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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당산동 평화아파트 ‘쌍용예가’로 탈바꿈

[부동산뱅크 2008/10/15 - 조회:18312]

평화, 국내 두 번째로 전체 단지 리모델링
리모델링, 재건축보다 15%가량 ‘저렴’

지난 1978년 지어진 당산동 평화아파트는 지상 12층 3개 동 66~112㎡ 284가구로 구성됐다. 그 동안 평화아파트가 위치한 당산동3가 일대는 아파트가 부족한데다 기반 및 편의시설 등이 미흡해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하지만 당산동 일대에 있는 공장들이 하나, 둘 이주하기 시작하고 오피스텔이나 상업시설이 들어오게 되면서 편의시설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인근 안양천 정비사업 등을 통해 주거환경도 점차 개선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평화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이 일대 주택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오래된 단지가 대부분인 당산동3가에서 평화아파트가 리모델링을 추진함에 따라 새 아파트로의 변신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단지는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 역세권에 위치해 교통여건이 좋은데다 여의도 업무단지와도 인접해 있어 새 아파트가 들어선 이후 수요가 많아 질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기대하고 있다.

   <지난 8월 공사를 시작한 평화아파트 리모델링 공사현장>

이러한 평화아파트도 처음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리모델링조합(구: 재건축조합)은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를 설립해 재건축 사업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당시 안전진단 강화와 개발이익환수제 등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지난 2004년 강화된 안전진단을 끝내 통과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것. 설령, 안전진단을 통과했더라도 15층까지 층고제한을 받는데다 기부채납 및 임대주택의무비율 등의 규제도 적용돼 사업성이 전혀 없었다. 강태만 평화아파트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1:1 재건축을 한다고 해도 임대주택의무비율이 있어 조합원 중 약 20가구가 청산되는 상황”이었다며 “재건축으로는 도저히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리모델링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합측은 재건축을 접고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에 비해 추진절차가 간소하고, 안전진단에 대한 규제도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기부채납이나 임대주택의무비율 등의 규제가 없는데다 조합원들의 부담 비용도 재건축(평균 350만~400만 원 선)보다 15~26%(3.3㎡당 296만 원 선)가량 저렴했다. 한 입주민은 “재건축보다 부담금이 적고, 공사기간도 짧아 리모델링 사업전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평화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2005년 7월 리모델링주택조합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현재 철거단계에 있으며, 2010년 7월에 입주할 예정이다. 이 곳은 리모델링을 통해 면적 별로 최대 25㎡까지 넓어지게 된다. 개별주택형으로는 ▲57㎡가 71㎡로 ▲66㎡가 83㎡로 ▲72㎡가 94㎡로 ▲82㎡가 106㎡로 ▲92㎡가 114㎡ ▲99㎡가 124㎡로 ▲112㎡가 137㎡로 면적이 늘어나게 된다.

또 지상 주차장이 지하 2개 층으로 들어서면서 주차공간도 5배(58대→285대)가량 넓어진다.여기에 1층을 필로티 구조로 만들어 보행자 동선과 시선을 최대한 확보했고, 기존의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바꿔 소음차단과 내부공간 확대에 신경을 썼다.

평화아파트는 주거환경이 좋아지는 만큼 수익성도 높을 것이라고 인근 중개업자들은 전한다. 이 단지의 조합원 부담금은 3.3㎡당 평균 296만 원 선. 현 시세와 추가부담금을 고려할 때 112㎡가 가장 수익성이 높다.

137㎡가 되는 112㎡의 경우 현재 3억 8,000만 원 선으로 추가부담금 1억 6,240만 원과 금융비용 2,000만 원 가량을 합하면 총 5억 6,240만 원의 투자비용이 들 것으로 인근 중개업자들은 분석한다. 당산동 대한공인의 김미숙 대표는 “112㎡는 불경기의 영향으로 오히려 가격이 2,000만 원 정도 빠진 3억 8,000만 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며 “주변 동부센트레빌 135㎡가 7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리모델링 후 최대 1억 3,000만 원 가량의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소형면적의 수익성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71㎡로 면적이 늘어나는 57㎡의 경우 1억 9,000만 원 선으로 조합원 부담금 8,400만 원에 금융비용 1,000만 원 정도를 가정하면, 총 투자금은 2억 7,400만 원 선이다. 인근 금호어울림 72㎡가 3억 4,000만 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최대 6,600만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이처럼 평화아파트는 리모델링 후 높은 수익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는 최근 부동산 경기 불황과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매수세가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당산동 A공인 대표는 “소형 면적의 경우 매물이 잘 나오지 않을 뿐 아니라 수익성이 적어 거래가 잘 안되고 있다”며 “하지만 112㎡의 경우 물량이 풍부한데다 예상 수익이 커 한 달에 1건 정도 거래가 성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화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단점도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넓어진 공 간 만큼 동 간 거리가 좁아져 일조권이 좋지 못하고, 사생활 침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 골조를 유지한 채 내부 인테리어와 배관 등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로운 동 배치와 평면이 불가능해 재건축 아파트보다 평면이나 구성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리모델링의 경우 일반분양에 따른 수익성이 없다 보니 조합원 부담이 높고, 마감재나 건축자재가 안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평화아파트의 경우도 리모델링 사업이 끝나기 전에 프리미엄을 받고 팔려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성익 평화아파트 리모델링현장 소장은 “리모델링이라고 해서 마감재가 안 좋다는 것은 편견”이라며 “평화아파트는 시공원가 자체가 재건축과 비슷해 마감재가 질적으로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0년 7월 입주할 쌍용예가 조감도>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