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집값뛰면 거래도 는다

부동산뱅크 뉴스

[부동산뱅크 2006/03/08 - 조회:22455]

강남 재건축을 겨냥한 정부의 규제책이 이 달 나올 것으로 예상됨에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강남권 주택 시장은 활발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8.31대책으로 매물은 부족하지만 차츰 고개를 들고 있는 매수세로 거래는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 정부의 연이은 규제책에도 강남권은 올 2월 한 달 동안에만 1,561차례의 손 바뀜이 이뤄지는 등 8.31대책으로 거래량 최저점을 찍었던 작년 9월 이후 꾸준히 주택 거래량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8.31대책 전후 강남권 거래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현재 주택 시장 분위기를 둘러봤다.

부동산대책에 따라 거래량 등락

8.31대책 2달 간 거래 시장 침체

2005년 3월 한 달 간 1,169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활발히 거래됐던 강남권 주택시장. 2.17대책이 나온 지 1달 남짓 됐음에도 이 지역 주택시장은 오히려 활기를 띠었다. 당시 강남 일대는 분당 용인 등과 함께 판교신도시 건립 호재로 송파, 서초 등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손 바뀜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여기에 서울시가 서초구 잠원동 한신 신반포 5차를 최고 35층으로 짓는 것을 허가하고 삼성이 강남역 인근에 초고층 빌딩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파트 매수세는 열기를 더해갔다.

오히려 재건축 단지를 겨냥한 규제책인 개발이익환수제가 5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이면서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가 사업추진을 서둘러 거래 시장이 고무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에 따라 4월 강남권 내에서는 1달 간 무려 1,611차례의 손 바뀜이 이뤄지는 등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과열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를 소진하기 위해 정부가 빼든 카드는 5.4대책. 5.4대책이 발표된 5월 한달 간은 거래량이 1,435건으로 떨어지면서 전 달 대비 -11%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이 대책에 반응을 보인 것은 단 한 달. 대책 약발이 좀처럼 먹혀 들지 않는 이 일대 아파트 거래량은 6월 들어 2005년 최대치인 1,918건으로 급증했다.

강남권 주택 거래는 6월 들어 최고를 기록하다 정부의 부동산대책 예고, 세무조사, 아파트 기준시가 인상, 주택담보대출 자금 전용에 관련한 대책 등이 쏟아지자 강남권 등의 아파트 수요가 위축되면서 주춤했다. 7월 들어 강남, 강동, 서초, 송파 지역의 거래량은 830건으로 떨어졌으며 본격적으로 8.31대책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한 8월에는 강남권 4개 구의 거래량은 425건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8.31대책과 더불어 후속대책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한 9월, 재건축주택에 대한 입주권을 주택으로 간주해 양도세를 중과세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택 거래량은 더 떨어져 2005년 들어 가장 적은 357건의 거래 건수를 나타냈다. 이는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6월 대비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

쏟아지는 대책으로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을 것 같은 강남권 아파트 시장이 차츰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은 11월. 11월 말 강남 일부 단지에서 8.31이전 시세를 회복하면서 8.31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기대심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기반시설부담이 8.31대책 당시 원안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이면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고개를 들었다. 10월 들어 462건으로 전달대비 29% 가량 거래량이 증가한 강남권 주택시장은 11월 들어 97건으로 전달의 2배를 넘으면서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서초구의 경우 11월 마지막 주 81건의 손 바뀜이 이뤄지면서 한 주간 전 주의 4배가 넘는 거래량을 나타냈다.

작년 11월 말 이후 거래량 급등

서초구, 호재 업고 2월 508건 거래

11월 이후 강남권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상승기류가 뚜렷해 지면서 각종 호재가 예상되는 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났다. 서초구는 삼성타운, 강남지하도시 등을 호재로 지난 2월에만 508건 거래돼 강남구를 466건 제치는 등 거래량으로 볼 때 완전히 8.31대책의 구름에서 벗어나 있다.

서초동 부동산뱅크 관계자는“현재 매물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삼성타운, 신분당선 건립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매수세가 살아난 것은 물론 아파트 값이 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일대 추가로 공급되는 주택이 많지 않아 대형 평형이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큰 편”이라고 전했다. 이 일대 아파트들은 일주일에 3~4건 정도 손 바뀜이 이뤄지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초 무지개 45평형의 경우 12억 5,000만~13억 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강남권 곳곳에서도 목격되고 있 다.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미흡해 오히려 시장의 불안요소로 작용한데다 이사철 수요가 증가해 거래가 심심치 않게 이뤄지고 있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대치동 청실 1차는 이러한 시장상황을 반영하듯 1~2주 간 5,000만~8,000만 원 가량 오른 9억 2,000만~10억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개포동 재건축 단지 역시 거래시장이 꿈틀대기는 마찬가지. 개포공인 채은희 대표는 “최근 들어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면서 “2월 중순 경부터 하루에 2~3건 정도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급매물 위주로 소화되던 지난 해 말과는 달리 현재는 가격도 상향조정 되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 11평형의 매매가가 2월 중순경 3억 8,000만 원 가량에 형성돼 있던 것에서 현재는 4,000만 원 가량 오른 4억 2,000만 원으로 올라 있다. 매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이 단지 17평형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거래가를 1억 원 가량 갈아치운 7억 8,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형편이다. 채 대표는 “이 지역은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매수세가 일어나면 아파트 값도 동반 상승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둔촌동 일대 재건축 단지 역시 오랜만에 활기를 찾고 잇다. 둔촌지구 인근 원공인 가미 대표는 “2월 정부가 재건축을 규제할 것으로 보이면서 주변 일반아파트 값이 풍선효과로 많이 오른 상태” 라며 “2월 말 들어 일반아파트 값이 이미 꼭대기에 오른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재건축 단지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지는 1~2주 간 15건 가량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2월 규제책이 고개를 들며 하락했던 아파트 값도 1월 시세를 회복하고 있다. 둔촌주공 저층24평형과 고층 34평형의 경우 8억 2,000만 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으며, 저층 22평형과 고층 31평형의 경우 7억 원 선에 매매되고 있다.

둔촌동의 한 공인관계자는 “재건축이 침체되면 일반 신규 아파트로 매수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큰 악재가 없는 한 강남권 거래시장은 회복력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개포동 성실공인 관계자 역시 “강남권의 경우 호재에는 빠르게 반응하나 악재는 관망세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8.31대책 이후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매도시장이 소극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매수문의가 상당수 있어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