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경매, 강남은 손해, 강북은 투자가치 있어

[부동산뱅크 2005/06/17 - 조회:34651]

최근 부동산 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투자처로 경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매 시장에서도 지역별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인기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높은 낙찰가가 나오는 반면, 비인기지역에서는 몇 번의 유찰 끝에 시세 반 값 이하로 낙찰되기도 한다.



적은 금액으로 부동산 투자 기회 얻을 수 있어



지난 13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 아파트 경매를 받으러 왔다는 윤 모씨. 몇 년 전 지금의 아파트를 경매로 구입했다는 그녀는 “당시 입주한지 1년 정도 된 대방동 43평 아파트를 시세의 70% 선인 2억 2,000여 만 원으로 낙찰 받았는데, 지금은 4억 5,000만 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강남권으로 옮기고 싶지만 그만한 자금 여력이 안돼 경매장을 다시 찾았다며 “이번에도 경매를 통해 싼 가격에 강남권 진입을 하겠다”고 말한 뒤 민사집행과로 향했다.



경매가 진행된 민사집행과에서는 윤 모씨를 포함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하느라 열을 올리고 있었다. 법원을 찾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매로 부동산을 낙찰 받을 경우 싸게 살 수 있으니 좋고, 싸게 사는 만큼 수익률이 높으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며 부동산 투자 중 경매만큼 좋은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경매는 여러 금전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권리 분석을 소홀히 했다가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할 시에는 취득세·등록세를 기준시가가 아닌 낙찰가 즉 실거래가로 내므로 세금 부담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최근 일부 인기 지역에 낙찰가율이 높아지면서 소액으로 투자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이다.



지역별 낙찰가 비율 <단위 : 만원>

강남은 최고조, 강북은 아직 투자가치 있어



6월 1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는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미도2차 29평형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다. 1층에 위치한 이 물건은 경매감정가와 최저입찰가가 3억 5,000만 원으로 같았으며 유찰 없이 감정가보다 3,288만 원이 높은 3억 8,288만 원에 낙찰됐다. 현재 29평형 1층이 3억 8,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일반 거래가보다도 288만 원이 높은 금액이다. 여기에 부담해야 할 취득세와 등록세는 3.8%로 1,455만 원이다. 반면 일반 거래를 통해 샀을 때 내야 할 세금은 1,444만 원으로 경매로 아파트를 낙찰받았을 때의 부담이 크다. 결국 이 물건은 경매를 통해 매입했지만 시세보다 299만 원 높게 산 셈.



시세를 웃도는 경매가는 비단 강남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최근 판교 열풍으로 가격이 상승한 용인에서도 낙찰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6월 7일 수원지방법원에 나온 용인 마북리 무등마을LG 36평형. 2억 원의 감정가에 최저입찰가 역시 2억 원으로 유찰 없이 2억 1,050만 원에 낙찰됐다. LG 36평형의 실거래가는 2억 2,000만 원 선이다. 실제 거래되는 가격보다 1,000만 원 정도 싸게 낙찰 받기는 했지만 일반 거래시보다 세금 부담이 커 수익률이 크지 않다. 현재 용인 마북리는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아닌 관계로 일반 매매를 했을 때에는 국세청 기준시가로 취·등록세를 낸다. 기준시가는 1억 3,850만 원으로 세금은 554만 원. 하지만 경매로 취득했을 때는 낙찰가를 기준으로 842만 원을 취·등록세로 내야 한다. 세금을 감안해 662만 원 싸게 사는데 그쳤다.



반면 강북 지역에서는 아직도 경매를 통해 낮은 가격으로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노원구 상계동 우방아파트 44평형은 감정가가 3억 5,000만 원이었지만 한 번의 유찰 후 최저입찰가가 2억 8,000만 원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2억 8,010만 원을 써낸 입찰자에게 넘어갔다. 경쟁자가 없어 최저입찰가에서 10만 원을 더 쓴 금액에 낙찰될 수 있었던 것. 현재 우방아파트 44평형의 시세는 3억 3,000만 원 선으로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4,990만 원 싸게 살 수 있었다. 노원구 역시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거래로 아파트를 샀을 경우 국세청 기준시가에 의해 취·등록세가 매겨진다. 하지만 우방아파트의 경우 기준시가가 2억 5,100만 원으로 낙찰가 2억 8,010만 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경매 아파트와 일반 아파트 각각의 취·등록세는 1,120만 원과 1,004만 원. 세금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4,874만 원을 절약했다.



지역별 경매 시세 차익 <단위 : 만원>



* 서초구는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취·등록세를 실거래가 기준으로 함

*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 취·등록세 3.8%, 초과 주택 4.0%



이에 대해 경매전문가들은 “최근 인기 있는 강남, 분당, 용인 등의 지역은 시장에서 워낙 매물이 없다 보니 경매에서라도 물건을 찾아보고자 하는 수요가 몰려 낙찰가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며 “하지만 꼭 강남권에 살고 싶어 그곳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면 이미 최고조에 오른 강남권보다 오히려 강북의 수익률이 높아 투자가치가 크다”고 조언했다.



부동산뱅크 취재팀

< Copyright ⓒ부동산뱅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