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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여의도, 재건축 기대감 집값 ‘꿈틀’

[부동산뱅크 2008/03/31 - 조회:18996]

여의도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금융단지 조성 및 9호선 개통 등 여의도 내 추진 중인 개발호재들도 재건축 사업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다시 기재를 펴고 있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시장동향과 전망에 대해 알아본다.

여의도 아파트, 대부분 재건축 연한 ‘넘겨’
일반상업지역 재건축, 5개 단지 1,427가구

한국 삼권(정치ㆍ경제ㆍ언론)의 중심지인 여의도. 과거 이곳은 모래로만 이뤄진 하중도(모래섬)에 불과했다. 그러나 1968년 개발사업이 착수되면서 모래섬 여의도는 금융기업들의 마천루가 형성된 한국 금융의 메카로 발전하게 됐다.

한국의 맨허튼 여의도. 한국 경제성장의 일등공신인 이곳에서 최근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여의도에는 총 16개 단지 7,543가구로 대부분 1970년대 준공돼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후 2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이에 지난 2003년부터 재건축 이야기가  끊임 없이 나왔지만 참여정부 이후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추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최근 여의도 내 단지 주민들 사이에 더 이상 재건축 추진을 미룰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새 정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재건축 추진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 여의도 T공인 대표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재건축 용적률 규제가 시행되면서부터 침체기를 맞이했다”면서 “그러나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다시 재건축 기대심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일반상업지역과 일반주거지역 내 단지들로 나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상업지역에는 서울, 공작, 수정, 진주, 초원 등 5개 단지 1,427가구가 들어서 있으며, 일반주거지역에는 시범, 한양, 미성, 삼부, 목화, 대교, 장미, 화랑, 삼익 등 11개 단지 6,3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일반상업지역 내 단지들은 재건축 시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개발밀도가 높아 사업성이 뛰어나다. 일반상업지역 내 단지들 중 서울과 수정아파트는 추진위원회 승인까지 받은 상태로 사업속도가 가장 빠르고, 나머지 단지들은 아직 재건축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 단지 대부분이 400가구 미만으로 대지면적이 작은데다 개발이익환수제, 개발부담금 등 재건축 규제로 인해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의도 고밀도지구(일반주거지역) 내 단지들은 현재 용적률이 최소 145%(시범)에서 최대 250%(한양)를 이루고 있다. 이 단지들 중 시범은 현재 추진위원회 승인을 신청한 상태이고, 삼부와 미성은 주민들이 직접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개발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개발부담금 등 각종 규제의 적용을 받아 사업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이 단지들은 재건축 사업을 쉽게 진행 할 수 없어 규제가 풀리기까지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재건축 추진단지 호가 껑충
사업추진 ‘잰걸음’, 거래는 ‘잠잠’

여의도 고밀도지구에서는 시범아파트가 가장 먼저 재건축 추진을 재개했다. 이 단지는 용적률이 145%인데다 1,584가구로 단지규모도 커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현재 영등포구청에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5월께 승인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2005년부터 재건축 사업에 대한 추진 논의는 꾸준히 나왔지만 추진위승인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MBC사옥 옆에 위치한 수정아파트와 지하철 5호선 여의도나루역 역세권 단지인 서울 아파트는 2005년 추진위원회 승인까지 마친 상태로 사업추진에 있어 시범아파트보단 빠른 편이다. 여기에 이들 단지는 일반상업지역내에 있어 재건축시 높은 용적률(최대 800%)을 적용 받아 사업성이 뛰어날 것이라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단지(서울 192가구, 수정 329가구)는 단지규모가 작은데다 참여정부 당시 임대비율 조건 및 개발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를 받게 돼 사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주민들이 사업추진을 잠시 중단한 상태다. 여의도 수정아파트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새 정부의 재건축 정책에 대한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며 “재건축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형성되는 올 하반기쯤 다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삼부아파트는 리모델링을 추진하다 실용정부가 들어선 후 재건축 사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 단지는 작년 12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를 선정하고 리모델링 사업설명회까지 열었다. 그러나 주민동의율이 50% 미만이 되면서 리모델링 사업이 보류되었다. 이는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주민들이 재건축 사업 쪽으로 마음이 돌아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같이 여의도에서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게 된 배경에는 주변 개발호재들의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여의도 효자공인 강기영 실장은 “여의도 기존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서두르는 것은 2011년 여의도 국제금융단지가 들어서는 시점에 맞춰 사업을 완료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며 “7만 여명이 국제업무단지에 상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재건축 사업만 빨리 추진된다면 투자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이 추진된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범아파트 59㎡ 5억 5,000만 원 선, 79㎡는 7억 2,000만~7억 5,000만 원 선으로 지난 3개월 동안 매도호가가 5,000만~7,000만 원 가량 상승했다. 수정아파트도 76㎡ 7억~7억 3,000만 원 선, 165㎡는 12억 ~13억 5,000만 원 선으로 지난 1월에 비해 매도호가가 2,000만~3,000만 원 가량 올랐다.

리모델링 사업 중단된 삼부아파트도 가격이 상승했다.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서 오히려 가격상승이 이뤄졌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 단지 89㎡는 7억 4,000만~7억 6,000만 원에 가격이 형성됐지만 지난 1월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면서 7억 9,000만 원에 거래됐다.

반면 지난해까지 세금과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재건축 추진 움직임으로 인해 매수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평이다. 여의도동 태양공인 임동원 대표는 “지난해에는 문의가 한 건도 없었지만 올해 들어선 하루에 1~2통 정도는 온다”며 “재건축 이야기가 돌고 매수문의가 늘자 매도호가를 높이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현상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의도 재건축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여의도 J공인 관계자는 "5년 전에도 재건축 이야기가 돌았지만 주민들이 이권에 따라 여러 분파로 갈라지는 문제가 발생해 중단된 적도 많다”며 “재건축 사업 시 주민들간의 협력적인 문제와 개발이익환수제, 개발부담금 등의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기 전까지 사업추진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기자 JJH@neo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