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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각종 규제 속 ‘갈팡질팡’

[부동산뱅크 2005/06/13 - 조회:21715]

용적률 제한, 개발이익환수제, 후분양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책으로 강남일대 재건축 단지사업추진이 오리무중에 빠져들고 있다. 규제가 느슨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움직임부터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움직임까지 다양한 모습이 혼재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로 가격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정작 입주자들은 언제 재건축이 될지 몰라 불안한 상태다.



개포주공, 시영 용적률 문제로 고심



개포주공과 개포시영의 최대 이슈는 용적률.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개포주공 1단지는 물론 안전진단을 통과한 개포주공 2,3,4단지와 개포시영도 현 용적률 177%로는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포주공 2단지 이영수 재건축추진위원장은 “현행법 기준으로는 8평형 입주자들이 재건축을 했을 때 14평형 정도로 늘려갈 수 있다”며 “기껏 재건축을 해봐야 원룸 정도의 아파트 밖에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입주자들이 재건축에 동의해 주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개포주공, 개포시영 재건축 관계자들은 용적률이 230~250% 정도는 돼야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남구 주택국 관계자는 “개포시영, 개포주공1~4 단지는 현 용적률인 177%에서 변경이 없을 예정”이라고 말해 입주자들의 기대처럼 용적률이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개발이익환수제나 소형평형의무비율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개포주공 1단지 장영수 조합장은 “소형평형이 늘어나거나 임대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용적률만 늘어난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일단 용적률이 결정돼 봐야 알겠지만 이렇게 각종 규제로 꽁꽁 묶인 상황에서는 재건축을 추진하기 어렵다”며 “지금으로서는 정권이 교체되고 재건축 관련 규제가 느슨해지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이 80%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일반분양분을 공급하는 후분양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 법규에 따라 재건축을 추진하게 되면 대부분의 단지들이 1대 1 재건축이 돼, 일반분양 분은 거의 없거나 아예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리모델링 선회



각종 규제로 재건축이 지지부진 해지자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도 생겨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도곡동 동신아파트,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가 대표적인 경우. 은마아파트와 동신아파트, 개포한신아파트는 각각 14층, 12층, 13층으로 개포주공, 개포시영과 같은 저층 단지보다 리모델링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모델링도 쉽지는 않다. 동신아파트는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 알력 다툼으로 그야말로 조용할 날이 없다. 동신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 이 모씨는 “정부의 각종 규제 탓으로 리모델링으로 기우는 분위기였으나 지분별 평형 배분 문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라며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모두 불투명해지자 입주자들이 아예 집을 팔고 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는 동신아파트에 비해서는 느긋한 분위기다. 올 초 5억 8,00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31평형이 현재 7억 원이 넘는 가격에서도 매수가 힘들 정도로 집값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인근 금탑공인 김규왕 대표는 “재건축추진위와 리모델링추진위 측은 각자 유리한 점을 내세우며 입주자들을 설득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정작 입주자들은 재건축이든 리모델링이든 상관없이 집값이 오르는 것에 만족해 하는 눈치”라며 “지금 굳이 리모델링을 하거나 각종 규제를 감수하며 재건축을 추진할 필요 없이 정권이 바뀌고 규제가 느슨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일원동 개포한신 아파트는 리모델링으로 완전히 선회한 케이스. 정부의 강경한 규제 때문에 재건축은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포한신 아파트는 현재 건축심의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27평형은 35평으로 35평형은 42평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현행법 내에서는 재건축을 할 수 없다는 단지도 있다. 압구정동 현대사원아파트는 임대아파트를 짓느니 재건축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사원아파트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압구정동에 그것도 현대사원아파트에 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한다면 재건축에 찬성할 입주자가 있겠느냐”며 “임대아파트를 짓고 같이 사느니 차라리 아파트를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규제책이 집중되고 있는 강남지역은 재건축 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들은 뾰족한 해결책 없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거나 규제가 느슨해지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개포주공 2단지 이영수 재건축추진위원장은 “강남지역 아파트들은 현행법 기준으로는 재건축 도면 자체를 그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1~2년 사이에 추진된 각종 규제책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정권이 바뀌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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