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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영동 차관, 재건축 어디로?

[부동산뱅크 2005/12/16 - 조회:19521]

“이달 말까지 분양승인에 필요한 서류를 보완, 제출하시기 바랍니다” 강남구청 주택과의 예상치 못한 통보에 영동 차관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5월 이후 7개월째 분양승인 보류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구청의 관련 서류 제출 요구가 최악의 경우 분양승인 ‘반려’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평형배분 둘러싼 조합원간 주장 첨예

사업승인변경시 임대주택도 지어야



청담-도곡 저밀도지구에 속해 있는 영동 차관 1•2차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교통 편의성, 8학군 수요까지 겹치며 강남에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주목 받아 왔다. 더욱이 재건축 규제가 본격화된 2003년 7월 이전 사업승인을 마치며 모든 규제를 피해가자 한때 유망 재건축 단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평형 배분 문제를 둘러싼 조합원간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 사업승인이 떨어진지 2년 9개월이 되도록 아무런 진척 사항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5월에는 5차 동시분양에 참가하기 위해 분양승인을 신청했지만 조합원 내분으로 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강남구청 주택과 관계자는 “보류와 반려의 기준이 따로 명문화된 것은 아니지만 영동 차관의 경우 조합원간 갈등만 해결되면 언제든지 분양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보류로 처리됐다”며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필요서류를 제출하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강남구청의 이러한 움직임에 투자자들은 이번 달까지 분양승인을 못할 경우 사실상 반려되는 게 아니겠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일반분양 승인신청이 반려될 경우 온갖 재건축 규제에 묶여 수익성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2003년 3월 사업승인을 받아 아무런 재건축 규제를 받지 않는 영동 차관이지만 분양승인이 반려됨과 동시에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를 적용 받게 된다. 이 경우 10%의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는 만큼 설계 변경과 실질 용적률 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아파트 동 간 거리가 기존 0.8배에서 1배로 증가하게 돼 신축 가구 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임대주택 건립과 동 간 거리 증가 등으로 인한 설계변경은 단순히 수익성 악화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재건축 규제에 기준이 되는 사업승인 일자를 최초 사업승인일로 볼지 변경된 사업승인 일자로 볼지에 대한 해석이 필요한 탓이다.



이에 대해 건교부 주택서비스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최초 사업승인일을 법 적용의 기준으로 하지만 변경되는 내용이 바뀔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다면 변경일자를 새로운 기준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법률적 해석을 필요로 하는 문제지만 영동 차관이 설계변경을 할 경우 변경승인을 받은 날을 기준으로 모든 재건축 규제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 개발이익환수를 위해 10%가 아닌 25%의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며 후분양이 적용된다. 이번 년도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입주권 주택간주에 해당돼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 설계변경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새로 밟는 과정에서 기반시설부담금제가 적용될 수도 있어 과히 재건축 규제의 시연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사업추진 지지부진, 호가하락

매수대기자들 관망세로 돌아서



이렇듯 불확실한 상황이 길어지자 투자자의 문의도 줄어들었다. H공인 관계자는 “아무래도 재건축 진행되는 게 지지부진하다 보니 가끔 매물만 나올 뿐 매수 문의는 많지 않다”며 “8.31 대책 이후 급매물 위주로 몇 건 계약이 된 이후 최근에는 한 건의 계약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6억 5,000만 원을 호가했던 15평형 가격은 5억 3,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6억 원까지 회복한 상태다. 그나마 5억 8,000만~5억 9,000만 원 이하로는 사지 않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거래가 쉽지 않다. 170가구밖에 되지 않는 22평형은 매물이 없어 가격 파악도 힘들지만 찾는 사람도 없다는 설명이다.



빠른 시일 내에 조합원간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오는 18일 임시총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22평형 조합원의 평형 배분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구당 8,500만 원을 회사측에서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 역시 “조합과 시공사가 제시한 해결안에 조합원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사업이 벼랑 끝으로 몰린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할 수 있는 이번 총회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영동 차관 조합원 갈등은 15평형이 2.2배에 이르는 33평형을 배정받은 반면 22평형은 2배도 안 되는 43평형을 배정받자 31동 22평형 조합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촉발됐다. 이에 22평형 170가구에 9,500만 원의 현금 보상안이 제시됐지만 그 경우 추가분담금이 늘어나게 되는 15평형 조합원들의 반발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게 됐다.



게다가 15평형으로만 구성된 2단지 조합원들이 “1단지에만 있는 22평형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2단지에서 추가분담금을 더 낼 수는 없으며 차라리 1•2단지 조합을 분리하자”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22평형 조합원, 1단지 15평형 조합원, 2단지 15평형 조합원 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실정이다.



이번 총회를 통해 3파전이 정리될 경우 총 2,070가구의 12~43평형 매머드급 단지를 조만간 만날 수 있게 된다. 일반분양은 12~18평형 총 416가구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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