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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상가투자의 새로운 시각

[부동산뱅크 2011/07/26 - 조회:20821]

“누굴 바보로 아는 겁니까?”

나의 쏘아붙이는 말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조대표는 웃으며 나에게 물건을 다 봤으니 사무실로 다시 가자고 했다. 나는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밤잠을 설치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너무 컸다. 이런 물건을 좋다고 추천하는 조대표도 정말 뻔뻔스러운 사람 같았다.

그런데 조대표는 끝까지 자신만만이다. 나에게 사무실가서 내 이야길 듣고도 맘에 들지 않으면 다른 물건도 보여주겠다고 했다. 화가 쉽게 가라앉지는 않았다. 그래도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조대표가 뭐라고 하는지, 한번쯤 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도 아니라면 내 속에 있는 화를 쏟아 부을 생각이었다.

자리를 옮겨 다시 사무실로 돌아갔다.

아침에 먹은 커피가 나의 불편한 속을 뒤집어 놓는 듯해서 나는 냉수를 들이켰다.

조대표는 잠시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는 내가 마음을 추스리기 시작했을 때 말을 꺼냈다. 요지는 그 상가를 매입하자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그 흉물스러운 상가를 나에게 떠넘기려고 하는건지, 궁금해 이유가 들어보고 싶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대지지분이 24평인 상가를 지금 2억 6,000만 원이면 매입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변 지가에 비해서 1/3 수준도 안되는 저렴한 수준이라는 것도 덧붙여 설명했다. 그리고 그 상가를 리모델링을 통해 수익률을 창출해 주겠다고 했다.

리모델링? 리모델링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게 아닐까?

조대표는 계속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 서울에서 2~3억으로 투자할 수 있는 수익형 물건이 많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원룸 등을 매입해도 월세수입은 꾸준할지 모르겠으나 향후 자산가치 상승이 크지 않은 것도 단점도 지적했다.

그러나 내가 보고 온 상가는 장점이 많다는 것이다. 주변 금호동, 옥수동을 중심으로 재개발이 지정돼 있고, 이들 구역들이 재개발 후에는 이곳 시장도 연계돼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개발이 안되더라도 주변 지역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지가 상승이 이뤄지면, 이 상가의 가치도 분명히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어  “이 상가는 그동안 주인분이 관리를 하지 않으셔서 많이 낡아있습니다. 물론 1층은 주인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바빠서 그랬던 것도 있겠지만, 잘만 고쳐쓰면 입지적으로 임대는 충분히 빠질 거라고 분석됩니다”

나는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러면 리모델링을 하는데는 얼마나 들까요? “

조대표는 “많이 들어도 5,000만 원은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라고 했다.

내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임대는 직접 넣어주시는 겁니까?”

조대표 “물론입니다”

나는 아까 보고 온 상가에 대해 시각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불안한 마음이 오나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시 상가를 보러 가자고 했다. 조대표와 다시 시장으로 들어가 상가 앞에 섰다. 그리고 상가에 대해 다시 설명을 부탁했다.

조대표는 차분히 다시 이야기해줬다. 지하에 물이 차 있는 부분은 배관공사를 다시 하고 습기가 차지 않도록 방수와 환풍시설을 해놓으면 된다고 했다. 2층은 사무실로 쓰면 좋은 위치이기 때문에 페인트와 배선공사, 그리고 화장실를 수리하면 들어오려는 사람들은 많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지금 식당을 하고 있는 1층은 똑같이 요식업으로 하되, 전문업종으로 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일단 시장에는 먹거리가 많으니, 차별화시키기 위해선 죽전문점 등과 같이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든 업종으로 임대를 준다면 충분히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입지를 둘러봤다. 시장 초입 도로변에 있고, 이 주변에서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수요층도 주변에 아파트나 시장, 중고교 등이 있어 두터워 보였다.

그때 조대표가 말했다. 이 상가는 저를 믿고 투자해보시죠.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확답하기는 어려웠다. 3억 원이 투자하기에 큰 금액은 아니더라도 나에겐 전부인 재산이기 때문이다.

제5화 ‘상가를 투자하는 방법’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