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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잠실 재건축, 제2롯데 호재 ‘꿈틀’

[부동산뱅크 2005/11/03 - 조회:19686]

“벌써부터 매물을 거둬들이고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등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잠실5단지 K공인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수혜를 기대하는 매수자들의 문의와 물건을 거둬 들이겠다는 매도자들의 전화로 어제 하루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전했다. ‘제2롯데월드’의 인허가 가능성을 시사하는 뉴스가 터져 나온 지 하루도 안돼 벌어진 일이다.



지난 10월 31일 언론에서는 높이 555m, 112층짜리 초고층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 사업과 관련, ‘공군측의 반대 의견은 단순 참고사항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1998년 36층으로 건축 허가를 받은 뒤 7년째 표류하던 112층 초고층 건설 사업의 장막이 걷힐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8.31대책 이후 1억 5,000만~2억 원 가량 값이 폭락했던 잠실 재건축 아파트 값이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동인구의 증가로 송파구의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것은 물론 상업지와 함께 땅의 값어치가 상승, 재산 가치가 올라가는 등의 호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개발 부지와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잠실5단지는 상업지구 지정 기대감까지 맞물리며 어느 아파트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송파공인 최명섭 대표는 “대책 이후 저가 매물만 간간이 소화됐던 것에 반해 서울시 입장 발표 후 이틀간 5건의 계약이 성사됐다”며 “하지만 집주인들이 가격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다 매물도 줄어들고 있어 앞으로는 거래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가격은 1억 원 가까이 상승했다. 대책 발표 전 10억 6,000만 원까지 거래됐던 34평형은 8억 원 선까지 가격이 곤두박질쳤지만, 현재 9억 원에 거래가 된 상태다. 11억 원을 호가했던 35평형 역시 9월 말 9억 원을 기록했으나 1억 1,000만 원이 오른 10억 1,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36평형은 13억 원에서 11억 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11억 5,000만 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매도자들의 매물 회수로 이어지고 있다. 34평형 520동을 8억 6,000만 원에 내놨던 이모씨는 다른 동의 34평형이 9억 원에 계약됐다는 소식에 서둘러 매도 의사를 철회했다. S공인 대표는 “오전에 거래된 가격이 주민간 커뮤니티와 부동산을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며 34평형 9억 원, 35평형 10억 원, 36평형 11억 원 이하의 저가 매물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십여 개의 매물이 하루 만에 34평형 1개, 35평형 1개, 36평형 3개 등 총 5개로 줄어들며 이번 보도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아직 서울시의 공식 입장이 발표된 것도 아닌데 가격만 올리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5단지 인근 공인 관계자는 “제2롯데월드 부지는 이미 7년 전 허가 난 뒤로 개발 소문이 끝없이 돌았던 곳으로 이미 가격에는 반영이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허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나오기 전 뜬소문이 시세에 반영되는 것은 거품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소문이 어떤 경로를 통해 퍼졌느냐는 반응이다. 이 담당자는 “개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군측과 협의가 아직 안돼 시의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는데 이런 보도가 나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공군측은 “이번 보도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않는 입장을 보였다.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경우 예상되는 교통 대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물산측은 지하차로를 만드는 방법, 잠실아파트 이면도로를 1.3km 연장하는 방안, 교통량을 줄이기 위한 실내 테마파크 건립 백지화와 용적률 완화 등을 구상 중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만으로 교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런데도 5단지 주민들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이번 발표를 호재 삼아 가격을 올려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C공인 모 과장은 “사람 마음이란 것이 떨어진 가격 이상으로 회복하고 싶은 게 아니겠냐”며 “이번 개발 소식을 기회로 가격을 대폭 올리거나 나중에 시세가 높게 형성됐을 때 팔겠다며 아예 물건을 들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해 그동안 이어졌던 매수 우위 시장이 매도 우위로 바뀌고 있음을 시사했다.



잠실5단지와 더불어 수혜 아파트로 꼽히고 있는 미성과 장미아파트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5단지부터 불어온 훈풍이 인근 아파트와 분양권 모두에 영 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커뮤니티 형성이 잘 된 잠실 지역의 경우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며 주변 아파트의 가격이 순차적으로 오른다는 설명이다. 과연 잠실 주민들의 바램처럼 8.31로 빠진 가격 이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서울시는 이달 초 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롯데에서 지난 6월 제출한 교통영향평가서를 본격 심의할 예정이다. 롯데측은 교통영향평가 다음 단계인 도시공동건축위원회에서 인허가 여부가 결정 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가 2008년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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