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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 확장, 합법과 불법의 경계는

[부동산뱅크 2005/06/08 - 조회:10405]

지난 2001년 4월 김모씨는 전주시 중화산동 A아파트 33평형을 분양 받았다. 당시 시공업체 측은 새시와 함께 발코니 확장 공사를 권유했다. 시공업체의 권유에 김씨는 발코니 확장이 불법일 것이라 의심하지 않고 공사를 계약했다. 그러나 2003년 입주 시 김모씨를 포함해 확장공사를 한 대부분의 입주민이 시청의 단속에 걸려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사실상 발코니를 확장해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발코니 구조변경 자체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시공을 맡기는 입주민들이 많다.



건교부는 아파트 발코니를 확장해 용도 변경하는 것을 전부 불법 시공으로 간주하고 있다. 발코니의 구조변경에 따라 추가 하중 무게로 아파트 건물에 금이 가거나 건물 수명이 빨리 단축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안전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행정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서비스 면적인 발코니를 확장해 거실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전용면적이 확장되는 셈이므로 세금 관련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코니가 거실이나 방으로 바뀐다면 서류상 전용면적과 실제 전용면적에 오차가 생긴다”며 “아파트 주거면적을 다시 산정해야 하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시·구청의 단속 시 발코니 구조변경이 적발될 경우 일정 기간 내 원상복구를 하도록 조치한다. 그러나 기간 내 복구하지 않으면 해당 구청에서 고발해 과태료를 내야 한다. 위법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주택법 제101조에 따라 최고 5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실제로 불법 시공은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송파구청 주택과 최경수씨는 “단속은 제보로만 이뤄지며 한 달 평균 2건 정도”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전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가구가 불법으로 발코니 확장을 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D창호공사 대표는 “합법적인 시공을 맡는 경우는 열에 하나도 안된다”고 말해 발코니 불법 확장 사례가 많음을 시사했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의 창을 접이식으로 교환해 시공한 합법적인 사례.

발코니를 거실과 발코니 두가지 용도로 사용 가능하다. <자료제공 : 동양창호>





거실과 발코니 사이의 창틀과 비내장벽을 모두 제거한 대표적인 불법 시공 사례. <자료 제공 : 동양창호>



내력벽 철거, 새시 신축은 불법



보통 발코니는 거실이나 방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많다. 발코니 바닥은 거실보다 낮기 때문에 발코니 타일을 제거하고 거실과 동일한 높이로 맞춰 마감한다. 또한 방음과 단열을 위해 창문에는 이중 새시를 설치하고 바닥에는 단열재를 삽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만일 김씨가 33평형 아파트 발코니를 기준으로 이와 같은 공사를 한다면 시공비와 자재를 포함해 600만 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또한 발코니와 거실의 비내력벽을 철거해 시공한다면 약 240만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공 과정은 대부분 불법인 경우가 많다. 법적으로 건물의 하중을 받쳐주는 내력벽 철거는 100% 불법 행위로 간주된다. 뿐만 아니라 거실과 발코니 사이 벽은 비내력벽이라 하더라도 허무는 것이 금지돼 있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의 비내력벽과 창틀을 제거하면 화재 등 비상시 대피할 만한 곳을 없애는 셈이기 때문이다.



철거뿐만 아니라 실내 벽과 새시를 신축하거나 이동하는 것도 불법이다. 발코니에 중문을 설치하거나 기존 새시 이외의 새시를 추가할 수 없다. 난방코일이나 단열재, 걸레받이 등을 사용한 마감도 금지된다. 목조, 석고보드를 이용한 비내력벽을 새로 만드는 것도 구조변경이므로 불법으로 간주된다. 발코니 바닥을 높일 때 돌, 콘크리트 등과 같은 중량자재는 발코니 하중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합법적인 발코니 시공 방법도 있어



그러나 발코니 시공이 모두 불법은 아니다. 구조 변경을 할 경우 시·구청에 허가를 받아 시공할 수 있다. 거실과 발코니 사이의 비내력벽은 허물 수 없지만 그 외의 비내력벽은 시·구청에 사전허가를 받으면 철거 가능하다. 발코니 바닥에 타일을 재포장 하는 것도 마감재 교체로 간주돼 허가 사항이다.



시·구청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발코니의 바닥을 몰재나 스티로폼과 같은 경량재로 높이는 것과 발코니 바닥을 거실이나 방의 마감재로 바꾸는 것은 입주자의 재량이다. 새시를 바꾸는 것 역시 시·구청의 허가가 필요 없다.



시공 전문가들은 접이식 문을 이용해 합법적인 방법으로 발코니를 거실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실의 기존 창을 제거하고 접이식 문을 설치하면 기존 벽과 창틀은 철거되거나 추가 설치되는 것이 아니므로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 또한 베란다 바닥은 경량재를 사용해 거실과 높이를 맞춰 마감해 발코니 하중을 최소화시켜 안전상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J인테리어 관계자는 “비내력벽이나 창틀을 철거하지 않고 발코니와 거실의 경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천정과 벽면도 일반 확장공사와 동일하게 마감해 평상시에는 접이식 문을 열어두면 거실 확장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접이식 문의 설치비용이 일반확장 비용에 200만~300만 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불법 확장 시 철거하는 내장벽 등과 관련된 비용이 들지 않으므로 비용은 비슷하게 드는 셈이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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