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10/03/16 - 조회:4876]
하나로부동산을 나온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루종일 남편과 함께 많은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며 5백만 원짜리 상가를 찾아 헤맸다.
그 후로 김 대표는 꾸준히 우리 부부에게 연락을 해와 안부를 묻고 우리에게 적당한 상가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하지만 번번히 상가가 마음에 들면 보증금이 너무 비쌌고, 가격이 낮으면 입지여건이나 시설이 무척 열악했다. 그래도 나는 자주 김 대표의 사무실에 가서 담소를 나누었고 그러다 어느새 나는 김 대표와 우리 사정을 편하게 털어놓는 사이가 됐다.
2007년 7월 한 여름 소나기가 내리는 어느 날
그러던 중 이기적 부동산이란 곳에서 연락이 왔다. 대로변 중심상가 2층에 상가자리가 났다는 소식이었다. 싸게 나왔으니 계약금 300만 원으로 상가를 서둘러 잡으라고 했다. 나는 그 중개업자의 조급한 목소리와 놓치면 후회한다는 주장에 홀려 계약금 300만 원을 주고 말았다. 하지만 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잔금을 치를 여력도 없고 가게위치도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았던 김미경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 상황을 설명했다.
김미경: “사모님, 아무리 중심상가라고 해도 후면에 위치한 2층 상가는 힘들어요. 아시다시피 일산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과 달리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는 장사에요. 이런 데다 상주인구를 모두 수용하고도 남을 만큼 상가 비중이 높아 후면 2층의 경우 수익성이 그리 좋지 않아요.”
박인자: “그러게요. 제가 뭐에 홀렸나 봐요. 마음은 조급한데 가게는 구해지지 않아 힘든 사이에 판단력이 흐려졌나 봅니다. 어쩌죠? 이미 계약금 돌려달라고 해봤는데 거절당했어요. 절대로 거기서 하고 싶지 않아요. 장사가 어려워질 것이 불 보듯 뻔한데… 이대로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나요?”
김미경: “그 중개업자 전화번호 주세요. 제가 한번 부탁해볼게요.”
김 대표는 나대신 그 중개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했다. 내가 말하기 힘든 나의 어려운 상황들을 이야기하며 사정했지만 끝내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은 돈은 2백만 원.
내가 몸져 누워있는 사이 남편은 하루는 돈을 빌리러 다니고 하루는 김 대표와 가게를 보러 다니며 애를 썼다.
김미경: “사모님, 몸은 어떠세요? 식사는 하셨어요?”
박인자: “네, 대충 먹었어요. 걱정해주신 덕분에 몸은 조금 괜찮아졌어요. 그런데 어쩐 일이세요?”
김미경: “먹자골목 근처에 1층 빈 상가를 하나 찾았어요. 지금까지 제가 본 상가 중에 가장 괜찮은 것 같아서 사모님께 직접 전화드려요.”
김 대표는 자신에게 없는 물건도 직접 발품을 팔아 찾아줬다.
김미경: “지금 비어있어서 권리금도 없고 원래 식당이었던 자리라 따로 설비, 인테리어를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몸 괜찮으시면 한번 나오시겠어요?”
☞ 제3화로 이어집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