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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오르는 이유

[부동산뱅크 2006/03/10 - 조회:23087]

강남 집값, 과연 잡힐까? 꺾일 듯 꺾이지 않는 강남 집값에 참여정부 들어 발표된 굵직굵직한 대책만도 6건. 하지만 매번 집값 안정을 기대하는 정부의 바람과는 달리 강남은 되려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체 무엇이 강남을 ‘신화’로 만들었을까? 답은 그 어느 지역도 강남을 대체할 수 없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뛰어난 주거환경에 커뮤니티까지 갖춰

대체 지역 없이 살고 싶은 지역으로 떠올라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참여정부가 들어선 지난 2003년 2월 1,641만 원이던 평균 평당가격 3년이 지난 2006년 2월 현재 2,161만 원으로 31.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시 전체 평균 평당가는 761만 원에서 930만 원으로 22.2%의 변동률을 보였다.



특히 지난 2월, 봄 이사철을 맞아 한 달 사이 강남권 평당매매가는 1,855만 원에서 1,887만 원으로 1.7%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서울시(강남권 제외) 전체 평당가는 922만 원에서 930만 원으로 올라 0.9%의 변동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강남 집값 상승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입지, 환경, 커뮤니티 등 강남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어딜 가든 강남만 한가요?” 강남에서만 2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최모(58, 여)씨. 강남에 산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얻기도 하지만, 살기 편하기 때문에 어떠한 정책에도 강남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치동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영이 씨는 “투자 목적으로 강남에 들어오려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단순히 강남이 살기 좋기 때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남은 교육, 문화, 편의시설 등 모든 시설들의 집결지. 잘 닦인 도로망과 지하철, 다양한 버스 노선 등 편리한 교통인프라를 통해 30분이면 모든 시설의 이용이 가능하다. 출근을 하고, 쇼핑을 하고, 학교를 가고, 공연을 보고, 외식을 하는 등 일상 생활이 원스톱으로 이어지는 셈. 살기 편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 ‘강남 8학군’으로 유명한 교육열도 강남 집값 상승에 일조를 하고 있다. 서울 지역(특목고 제외한 일반 고등학교) 내 2005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배출 순위 1~10까지를 살펴보면 5위를 제외한 무려 9개의 학교가 강남권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강남 집값을 견인하고 있는 힘은 커뮤니티의 활성화. 도시가 계획될 당시 고소득 전문직을 가진 사람들의 입주가 대거 이뤄졌으며, 그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한 결과가 바로 높은 집값으로 이어진 것이다. 살기 편하고, 교육인프라도 떨어지지 않지만 커뮤니티가 미흡한 강북의 경우 집값이 제자리걸음이 반면, 편의시설과 교통이 불편하다는 지적에도 학군과 커뮤니티가 뛰어난 양천구 목동의 집값이 강세인 것과 같은 이유이다.



실제 3월 8일 기준으로 부동산뱅크 커뮤니티게시판에 올라온 누적 게시글에서도 지역별 차이를 보인다. 각각 1,3,4위에 랭크된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등 집값을 이끌고 있는 3개 지역에서는 활발한 커뮤니티가 이뤄지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활성화가 덜 된 모습이다.







투자성 높은 재건축 단지로 자금 대거 유입

찾는 사람 많지만 공급 없어 가격 상승



이미 집값이 오를 수 밖에 이유를 갖춘 강남이라지만 참여정부가 출범한 3년 간 기록한 31.7%의 상승률은 거의 광풍에 가까운 수준이다. 시중 은행에 3년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했을 경우 4~5%의 이자를 받는 것과 비교한다면 6~8배나 수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단순히 살기 좋기 때문에 강남 집값만 유독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게 설명이 안 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E공인 관계자는 “거주의 목적과 함께 투자 개념이 더해졌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수익률 문의를 많이 받는다는 이 관계자는 “기존에 1~2억 하던 낡은 아파트가 10억 가까이 하는 새 아파트로 바뀌는 것을 본 사람들이 너도 나도 재건축에 투자하려 한다”며 “수요가 많은 곳에서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근 S공인 관계자 역시 “공급이 많지 않은 이 곳에 실거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만 으로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투자세력까지 몰려들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됐다”고 전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모자라게 돼 시장이 가격을 파는 사람 마음대로 조정하는 매도자 우위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이런 와중에 앞으로 신규 분양을 통한 공급이 없다는 사실은 일반 아파트 및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대치동 E공인 관계자는 “강남은 더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기 때문에 재건축만이 유일한 새아파트 공급책”이라며 “그런데 재건축 규제가 심해 신규 공급이 이뤄지지 않자 기존 아파트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러한 만성 공급부족 현상은 정부의 규제가 가해지면 더 심해지는 실정이다. 강남으로 입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대심리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8.31대책의 후속으로 재건축 대책을 앞두고 있는 현재도 혹시나 싼 값에 아파트를 살 수 있냐는 문의로 부동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는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돼야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정책이 발표되도 매도자는 매물을 내놓지 않고 이번 기회에 강남 입성을 해보겠다는 매수자는 오히려 많아져 여전히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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