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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비강남, 이번엔 우리도 ‘뜬다’

[부동산뱅크 2006/10/31 - 조회:26812]

하반기 집값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집값 안정’을 장담했던 정부도 부랴부랴 추가 신도시 건설 계획을 내놓는 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강남권에 비해 오름폭이 크지 않던 비강남권도 상승세에 동참하는 등 집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추세다.



여름 내내 이어진 비강남권 거래 공백 속 안정세에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전세가였다. 주간 0.1%대를 넘지 않던 비강남권 전세가가 8월 3주에 0.32% 급등했다. 가을 이사철에 쌍춘년을 맞은 신혼부부들의 전셋집 구하기가 겹치며 전세물건이 달리고 가격도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강북 소형평형을 시작으로 매매가도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다. 웬만한 호재에도 크게 출렁이지 않는 비강남권이지만 이번만은 예외가 된 것. 9월 2주 0.22% 상승한 집값은 추석이 낀 10월 첫 주를 제외하고 계속해서 주간 상승폭을 벌리고 있다. 결국 10월 마지막주 비강남권 집값은 1.29% 상승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주간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기에는 꺼림직한 구석이 있다. 비강남권 집값은 지난해 8.31대책 발표와 함께 10월 첫주에 주간 -0.15% 하락하는 등 약세장을 보였다. 8.31대책에 포함된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효력을 발휘하며 다주택자들이 집값 오름폭이 크지 않은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약세장으로 돌아서는 듯했던 지난해 비강남권 부동산 시장에서도 전세가 강세가 집값 불안정을 촉발시켰다. 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매수 대기자들이 대거 전세로 발길을 돌린데다 가을 이사철이 겹치면서 지난해 9월 첫주 전세가가 0.27% 오르는 등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이다.



뒤따라 매매가도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10월 2주 -0.03% 하락하며 저점을 찍은 이후 같은 달 넷째주에 0.12%의 변동률을 기록하는 등 주간 0.1% 이상의 상승폭을 보이기 시작했다. 8.31 후속입법이 진통을 겪으면서 시장에 기대심리가 가중된데다 저점 매수세력이 몰리면서 상승세로 반전한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집값 상승장에 판교 분양이 불씨를 지핀 것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판교 바람을 타고 들썩인 집값이 분당, 용인을 찍고 비강남권까지 북진했다. 판교 중소형아파트 분양이 있었던 지난 3월, 주간 0.66%(3월 2주 기준) 상승한 비강남권 집값은 때마침 봄철 이사시즌과 겹치며 상승세를 이어가다 5월 들어 1.21%(5월 2주)까지 오르며 2005년 이후 주간 최고 상승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최근의 상승세도 판교 낙첨자들의 움직임이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2일 판교 당첨자가 공개되자마자 그 다음주 비강남권 집값이 주간 1.29% 급등했다. 판교 이후 투자처를 찾아 나선 낙첨자들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집값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이처럼 묻지마 상승이라고 하기엔 석연치 않은, 연례행사가 돼버린 집값 폭등장의 원인에 대해 시장에서는 어떤 진단을 내놓고 있을까.



시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 것은 ‘정부의 정책 실패’다. 중계동 J공인 관계자는 “최근의 집값 상승은 주택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집주인들이 양도세 강화 탓에 집을 내놓지 않다 보니 시장에 매물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을 내더라도 오르는 집값이 훨씬 많은데 누가 양도세를 물어가며 집을 팔겠냐”고 되물었다.



자양동 H공인 관계자도 “집값 안정을 기다리며 지난해부터 매수를 미뤄왔던 사람들이 최근에 한꺼번에 몰렸다”며 “전세난 탓에 소형 아파트 매수로 돌아서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형평형 집값이 올라간 것이 촉발제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0월 2주 주간 시세에서 비강남권 소형아파트는 주간 0.99% 상승하며 중형(0.49%), 대형(0.41%)아파트 상승률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시장에서는 지난 8.31대책이 발표된 직후에 다주택자 중 집을 팔 사람들은 다 팔았다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매도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양도세를 내느니 규제가 풀릴 때가지 다주택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라는 것. 양도세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들이 매물 을 대거 내놓아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진입할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과는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매도세가 끊긴 상황에서 내집 마련을 미루던 수요자들이 전세가 상승과 판교 당첨자 발표, 가을 이사철,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 등이 겹치며 한꺼번에 매수에 나서며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시장은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최근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 집값 불안정이 쉽사리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구의동 H공인 관계자는 “참여정부 들어 과도한 규제 탓에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깨졌다”며 “현재도 집값 매입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대기자들이 시장에는 넘쳐난다”고 말했다.



중계동 J공인 관계자는 “추가신도시 공급 등의 대책을 내놓더라도 실입주까지 5~6년은 더 걸린다”며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는 집값 불안정이 계속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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