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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분쟁, 한 방에 끝내세요

[부동산뱅크 2006/01/21 - 조회:11233]

8.31 대책 여파로 사상 초유의 전세대란이 이어지면서 갖가지 전세분쟁을 겪으며 발만 동동 구르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세입자 보호방안을 꼼꼼히 살피면 소중한 보금자리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 보증금을 슬기롭게 지켜낼 수 있다.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통해 전세분쟁 해결방안을 알아보자.



Q) 다가올 봄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30대 남성입니다. 결혼 후 지금은 전세를 주고 있는 은평구 불광동 제 소유의 아파트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나 1년으로 계약한 세입자들이 임대차보호법에 따라 2년간은 전세기간을 보장 받을 수 있다며 집을 비워주지 않고 있는데요. 이럴 경우 제 아파트로 들어갈 방법이 없는 것인가요?



A) 세입자들의 주장이 맞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차기간을 정하지 않았거나 그 기간을 2년 미만으로 정했을 때에도 세입자들에게 최소한 2년간은 전세기간을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같은 경우 세입자는 2년 미만의 계약 기간에 대해 그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전세계약 만료일을 8개월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2월에 집을 다른 사람에게 팔겠다며 전셋집을 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이런 경우, 새로운 전셋집을 구할 때 드는 중개수수료와 이사비용을 현 집주인에게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또, 만약 집을 비워주지 않을 경우 주인이 바뀐 후에도 계속 살 수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세입자가 전셋집에 입주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하면 자동적으로 제3자에 대하여 대항력을 갖게 됩니다. 대항력이란, 임차주택이 매매나 경매 등에 의해 주인이 바뀌는 경우에도 새로운 소유자에 대해 계속 임차권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따라서 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전셋집을 비워줄 의무가 없습니다. 만약 이번 기회에 전셋집을 옮길 계획이라면 집주인이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관례상 중개수수료와 이사비용 등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두 달 후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전세보증금을 빼서 유학자금에 보탤 계획입니다. 그런데 집주인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전세를 내놓고는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유학자금 마련이 시급한데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가장 좋은 해결책은 계약기간 만료 전까지 집주인과 함께 적극적으로 세입자를 구하는 것입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집주인은 전세금을 돌려주고 세입자는 살던 집을 비워줘야 하지만 실제로는 보증금을 제때 돌려 받지 못하고 애태우는 세입자가 상당수인데요. 법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뿐더러 번거로운 일이므로 일단은 집주인과 합의를 통해 해결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에 실패했다면 결국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내용증명을 보내고 민사조정심판이나 보증금반환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민사조정심판은 소송 비용이 일반 소송의 1/5 정도로 저렴하고 기간도 최대 2달 정도로 신속한 해결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집주인이 조정안에 이의신청을 하면, 민사조정 절차는 종료되고 보증금반환소송이 진행됩니다. 판결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으면 경매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Q) 현재 1억 4,000만 원에 전세를 살고 있는데요. 집주인이 계약 만료를 보름 앞두고 보증금 1,000만 원 인상을 요구해왔습니다. 보증금을 올려주지 못하면 집을 비워달라고 하는데요. 갑자기 큰 돈을 마련하려니 앞이 막막합니다.



A) 집주인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없습니다. 집주인이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세입자에게 전세계약 해지나 조건 변경을 통보하지 않은 경우,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2년간 계약이 연장된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주의할 점은 세입자의 경우에도 계약 만료 1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은 경우 묵시적 계약 연장으로 보기 때문에 전세금 반환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묵시적으로 계약이 연장된 후, 세입자는 언제든지 임대차 종료를 집주인에게 통보할 수 있고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임대차가 해지 되므로 이때부터는 전세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집주인이 계약 만료 2개월 전, 전세금 800만 원 인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최근 여기저기서 전세대란이라고 하고 이사비용도 마음에 걸려서 주인의 요구를 들어주었는데요 . 이 경우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건가요. 참고로 이전 전세계약을 맺을 때 확정일자는 받아두었습니다.



A) 전세금의 변경내용이 있다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에 대해 다시 확정일자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기존에 작성했던 계약서를 파기하고 새로 전체의 보증금에 대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 이미 취득했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잃게 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새로 체결하는 계약서에 임대차기간이 연장되고 먼저 체결한 임대차계약은 유효하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또한 재계약 전에 권리관계에 변화가 생겼다면 전세금 증액분은 이들보다 후순위가 되기 때문에 재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꼭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새로 작성한 임대차계약서의 확정일자는 공증을 하거나 법원 또는 등기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합니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