이나 떨어졌다니, 지금 13억 1천만 원도 나쁜 가격은 아닌 듯하지만 욕심이 났다. 더 기다려보고 싶었다.
김영종: “하락세인 것을 조금 더 지켜보고 13억 원까지 떨어지면 그 때 하겠습니다.”
☞ 제3화로 이어집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