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올 3月이 ‘고비’
[부동산뱅크 2007/02/08 - 조회:17906]
연초부터 봄 이사철 집값 향배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난해 강남권과 비강남권을 불문하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집값이 올해 들어서는 정부에서 쏟아내고 있는 부동산 대책 여파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 이사철에 접어들면서 다시 상승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과 집값 하락이 대세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며 매수와 매도타이밍을 가늠하는 실수요자들만 애를 먹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참여정부 들어 지난 3년간 1/4분기 집값 동향을 짚어봄으로써 올해 서울지역 봄철 집값과 전셋값을 전망해본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4분기 강남권 집값은 각각 2.83%, 6.10%, 9.71%의 변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변동률을 살펴보면 2004년과 2005년 1월에는 각각 -0.71%, -0.03%의 변동률로 한 해를 열었다. 이후, 학군 특수가 몰리는 2월에 접어들면 각각 2.07%, 3.74%의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겨울철 비수기에서 봄철 성수기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특성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유례없는 집값 상승을 기록한 지난해에는 이 같은 ‘계절공식’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 통상 비수기로 분류되는 1월에도 집값이 2.56% 상승해, 참여정부 들어 1월 집값 상승률로는 가장 큰 폭의 오름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05년 야심 차게 등장했던 8.31대책의 약발이 다한데다 연초부터 강동구 고덕지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후 2월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예고로 0.61% 상승하며 오름폭이 다소 줄었으나, 3월 들어 다시 6.32% 급등해 연초부터 집값 불안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강남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비강남권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1월에 각각 0.16%, 0.11% 하락하며 마이너스 변동률로 한 해를 시작했다. 이후 2, 3월에 접어들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매매가도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해, 2004년 2월과 3월에 각각 0.42%, 0.58%, 2005년 같은 시점에 각각 0.75%, 0.58%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가 급증한 지난해에는 1월부터 월간 0.81% 상승하며 이전과는 상반된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2월과 3월에는 각각 0.87%, 2.50% 큰 폭으로 오르며 비강남권 집값 과열을 예고하기도 했다. 결국, 2004년과 2005년 1/4분기에 각각 0.84%, 1.22% 상승하는데 그쳤던 이들 지역 집값은 2006년에는 같은 기간 4.23%의 급등세를 기록했다.
참여정부 초기인 지난 2004년과 2005년 1월에 각각 0.98%, 0.36% 하락하며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던 버블세븐 지역도 지난해에는 1월에만 2.28% 상승하며 연초부터 집값 급등의 조짐을 보였다. 2월에는 1.23%의 변동률을 보이며 오름폭을 줄이는 듯했지만 본격적인 해빙기로 접어든 3월에 다시 5.58% 급등해 버블세븐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버블세븐 지역 역시 2004년 1/4분기에는 1.25% 상승하는데 그쳤으나 2005년과 2006년 같은 기간 각각 4.89%, 9.31% 상승해 참여정부 임기말로 갈수록 오름폭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올해 봄철 집값은 어떤 양상을 띠게 될까? 우선, 올해 1월 한 달간 집값 동향을 살펴보면 강남권과 비강남권은 각각 0.68%, 1.60% 올라 지난해에 이어 상승장으로 새해를 열었다. 특히, 비강남권은 참여정부 들어 1월 월간 매매가 상승률로는 가장 큰 폭의 오름폭 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강남권과 비강남권 모두 상승장으로 연초를 시작한 경우, 2월에는 조정기를 거친 후 본격적인 이사철로 접어드는 3월에 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1월 집값이 약세장을 기록한 경우에도 2월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알 수 있다.
즉, 참여정부의 1/4분기 집값 동향을 살핀다면 올해 역시 강남권과 비강남권 모두 봄철 성수기 진입과 동시에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해야 한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집값 급등이 호가 위주의 상승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목을 죄고 있는 대출규제와 1.11대책, 1.31대책 등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나 발표된 메가톤급 부동산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올해 들어 시장에서는 실망매물이 출현하고 있고,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하락도 가속화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대출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강남권과 버블세븐지역 고가아파트는 물론이고, 지난해에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였던 비강남권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데서 올해 봄철 집값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서민들의 주거 불안정을 가중시켰던 전세시장은 올해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가 어렵게 됐다. 우선, 비강남권의 경우 지난 3년간 1월에 전세가가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3월까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미 1월 한 달간 0.81% 상승해, 참여정부 1월 전세가 상승률로는 최고의 오름폭을 기록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봄 이사철 시작과 동시에 전세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2004년과 2005년 1/4분기에 각각 -0.10%, -1.49%의 변동률을 보이며 전세가 안정세를 나타냈던 강남권도 2006년에는 같은 기간 5.00% 올라, 지난해 수도권 전역을 휩쓸었던 전세대란을 실감케 했다. 올해 역시 1월에만 0.53% 상승한 것으로 조사돼 비강남권과 함께 봄철 전세가 불안정의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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