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내달 분양 앞두고 분위기 '후끈'
[부동산뱅크 2008/02/27 - 조회:6419]
따르릉~ 따르릉~ “작년에는 파리만 날리더니 요즘 들어 서서히 문의 전화가 느네요” 동장군의 막판 심술로 온 나라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성수동 부동산시장은 뜨겁기만 하다. 3.3㎡당 4,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가 주상복합의 분양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과 함께 U-turn 프로젝트의 중심에 서 있는 성수동 개발 현장을 다녀왔다.
지난 2월 4일 언론에서는 최고 3.3㎡당 4,598만 원에 달하는 뚝섬 상업용지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가 승인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한화건설이 1블록에 짓는 주상복합 분양가는 3.3㎡당 3,971만~4,598만 원으로, 대림산업의 3블록 주상복합 분양가는 3.3㎡당 3,856만~4,594만 원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로써 2005년 6월 매각 당시에도 예정가의 113%에 이르는 최고 낙찰가로 파란을 일으켰던 뚝섬상업용지는 다시 한번 요란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게 됐다.
개발호재 줄줄.. 주변 아파트값 up! up!
이에 따라 2006년 11.15대책 이후 수 천만 원씩 가격이 빠지고 거래조차 사라져버린 인근 성수1가동 아파트값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고가 주상복합의 분양으로 아파트값을 따라 올릴 꺼리가 생긴 것은 물론 이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편의시설 부족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상업용지와 가까우면서 한강 조망까지 가능해 인기가 높은 강변건영은 어느 아파트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복공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는 채로 급매물 위주로 간간히 거래될 뿐”이었다며 “하지만 올 들어서는 하루 3~4건 이상의 문의는 꾸준히 오는 반면 매물이 대부분 회수돼 거래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2006년 최고 7억 5,000만 원까지 거래됐던 이 아파트 109㎡는 지난해 6억 5,000만 원까지 하향조정됐지만,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8억 원까지 부르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다른 아파트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극심한 시장 위축으로 2007년 각각 14건, 8건만이 거래된 한진타운이나 대림로즈힐은 설 연휴 후 걸려온 매수문의 전화만도 지난해의 거래건수를 넘어섰다. 매수희망자 찾기가 가뭄에 콩 나 듯했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또 재건축 추진으로 주목을 받았던 장미, 동아맨션도 최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 매수희망자들은 대기명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놔야 할 정도다.
하지만 각종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 지역에서 매물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강변동양 아파트에 살고 있는 최모씨는 “성수동이 강남 못지 않게 발전하리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누가 집을 팔겠냐”고 말했다. 실제 뚝섬 주상복합아파트의 분양을 앞두고 성수동 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10년 넘게 살았다는 김선화(47세, 여)씨는 “그간 쇼핑시설, 문화시설 등이 부족했는데,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편의시설 이용이 쉬워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고분양가도 집값 상승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006년 11월 최고 3,228만 원의 3.3㎡당 분양가를 선보인 현대힐스테이트 분양 당시에도 일대 아파트값이 일제히 오른바 있다. 새 아파트의 비싼 분양가가 기존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체험한 터라 최고가 주상복합의 분양이 당연히 아파트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좌)서울숲 힐스테이트 공사현장 (우)내달 분양 예정인 뚝섬상업지 내 e-편한세상 부지
지난해 7월에는 ‘U-turn 프로젝트’라는 서울시의 밑그림에 성동구청은 ‘성수신도시 개발’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사실 성수동은 서울숲이라는 대형 녹지화 사업에도 불구하고 칙칙한 공장지대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값비싼 아파트의 분양에도 불구하고 주택과 공장이 혼재돼 있어 주거지로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성동구청은 대한주택공사와 ‘성수신도시 추진 협약 ’을 맺고 2015년까지 성수동을 5개의 구역으로 나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중 정비가 가장 시급한 곳으로는 성수동1가동, 성수동2가동에 걸쳐 펼쳐진 179만여㎡ 의 준공업지역이 선정됐다. 성동구청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노후 주택과 뒤섞여 있는 2,700여 개의 영세 공장을 지하철 2호선 성수역 동쪽의 산업단지로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이와 관련된 마스터플랜은 올 상반기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일반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은 한강변 주거지역 및 지구단위계획구역이다. 실제 공장을 운영해야 접근할 수 있는 준공업지역에 비해 쉽게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강변 주거지역은 상반기 분양예정인 지역조합아파트 서울숲 두산위브 부지와 성수1~3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성수 1~3구역은 4차뉴타운 후보지로 언급되며 지난해에 비해 거래가 활발해진 상태다. 뚝섬길부동산 오혜숙 대표는 “지분크기 20㎡ 미만 물건은 3.3㎡당 7,000만~8,000만 원을 호가한다”며 “조합원수가 많지 않은데다 쪼갠 지분도 없어 구역에 관계 없이 지분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4차뉴타운 지정을 전면 보류한다는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투자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연말쯤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될 것이라는 부동산들의 설명과는 달리 구는 “2,3차 뉴타운의 가시적인 성과가 있은 후에나 4차가 지정될 것”이라며 “그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까지 개발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뚝섬지구단위계획구역은 한강 조망이라는 프리미엄은 없지만 분당선(2010년 개통 예정) 성수역과 뚝섬상업용지를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지분 가격은 한강변 4차뉴타운 후보지와 비슷한 수준으로 33㎡짜리 지분이 3.3㎡당 6,000만~7,000만 원, 66㎡가 4,000만~5,000만 원, 99㎡가 3,000만~4,000만 원 선에 형성돼 있다. D공인 관계자는 “대부분 쪼개지 않은 다세대로 이뤄져 조합원이 많지 않은데다 상업시설과 연계된 개발이 가능해 한강변 주거단지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현재 12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분당선 성수역과 인접한 3~5구역 내 물건을 찾는 사람이 가장 많다.
이밖에 성수신도시 개발안에 따르면 서울숲 삼표골재 부지가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 시설로 변신할 예정이며, 송정동 주거지역의 정비도 이뤄질 계획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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