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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립·다세대 경매에 대한 기대와 우려

[부동산뱅크 2006/08/28 - 조회:6320]

지난 1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 8계 입찰법정.

이 날 최고 경합 물건은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이었다.



19평형으로 최저매각가는 6080만원. 낙찰된 34건 중 가장 많은 투자자인 21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전 유찰가(7600만원)를 훌쩍 넘긴 8067만원에 낙찰돼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낙찰가율은 최초감정가 9500만원의 84.9 %.



8일 서울 서부지방법원 4계에서는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에 관심이 집중됐다. 14평형으로 5500만원의 신건이었지만 13명이 참여해 최초감정가의 136.5 %인 7508만원에 낙찰됐다.



요즘 경매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이 있다면 연립·다세대요, 투자 1순위 지역은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된 지역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교적 소액 투자로 투자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과 재개발이라는 미래가치에 무임승차할 수 있는 투자라는 점이다.



이는 법원경매 정보제공업체인 디지털 태인의 자료에 의해서도 잘 나타난다.

디지털 태인에 의하면 7월달 전국의 연립·다세대 주택의 낙찰가율(최초감정가를 낙찰가로 나눈 비율)은 90.8 %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지난 6월보다 13.2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종목별 낙찰가율이 90 %를 넘긴 것은 한 때 ‘황제주’로 군림하던 토지 외에는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경매의 ‘국민주’ 아파트도 서울 등 지역구에서는 90 %를 넘겼어도 전국구에서는 90 %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법원 경매시장은 6월 달을 기점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부동산 시장의 시계가 혼미해지자 한동안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경매시장에도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을 선도했던 ‘버블세븐’ 지역의 대형 아파트는 투자자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 든 반면 연립․다세대 시장에는 ‘묻지마 경매’가 우려될 정도로 높은 열기 속에 고가에 팔려 나가고 있다.



과연 연립·다세대 물건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연립·다세대 투자는 크게 2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뉴타운·재개발 지역 내 물건으로 ‘고수익’ 이 기대되는 물건이다.다른 하나는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으로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물건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두 유형의 물건 외에는 함부로 손을 대면 안되는 게 연립·다세대 경매 물건인 것이다.한편에서는 경매 투자의 묘미를 만끽하는 반면 또 다른 편에서는 환금성의 제약에 따른 낙찰의 후유증을 단단히 앓고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환기일수록 부동산 시장이 하향 조정기에 접어들수록 이익 극대화라는 공격적 투자 행보보다는 위험 최소화라는 보수적 행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다음은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몇 가지 원칙이다.



첫째, 무엇보다 재개발(뉴타운)은 재건축과 달리 장기과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예산확보가 지지부진할 경우 사업자체가 장기화될 뿐만 아니라 표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둘째, 낙찰가는 우량지역일지라도 평당 2000만원(대지지분 가격)을 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이익을 높일 수 있고 또 사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도 금융비용을 감내할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지역은 평당 10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가 적정 낙찰가 수준이라면 수도권은 500만원에서 800만원 내외가 알맞다.



셋째,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투자금액의 최소 70 % 이상은 전세보증금으로 회수가 가능한 물건을 잡아야 한다.



넷째, 대지지분은 적어도 8평 이상인 물건이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대지지분이 너무 적은 물건은 안 좋다.



이미 개발 재료가 노출된 지역의 물건은 투자의 안정성은 담보할지라도 초기 진입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향후 주거환경개선이 기대되는 불량주택 밀집 지역의

물건을 저가에 선점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들 물건은 그 어느 종목에 비해 현장조사의 중요성이 높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소문 투자는 절대 금물이다. 반드시 발품을 통해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

지방선거 이후 낙후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한껏 고조되어 있다. 이에 편승한 그릇된 정보도 넘쳐 나고 있다. ‘친구(풍문)따라 강남(법정) 가기’에는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연립·다세대 물건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 소액으로 재테크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반면 헛 다리 투자일 경우 투자이익은 커녕 원금 회수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