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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살아서는 배산임수 사후(死後)에는 후손 곁이 명당

[부동산뱅크 2009/06/02 - 조회:7377]

“충북 음성 쪽에 내 묘자리로 쓸 땅 계약 할려고 하는데 어떻소? ” “평당 2만원씩 해서 2백평 정도 살려고 하는데”

지난 겨울 70대 중반의 건장한 노부부가 40대 후반의 중반의 막내딸과 함께 공휴일을 맞아 본인들이 묻힐 영원한 집인 묘자리 컨설팅차 회사에 내방하셨습니다.

풍수지리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기에 순간 당황했지만, 해당 필지 지번을 우선 물어보면서 추후 조사하는 걸로 상담을 이끌었습니다.

설령 좋은 땅을 싸게 샀더라도 살아생전에 아님, 사후에라도 후손들이 묘자리를 다시 팔아 시세 차익을 볼 용도가 아닐진데, 도무지 상담의 맥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30여분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노부부도 단지 풍수적인 문제 때문에 부동산 컨설팅 회사를 방문한 게 아닌 적정 매입가와 인근의 대체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방문한 것이였습니다.

말투로 보아 동향분인이라는 걸 눈치채시고 어르신 분들은 마치 친동생 대하듯이 살갑게 대해 줬습니다.

“선생님 저는 명당자리란 후손들이 자주 와서 문안 드릴 수 있는 곳이 명당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풍수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장소여야 하겠죠?”

말씀을 들어보니 자손들이 전부 서울과 분당 등에 몰려 사는데, 명절날 충청북도까지 내려가는데 부담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다 보면 차일차일 산소 가는걸 미뤄 일년에 두 번 명절 날마저 조상들 찾아 뵙는걸 잊고 집에서만 차례지내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옳거니, 바로 젊은이 말이 정답이네” 라고 노인분은 드문드문 나있는 치아를 내보이면서   큰 소리로 웃으셨습니다.   
마침 그분의 종교가 천주교인지라 혜화동 성당에 접수하게 큼 소개시키고 남양주에 있는   천주교 공원묘지를 예약하실 수 있게 도와드렸습니다.

미래가치보다 현재가치가 좋은 곳이 더 좋은 투자처일수도 60, 70대 어르신들이 회사에 방문오셔서 10년 후 가장 투자 유망한 곳을 물어보시면 난감하기 그지 없습니다.

10년이 지나면 어르신들 나이가 70,80세가 되는데 20억 원에 투자한 아파트가 운 좋게 50억 원대 이상의 아파트로 탈바꿈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0, 40대 분들이야 현재 조금 불편하더라도 향후 주변 환경이 좋아져 집값이 대폭 오를 수 있는 미래가치가 있는 곳이 현재 불편한 생활을 담보로 한 올바른 투자법이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60, 70대 분들이 단순히 미래가치만 보고 비좁고 불편한 재건축 아파트를 게다가 실거주로 구입하시기를 원하시면, 제 아무리 투자가치가 있더라도 극구 말리고 있습니다. 대신에 이왕이면 현재 가치가 가장 뛰어난 곳 즉 편리하고 쾌적하게 남은 여생을 누리면서 완만히 오를 수 있는 곳을 추천합니다.

대개 연세가 많은 분들은 자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산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바람직하지 못한 자산 관리로 여생을 불편하게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 상속문제로 후손들간의 분쟁의 씨앗만 만들어 줄 뿐입니다.

나이가 지극한 분들은 재산을 악착같이 모으는 것보다 그동안 모은 재산을 잘 관리하고 잘 배분해 주는 게 남은 여생동안 더  좋은 삶의 재테크방식인지도 모릅니다.      

“살아서는 배산임수가 명당이고, 죽어서는 후손들이 자주 찿아올 수 있는 곳이 명당인 것 같습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