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현장] 봄 이사철, ‘전셋집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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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봄 이사철, ‘전셋집 어디 없나요’

[부동산뱅크 2006/03/17 - 조회:26079]

“요즘은 전세가 보물이에요”

가뜩이나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짝수해. 여기에 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최근 전세 품귀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번주 서울 전세가는 0.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강남권의 전세가 강세가 두드러져,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한 종로구가 한 주 사이에 무려 1.55% 상승했으며, 동대문구와 중랑구도 각각 0.57%, 0.5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중구(0.51%), 양천구(0.5%), 관악구(0.48%) 등의 전세가 상승률이 가팔랐으며,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구는 한 곳도 없었다.

이 같은 전세대란에 대해 현장에서는 ‘전세 물건이 회전되지 않고 앞뒤로 꽉 막혀 있는 상태’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동대문구 장안동 현대홈타운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전체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전 평형에 걸쳐 전세물건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며 “전셋집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많이 올라버리자 보증금을 조금 올려서라도 재계약을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존 세입자들의 재계약이 늘어나자, 시장에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고 다시 전세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말, 1억 7,000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었던 이 아파트 32평형 전세가는 현재 1억 9,000만~2억 원까지 올라버린 상태다. 1억 3,000만 원 선이던 23평형도 최근엔 1억 5,000만~1억 6,000만 원에 거래되는 등 평형별로 연초대비 3,000만 원 정도가 상승한 것. 그러나 이마저도 나오기가 무섭게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전셋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가격에라도 전세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역세권 대단지 아파트나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심각하다.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인근 N공인 관계자는 “봄 이사철이 시작된 후, 한달 가까이 전셋집이 없어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며 “최근에는 상황이 다소 호전되긴 했지만 아직도 평형별로 4~5개 정도의 전세 물건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 전세가는 평형별로 한 달 사이에 1,000만~2,000만 원 정도가 올라 26평형이 1억 7,000만~1억 8,000만 원, 32평형이 2억 4,000만~2억 5,000만 원, 42평형이 3억~3억 5,000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도 24평형이 1억 4,000만~1억 5,000만 원, 33평형이 1억 7,000만~1억8,000만 원 선에 전세가를 형성하는 등 봄 이사철 들어 평형별 전세가가 2,000만~3,000만 원 정도 급등한 상태. 인근 Y공인 관계자는 “1, 2월 들어 몇 건의 거래를 성사시킨 후로는 가뭄에 콩 나듯 전세 물건이 나오고 있다”며 “이 지역은 강남 출퇴근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라 전셋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 목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 14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는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목동 진입을 노리는 수요자들이 넘쳐난다”며 “그러나 기존에 살던 세입자들이 재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전셋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8.31대책 후 집값이 불투명해지자 내집 마련을 미루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도 전세 품귀 현상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판교 청약을 앞두고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는 사람들까지 합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 종로구 무악동 D공인 관계자는 “8.31대책 후 시장이 불안해지자 내 집 마련을 미루고 전셋집을 알아보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중개업자도 “판교 청약도 최근 전세대란에 한 몫 하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판교 청약이 끝나는 8월까지는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