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9/12/17 - 조회:4058]
한대표의 전화통화가 다 끝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서로 조금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영숙 제가 자꾸 작은 지분으로 사라고 하니까. 불안하세요?
하남주 그게 아니라. 지금 작은 지분들은 큰 투자가치가 없잖아요. 이미 가격도 많이 올라있고, 뭐 이런 거 투자해봤자 나중에 큰 수익도 없는 거 아닌가요?
한영숙 우선 여기 길음10구역은 현재 가격이 10~20% 가량 떨어져 있어요. 아무래도 금융위기 후에 매수세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해 있거든요. 지금 대출 조금만 안으면 여유자금으로 충분히 매입할 수 있어요. 굳이 아파트까지 팔아서 대형지분을 살 필요가 없어요.
하남주 그런데 작은 지분의 경우에는 대형아파트를 못받잖아요.
한영숙 그렇긴 하지만 지분을 여러 개 보유하면 합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적어도 30평형대 아파트는 가능할 것으로 봐요.
하남주 내가 원하는 것은 30평형대가 아니라 대형아파트에요. 적어도 40평형 이상의 아파트 말이에요.
한영숙 알고 있어요.
하남주 그런데 작은 지분을 소개해주면 어떻게요?
한영숙 제가 언제 입주까지 하라고 말씀드렸나요?
하남주 그러면…..
한영숙 일단 작은 지분의 가격이 많이 떨어졌으니까. 여유자금으로 매입을 하시고요. 나중에 입주가 가까워 오고 일반분양이 될 때 입주권을 파시면 되는 겁니다.
하남주 그리고요?
한영숙 그때 아파트를 매도하시고 입주권을 판 돈이랑 합쳐서 대형아파트 입주권을 사시면 되요. 벌써부터 대형아파트를 노리고 대형지분을 사셨다가 나중에 동이랑 호수 추첨할 때 좋지 않은 동이라도 걸리면 어떡하시려고요?
하남주 ……
한영숙 그리고 5억 2천만에 들어간 아파트도 지금 6억 5천 5백정도 가잖아요. 나중에 경전철 개통되고 주변에 아파트 개발이 지속되면 가격상승이 더 이뤄질 가능성도 높은데, 굳이 벌써부터 파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더군다나 재개발 지역은 주거환경도 좋지 않은데, 살기 좋은 아파트에 나와서 5년 동안 고생할 필요가 없잖아요.
하남주 그 생각을 못했네…..
한영숙 그리고 투자도 좋지만 전 재산을 모두 한 곳에 투자하는 것도 조금 우려스럽네요. 그러다 동이나 호수 추첨 잘못되면 어떡하려고 전 재산을 모두 재개발에 투자하시려는 거에요? 너무 과욕을 부리면 오히려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작은 지분을 사서 투자하고 아파트는 조금 더 오를 것을 감안해서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남주 …….
한영숙 부동산도 분산투자하셔야죠. 개발된다고 너무 큰 욕심을 부리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요.
하남주 그러면 사장님은 저한테 어떤 물건을 추천해 줄 수 있어요?
한영숙 우선 대지지분 7평으로 근린생활 건물이랑 일반 주택 두 개를 사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남주 일반주택은 모르겠는데, 근생은 입주권이 안 나오잖아요.
한영숙 음 근린생활도 입주권을 받을 수가 있어요.
하남주 그렇긴 한데, 무주택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한영숙 그건 무허가 주택이라던지, 나대지 등이 무주택여건이나 면적여건이 필요한 거죠. 실제 이곳은 근린생활로 되어있지만 실제적으론 사람이 계속해서 주거생활을 영위한 곳이에요. 조합원이기 때문에 아파트 입주권도 받을 수가 있는 곳이에요. 물론 근린생활이 모두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조합원 물량이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입주권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그건 조합에서 결정할 일이고요. 나머지는 권리가액에 따라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지 졀정되죠.
하남주 아…… 잘은 모르겠지만 어쨌던 입주권이 나오는 거죠?
한영숙 네, 제가 추천해주는 물량은 입주권이 나오는 거에요.
하남주 그럼 얼마나 되나요?
한영숙 두 지분이 모두 대지가 7평으로 1억 3천5백정도 갑니다. 2억 7천 만 원 정도죠. 지금 가진 자금이 2억 원 조금 넘게 있으시면 두 개 지분을 매입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하남주 음… 대출이 어느 정도 필요하네요.
한영숙 아무래도 취등록세 등 부가적인 비용까지 고려하면 대출을 일으켜야 할 것 같아요.
하남주 생각 좀 해볼게요.
그날 저녁 하남주씨는 깊은 생각을 했다.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여유자금이 있긴 하지만 대출까지 일으켜야 하는데, 현재 경제상황이 안 좋은 상태에서 앞으로 올라봤자 얼마나 오를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 그날 하남주씨는 한숨도 자지 못하고 고민을 했다.
☞ 제4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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