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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경고 vs 월드컵특수, 누가 더 셀까?

[부동산뱅크 2006/05/19 - 조회:12888]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 일어났던 집값 상승랠리가 올 해도 재현될 지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일 월드컵 후, 갈 곳 잃은 유동자금의 주택시장 쏠림 현상과 월드컵 특수가 맞물리면서 그 해 여름 아파트 값은 전국적으로 급등현상을 보였다. 정부의 잇따른 버블 경고에도 불구, ‘월드컵 학습효과’를 익힌 부동산 시장은 올 해 역시 2002년과 같은 집 값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한 아파트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2006년 월드컵 이후 주택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해 본다.



온 나라가 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 지난 2002년 4월. 매수세가 한산하기만 했던 부동산 시장은 맥을 못 추고 있었다. 분양권 전매제한, 양도소득세 기준시가 상향조정 등을 골자로 하는 3.6대책의 여파에, 투자자까지 거둬간 월드컵은 주택 시장의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2002년 3월까지 2.74%의 월간 변동률을 나타내던 전국 아파트 값은 다음달인 4월 한 달 간 전달 대비 1.68%p 하락한 1.06%의 변동폭을 나타낸다. 월드컵이 열렸던 5월과 6월, 전국 아파트 값은 각각 0.4%, 0.93%를 나타내며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었다. 특히 서울 지역 아파트 값은 5월 한달 간 -0.02%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내림세를 보였고 강남권의 경우 같은 시기 -0.19%를 나타내 비강남권(0.42%)에 비해 두드러진 하락폭을 형성했다.



그러나 월드컵이 끝남과 동시에 부동산 시장은 반전을 거듭한다. 월드컵 폐막과 함께 시작된 방학철 이사수요 증가는 뜨거웠던 월드컵 열기를 부동산 시장에 그대로 옮겨놓는 촉매제가 됐다. 여기에 조용했던 아파트 시장에 가수요가 몰리면서 7월,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시작으로 아파트 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7월 4.80%의 오름폭을 형성한 강남권 일대는 8월 5.88%로 껑충 뛰었으며 9월 한 달 동안 5.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오르기 시작한 아파트 값의 오름세는 전국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비강남권의 경우 회복세를 나타내며 8월과 9월 각각 2.68%, 2.62%의 변동률을 나타낸 것. 신도시 역시 4월부터 6월까지 3달 간 1.42% 가량 오른 것에 그쳤으나 월드컵 이후 3개월 동안 6.06% 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국 아파트 값 역시 같은 기간 5.13%의 오름폭을 형성했다.

특히 이 같은 월드컵 특수는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 있는 지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있는 마포구 성산동 아파트 값은 월드컵이 끝난 7월 4.17%의 오름폭으로 도약해 8월 한 달 간 11.09% 가량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마포구의 8월 변동률 3.66%의 3배가 넘는 수치. 특히 월드컵 경기장과 가까운 대우시영의 경우 2002년 초부터 꾸준히 오름폭을 형성해 22평형이 당시 8개월 간 3,000만 원 뛴 1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수원 역시 월드컵 경기장 덕을 톡톡히 봤다. 경기도가 8월 한 달간 2.63%의 상승률을 보인 반면 수원시는 같은 기간 3.37%의 오름폭을 형성했다. 월드컵 경기장이 들어서 있는 우만동 일대 아파트 값은 이 기간 동안 수원 변동폭의 3배가 넘는 10.29%의 상승률을 기록해 높은 투자 탄력성을 나타냈다. 당시 월드컵 경기장과 마주보고 있는 현대 45평형 매매가는 2002년 1월 대비 무려 7,000만 원 가량 상승한 2억 4,000만 원에 형성됐다.







부동산 시장은 올 해도 독일월드컵이 집 값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 이후로 미뤄진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데다 오는 8월, 판교신도시 중대형 평형도 분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판교신도시 분양 직전 나타났던 주변 지역 집값 상승현상이 또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 월드컵 폐막과 동시에 시작되는 방학 이사수요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복병으로 놓여있다.



그러나 월드컵 개최국이었던 지난 2002년과 참가국 자격인 현재의 주택 시장이 아파트 값에 동일한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2002년 당시 부동산 값을 끌어올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던 가수요가 발생했던 것은 풍부한 유동자금이 시장에 모였기에 가능했다는 것도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와 함께 2006년 현재, 3.30대책으로 주택 담보 대출 기준이 강화돼 투자자금이 고갈 상태에 이른데다 연이은 정부 대책으로 위축된 매수세가 월드컵 특수 하나의 영향으로 되살아날지 불투명한 형편이다. 여기에 정부까지 최근 아파트에 낀 거품을 거둬들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시장 분위기는 꽁꽁 얼어 있다. 월드컵 학습효과의 실현이냐, 정부의 대책 성공이냐. 올 하반기 부동산 시장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뱅크 최윤희기자 yuny0807@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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