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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 적기는 입주 3년차

[부동산뱅크 2006/05/06 - 조회:16177]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사는 박 모씨. 10년 간 힘들게 모은 돈으로 대출까지 받아 지은 지 5년 된 집을 마련한 게 1년, 처음에 기뻤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 슬슬 약이 오른다. “다른 동네는 다 올랐다는데 왜 우리 집 가격만 유독 제자리 걸음을 하는 걸까?”



용인 신봉동 전셋집에 살고 있는 최 모씨. 조금만 더 모으면 근처 작은 아파트 하나 마련할 수 있으리란 희망은 절망으로 바뀐 지 이미 오래다. 자고 나면 뛰어 있는 집값에 이제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는 그녀. “왜 내가 사려는 집은 오르기만 하지?”



내 집 마련 시기 모를 땐 ‘입주일’이 해법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평생 소원인 서민들에게 예측할 수 없는 집값은 요주의 대상이다. 특히 어렵게 장만한 집 가격이 오르지 않을 때, 사려는 집 가격이 계속 오를 때 그 타는 속을 누가 알아 줄까. 이런 상황에 속앓이만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집값 변동 추이를 잘 살펴보자. 내 집 마련 시기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집값을 움직이는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정 지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최근에는 개발 호재에 따른 집값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변수들 중 무시할 수 없는 게 있으니, 바로 입주일이다.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새 아파트일수록 가격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 그렇다면 집값의 오름세가 꺾이는 때는 과연 얼마의 시간이 흘러야 할까?



보통 집값은 입주 직전부터 오르기 시작해 3년 차에 이르면 최고점에 이른다. 초기에는 분양권 상태에서 소유권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프리미엄이 붙으며 오르는 경향을 띤다. 그 후에도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는데, 양도소득세 비과세 적용기간인 3년을 채우기 위해 매물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입주 3년 차 징크스 어김 없어



이러한 움직임은 실제 아파트값 변동률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입주 5~6년 차에 접어든 아파트 평균가격이 3년 차까지는 상승 곡선을 그리지만, 그 이후부터는 안정세에 접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에 입주한 서울 아파트의 당시 평당 매매가는 619만 원이었지만 이듬해 645만 원으로 4.23% 상승한다. 2년 차에 접어들면서는 평당 706만 원으로 9.41%가 오르며, 3년 차에 이르러서는 22.75%나 껑충 뛰어 올라 평당 867만 원을 기록한다. 하지만 주인을 맞이한지 4년이 지난 후에는 7.57%, 0.27% 상승하는데 그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시세에 변동이 없을 것 같은 비강남권에서도 마찬가지. 1999년 평당 598만 원이었던 비강남권 아파트값은 해 마다 평당 613만 원, 663만 원, 807만 원으로 오르며 각각 2.65%, 8.05%, 21.66%의 상승률을 기록한다. 반면, 입주 4년이 지난 2003년 이후에는 6.68%, 0.78%의 변동률을 보이며 상승세가 주춤해진다.

가격 변동률이 유난히 컸던 2000년 이후 입주 아파트에서는 3년 차 징크스가 더 확실해진다. 한 차례 광풍이 훑고 간 강남권 단지의 경우 2000년 입주 시점에서 1,016만 원이었던 평당가격이 1년 뒤 1,236만 원으로 큰 폭으로 오른 것. 변동률로 보자면 21.63%나 뛴 셈이다.



집값 상승 여세를 몰아 2년 차, 3년 차 역시 27.38%, 15.10%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이에 입주 당시 1,016만 원에 불과했던 강남권 평당가는 3년 사이 796만 원이 오른 평당 1,812만 원을 기록하게 된다. 4년 차 이후에는 여지 없이 가격 안정세에 접어 드는데, 2004년, 2005년에는 각각 0.69%, 5.50% 포인트 오른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일선 중개업자들은 “보통 3년이 되기 전까지는 매물품귀 현상으로 가격이 상승한다”며 “3년 째 되는 해에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갖춘 매물들이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아파트값이 오른다”고 설명한다. 이어 “집값 상승을 노린다면 비싸더라도 입주 3년 이내의 아파트를, 널 뛰는 아파트값을 따라잡을 수 없다면 지은 지 3년이 넘은 아파트를 선택하는 게 좋다”는 게 한결 같은 현장의 목소리이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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