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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과천 집값, 며느리도 몰라!

[부동산뱅크 2006/11/13 - 조회:10075]

“과천 집값이요? 앉은 자리에서만 몇 천만 원씩 뛰는 아파트값을 저희라고 알 턱이 있나요?” 전국 최고 수준의 평당매매가를 자랑하는 과천시 내 A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과천시 아파트값은 불과 두달 여 만에 26.3%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8월까지만 해도 2,952만 원이었던 평당가가 11월 9일 현재 3,729만 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8.3%(평당 776만→840만 원), 신도시 발표로 몸살을 앓았던 파주시는 13.9%(평당 568만→647만 원)가 오르는데 그쳤다.



무서운 상승률 덕분에 강남구에 뺏겼던 ‘집값 1위’ 자리도 되찾았다. 현재 강남구 평당가는 3,297만 원으로 과천보다 평당 400여만 원이 낮다. 동별로 보더라도 평당 3,242만 원의 별양동을 제외하고 부림동(3,377만 원), 갈현동(3,889만 원), 중앙동(4,039만 원), 원문동(5,215만 원)은 강남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렇듯 과천에 불어닥친 집값 광풍에 대해 중개업자들은 “과천주공 2단지의 예비안전진단 통과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월 말 2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해 8월 23일 통과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 들었다는 것.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이 오를 정도의 폭등장세는 아니었다. 가격이 오를 낌새를 보이자, 더 오르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 위주로 거래가 됐기 때문이다. 극동공인 김성원 대표는 “초기에는 25평형 전세 사는 사람이 대출을 받아 28평형으로 옮기는 등 과천 내부에서의 수요가 많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판교 낙첨자들의 과천행,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의 추가 신도시 발언,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 쾌적한 주거환경 등에 매력을 느낀 실수요자 등 외부 진입수요까지 가세하며 가격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B공인 관계자는 “7월 말 6억 7,500만 원에 거래됐던 2단지 18평형이 얼마 전 10억 원에 거래가 되고, 호가는 11억 원까지 형성돼 있는 등 불과 몇 달 사이에 4억 원 이상 올랐다”고 전했다.

이렇게 2단지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은 다음 재건축 단지인 6단지, 7단지, 1단지, 9단지 등 저층 단지를 지나 8단지, 4단지, 5단지 등의 고층 단지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에 더 이상의 과천 내부 수요는 사라졌다는 게 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세입자가 대출을 받더라도 옮길 수 있는 가격대를 이미 벗어난 탓이다. 대신 그 자리는 외부 수요자들로 채워지고 있다. 강남, 분당, 목동 등 이른바 ‘명품 지역’에서 살던 사람들이 또 다른 ‘명품 도시’ 과천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과천 내부와 외부에서 수요자가 끊임없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공급은 일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천시 내 모든 아파트(분양권 포함)를 합해도 1만 5,000여 가구가 안 돼 매물이 귀한데다 집값 급등으로 나와 있던 매물조차 모두 회수됐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적용될 1가구 2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와 1가구 1주택자라도 2년 이상을 거주해야 양도세가 비과세 된다는 규정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극동공인 김성원 대표는 “과천은 평형이 작은 아파트가 많아 직접 살기보다 전세를 주는 경우가 많다”며 “2년 거주 요건을 못 채운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집값 이상 급등은 매도자, 매수자, 중개업자 모두에게 시련을 주고 있다. 집값이 올라 마냥 좋을 것만 같은 매도자는 “재건축 및 각종 개발 호재가 있는데도 평촌신도시보다 오름세가 덜했기 때문에 속상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막상 3~4억 원씩 급등을 하니 이게 거품인가 걱정도 되고, 강남에 이어 과천이 정부의 타켓이 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중개업자 역시 “집값이 오르면 수수료도 올라 좋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거래가 안 되기 때문에 꼭 그렇지만도 않다”며 “더군다나 요즘은 정부의 정책 발표에 눈치만 보고 있는 수요자들이 움직이지 않아 개점폐업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큰 피해자는 정부의 말만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뤄둔 수요자들이다. 부동산에서 만난 한 세입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아 놓은 돈에 대출만 껴도 아파트 매입이 가능했는데, 더 이상 그런 기회가 없다는 게 원망스럽기까지 하다”고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부동산뱅크 박선옥 기자 pso9820@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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