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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잘나가던 노·도·강 금융위기에 거래 ‘올스톱’

[부동산뱅크 2008/10/17 - 조회:39351]

“몇 달째 거래가 한 건도 없어요”, “집값을 시세보다 내려도 사려는 사람이 없네요” 강북권을 대표하는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지역 일대에 있는 중개업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올 초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 시작된 서울 지역 집값 약세가 강북권 중소형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노·도·강의 집값은 올 초부터 9개월(1월~9월) 간 25%(3.3㎡당 986만→1,232만 원)가 올랐지만 금융위기가 찾아온 지난 한 주 동안(9월 다섯째 주~10월 첫째 주)은 0.26%(3.3㎡당 1,232만→1,230만 원)가 하락했다.

매수세는 금리가 오르던 5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10월부터는 거의 실종된 상태다. 도봉구 D공인 대표는 “지난 달까지는 그나마 1~2건 거래가 됐지만 금융위기로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부터 매물을 찾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도·강 지역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이유는 올 초 폭등한 집값과 대출금리 상승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중소형 아파트 비중이 높은 강북권 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린데다 정부가 뉴타운, 경전철 등 상반기 개발호재들을 쏟아내면서 이 지역 집값이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상승의 이유로 정부가 대출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강북권 매수세가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강북구에서 가장 먼저 반응이 나타났다. 현재(10월 6일 기준) 강북구 평균 3.3㎡당가는 1,152만 원으로 지난 7월 최고점(3.3㎡당 1,157만 원) 대비 0.41%나 떨어졌다.

실제 강북구 미아뉴타운에 위치한 SK북한산시티 79㎡는 3억 원 선으로 지난 7월에 비해 1,0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대형면적의 경우는 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각하다. 142㎡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5억 3,000만 원 선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4억 8,000만 선에 급매물이 나와도 팔리지 않고 있다.

미아동 B공인 관계자는 “DTI 등의 금융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실수요층 유입이 힘들어지면서 매수세가 줄어들었다”며 “대출금리가 낮아지고, 부동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이상 연말까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렇듯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은 도봉구도 마찬가지다. 도봉동 삼성래미안 76㎡는 지난 3월 3억 5,000만 원까지 거래가 됐었지만 현재는 3,000만 원이 하락한 3억 2,000만 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맞은편 도봉파크빌 105㎡ 역시 지난 5월 4억 1,000만 원 선에 팔렸지만 지금은 3억 7,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도 관심을 갖는 수요자가 없는 실정이다. 도봉구 창동 내 한 공인중개사는 “손님만 있다면 급매물로 나온 가격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서는 도봉구 집값이 이미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보고 있다. 올 초 도봉구는 신설~방학 간 경전철 개발과 창동민자역사, 법조타운 등의 호재로 집값이 폭등했다. 하지만 도봉구 내 개발호재와 상관없는 소형 노후 아파트까지 가격이 크게 올라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방학동 K공인 대표는 “도봉구의 경우 서울에서 돈 없는 서민들이 싸게 집을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었다”며 “하지만 개발호재와 무관한 쌍문동이나 도봉동, 방학동 구석진 곳까지 집값이 폭등하면서 주 수요층이었던 서민들이 돌아서게 됐다”고 말했다.

노원구도 급매물 위주로 집값이 하락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 지난 10월 6일 기준 노원구 3.3㎡당가는 1,286만 원 선으로 9월 마지막 주에 비해 0.12%(1,288만 원→1,286만 원)하락했다. 

주공3단지 76㎡는 올해 5월까지 3억 3,000만 원에 거래가 됐지만 9월 말에는 4,000만 원이 빠진 2억 9,000만 원에 팔렸다. 상계동 A공인 대표는 “노원구는 대출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노원구 집값이 분당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면서 수요자들이 더 이상 투자매력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