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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부동산과 부모, 그리고 자식

[부동산뱅크 2009/08/05 - 조회:6258]

흔히 두고 쓰기를 부모 같은 자식 없고 형 같은 동생이 없다는 말이 있던가요. 옛날 가부장제 때부터 내려오는 말이기에 요즘은 별의미가 없다고 봅니다만 그래도 부모라는 그늘이 있는 것과 없는 건 많은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부모로부터 10원짜리 한 장 받지 아니한 체 자수성가한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부모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잘 사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부모는 자식의 언덕이라는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겁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들에게 주고 싶지 않은 부모가 있겠습니까마는 주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도 이해해야 하겠지요. 아무것도 남겨주지 못한 체 눈을 감게 된다면 하늘에 가서도 두고두고 후회를 하리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요즘 맨손으로 시작해서 집 한 채를 사려면 서울에서는 20년 쯤 저축을 해야 할 것이고 수도권에서는 15년, 지방에서는 10년 정도 일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를 언덕 삼아 등을 부비는 자녀들은 내 집 마련의 기간이 많이 단축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들로부터 받은 재물이 없다고 한탄하실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자신이 타고난 복이니까요. 부모는 비록 늙을지라도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만은 늙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자식의 손에 모든 것을 쥐어주고 싶은 부모의 깊은 마음- 부모가 돼 봐야 알게 될 것입니다.

황소가 언덕에 등을 부비 듯 부모는 자녀가 등을 부빌 수 있는 언덕이 되면 좋겠지요. 그렇게 되려면 부모는 자그마한 부동산이라도 가져야 하는데 그게 쉽지를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많은 부모들은 저 세상에 갈 때까지 부동산 재테크에 눈길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식은 외롭다>

필자의 경험담입니다. 이 글을 읽을 젊은 층 많은 분들이 필자의 젊은 시절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분들이 계실 것이기에 몇 줄 올려 드리고자 합니다. 쪽 째지게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났기에 타지로 공무원 임명을 받고도 차비가 없어 쩔쩔 맨 일이 있었네요.

무작정 직장에 부임하고 나니 잘 곳이 없어 숙직실 신세를 져야만 했습니다. 어차피 숙직실에서 잠을 잘 바엔 다른 직원들의 숙직을 대리로 해주었지요. 숙직을 대리로 해 주게 되면 꼭 일당을 주더라는 것입니다. 한 달 모은 돈이 월급과 같은 액수였다고 기억됩니다.

허허, 월급타서 모으고 숙직해서 일당 받고, 구내식당에서 밥을 해결하니 6개월 만에 월세 방 보증금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때 결혼을 하지 않고 그 생활을 몇 년 정도 더했더라면 돈을 쉽게 모을 수 있었을 터인데 총각한테서 홀아비 냄새난다고 어찌나 야단을 치는 바람에 결혼을 하고 말았네요. 그때부터는 돈을 벌수가 없었습니다.

그 후 전세금까지 모으는 세월은 여러 해가 걸렸습니다. 어떤 때는 1년에 이사를 두 번을 하기도 했었는데 인력거에 짐을 싣고 골목길을 가는 이사였습니다. 이삿짐 싣고 그 위에 어린애 싣고 가다가 포대기에 쌓인 어린애가 빠져 나가는 바람에 어린애 찾느라 땀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 언덕이 있었으면 등을 부빌 수 있었을 것이고 쉽게 일어설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필자는 타고난 복에 부빌 언덕이 없었으므로 외로운 월세와 소액 전세살이를 8년 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아파트나 공동주택이 없었기 때문에 단독주택의 사랑채나 옆방을 얻어 세를 살았었는데 주인집에서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면 어린놈들은 진돗개 코가 되어 주인집 밥상머리를 먼저 차지하는 바람에 난처할 때도 참, 많이 있었습니다.

<몸은 늙어도 사랑은 늙지 않는다.>

수십 번의 성상이 흘러 이제 나이든 부모가 된 입장은 어떨까요. 자식의 손에 많은 것을 주고 싶고, 더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표현이 솔직하다고 보겠습니다. 내가 줄 때 처는 곁에서 못 주게 하지만 처는 나 몰래 더 많은 것을 주더군요. 그게 부모의 마음이 아닐는지요.

나는 자식들에게 주고 싶고 또 주었지만 막상 내가 어려울 때는 자식들에게 손을 내밀 수 없는 심정-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실 겁니다. 나는 트럭으로 주었지만 바가지로도 받기 어려운 처지를 어찌 표현해야 할지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서울에 올라오는 날, 필자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내 자식들에게는 절대로 내가 겪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리라”고- 그리고 25년을 서울에서 살면서 의. 식. 주 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주거부문 증식에 많은 공부를 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자식들이 등을 부빌 수 있는 언덕이 되기도 했습니다만 그러다 보니 껍질만 남은 곤충이 되어 부동산을 부르짖는 허수아비가 된 느낌입니다. 그러나 지금도 주고만 있고 주고만 싶은 부모의 심정- 이게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

이 글을 읽는 자식들은 알고 계셔야 합니다. 나이든 부모에게 찾아오는 괴로움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돈과 건강과 외로움일 겁니다. 마음으로라도 효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부모들은 손자. 손녀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부모에게 부동산이 있다면 모른 체 하십시오. 하늘에 가실 때 부동산 가지고 가시는 부모는 어느 누구도 없습니다. 물론 자식들에게 피해를 주고 떠나는 부모도 계시는 걸 봤습니다마는 누구나 가실 때에는 양손을 펴고 가시게 되니까요.

<부모는 자식들의 언덕이다>

아직 금융위기가 완전히 가시지 아니하였다고 하기 때문에 머뭇거리는 분들이 많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위기가 다 가시게 되면 이미 때는 늦었다고 봐야지요.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소나기 지나가듯 하기 때문에 자칫 뒷북을 칠 수가 있게 되더군요.

지금의 투자처를 찾는다면 아직 값이 회복되지 않은 기존주택을 매수하심이 좋고, 아니면 수도권이나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를 매수하심이 옳다고 봅니다. 자녀들의 언덕이 되시고 싶다면 자녀 명의로 사 두시는 것이 유리하겠지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직장이 가까운 곳을 찾습니다. 주로 낡은 소형 아파트나 빌라를 찾게 되지요. 그러나 그건 재테크 면에서 별로 이롭지 않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거주지에 구애를 받지 않은 직장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이라면 수도권은 물론 전철이 닿는 충청권까지도 고려해 보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어디에 집을 사건 교통편을 보셔야 합니다. 버스가 되건 전철이 되건 교통은 혈관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니까요. 10분 거리에 그런 교통수단이 있는 곳이라면 입주 후 5년 동안 주택 수에 포함이 안 되고 양도세가 감면되는 미분양 아파트가 안성맞춤일 겁니다.

지금처럼 매수할 대상매물이 많을 때도 흔치 않습니다. 문제는 가격이지요. 또 초기 자금 부담이 적어야 합니다. 2010.2.11.까지 분양하는 신규아파트도 눈여겨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규제가 강해지면 어찌하나, 이자가 높아지면 어찌하나? 크게 걱정하실 필요 없다고 봅니다.

특히 노후를 생각해서 외곽지역의 좋은 주택을 고르시는 시기로는 지금이 적기라고 보여 집니다. 아차, 하는 순간 기차는 떠나는 수가 있더군요. 앞으로 주택은 크게 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망설일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노력하는 부모만이 자식들의 언덕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식들의 언덕이 되십시오.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윤정웅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