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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 인근 아파트 정말 쌀까?

[부동산뱅크 2006/09/14 - 조회:36917]

얼마 전 판교 청약에 나선 K씨. 약점이 있는 단지를 공략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 납골당과 인접한 단지에 청약했다. 하지만 혐오시설 인근 아파트는 주거환경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가격 상승률이 낮다는 주위의 말에 당첨자 발표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정말로 혐오시설이 아파트 가격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것일까?



판교 분양을 계기로 혐오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구나 입성을 꿈꾸는 ‘꿈의 신도시’라도 납골당이나 쓰레기 소각장 인근 아파트는 꺼림직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뱅크가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중계동, 수원 영통지구 등의 혐오시설 인근 아파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혐오시설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2~4%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철 7호선 중계역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잡은 중계그린과 중계무지개아파트. 이 중 쓰레기 소각장과 인접해 있는 중계그린의 평당가는 452만 원(8월 마지막주 기준)으로 중계무지개아파트(평당 465만 원)보다 2.69%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계동 S공인 관계자는 “중계그린의 경우 무지개아파트보다 지하철역에서 먼 동이 많아 가격이 다소 낮게 형성돼 있다”며 “쓰레기 소각장이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수원 영통소각장과 인접한 영통지구 신나무실쌍용아파트도 주변 단지와 비교해 4% 낮은 가격을 형성하는데 그쳤다. 주방 발코니에서 소각장 굴뚝이 내다보이는 신나무실쌍용아파트의 평당가는 600만 원으로 소각장과 떨어져 있는 신나무실진흥아파트(평당 625만 원)보다 평당 25만 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쌍용아파트의 24평형 매매가가 1억 4,400만 원, 진흥아파트 같은 평형이 1억 5,000만 원으로 600만 원 가량의 가격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는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발전소 등이 실질적으로 주거환경이나 입주민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통동 G공인 관계자는 “쓰레기 소각장이나 발전소가 주변에 있다고 해도 분진이나 냄새 등 불편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며 “단점을 찾으라면 높이 솟은 굴뚝 탓에 미관상 좋지 않은 정도”라고 말했다. 혐오시설 주변 단지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이들 아파트의 가격 형성에 한몫 했다. 실제로 중계그린의 경우 유해시설과 인접해 있는 불편을 감수하는 대신 난방비 50% 감면, 주민 편의시설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편 목동소각장•열병합발전소 등의 시설과 이웃해 있는 목동신시가지 1단지의 경우 주변단지 보다 오히려 가격이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이 단지의 평균 평당가는 2,744만 원으로 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신시가지 6단지(평당 2,560만 원)나 신시가지 전체 아파트(평당 2,676만 원)보다 평당 100~200만 원 가량 가격이 높았다. 혐오시설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격도 낮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는 셈이다. 여기에는 지하철 9호선 착공에 따른 교통여건 개선 기대감, 신시가지 단지 중 입주 시기가 빨라 재건축에 유리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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