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제2화 힘겨운 도전과 한번의 운명

[부동산뱅크 2011/07/26 - 조회:18083]

퇴직금으로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나에게, 아들의 부도 소식은 나 자신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우선 아들의 빚부터 청산해야 했다. 앞으로 아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해결해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40평형 아파트를 조금 저렴하게 내놓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아들 빚을 해결한 후 우리 부부는 당분간 아들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했다. 넓은 집은 아니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퇴직금만큼은 손을 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결국 퇴직금을 지킬 수 있었지만,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는 몇푼 남기지도 못하고 매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우리부부는 아들집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래도 내 퇴직금은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나의 노후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다시 힘들 내 투자처를 찾기로 했다. 3억 원 정도 되는 돈으로 투자처를 찾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  투자금이 적어서 그런지 매월 안정적인 수익은 나오지만 임대수익이 너무 낮았다.

그날 저녁도 인터넷에서 매물을 검색을 했다. 서울에서 3억 원대 상가매물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상가매물이 많은 곳을 보게 됐다. 금액이 저렴한게 많아 보여 무작정 연락을 해봤다.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허스키한 목소리. 자신감 있는 말투가 믿음직해 보였다. 나는 나의 상황을 간략하게 이야기하며, 투자물건을 구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나는 대답을 알고 있었다. 그동안 알아보고 전화드리겠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지만, 전화를 해 준 곳은 거의 없었다. 인터넷에서 보는 건 대부분 미끼매물이란 것도 알고 있었다.

확인매물? 웃기는 이야기다. 중개업자들은 절대 확인된 물건을 내놓지 않는다. 매물이야 말로 중개업소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이니까. 다른 경쟁업소에서 물건이라도 가져갈까봐 진짜 좋은 물건은 꼭꼭 숨겨놓는다. 그게 밥줄이니 이해는 된다. 그렇다고해도 3억 원이란 돈이 상가를 사기에 이렇게 작은 금액인 줄은 몰랐다.

그래서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했다. 어차피 내가 본 건 미끼매물일 가능성이 높을테니… 그래도 전화를 한 건 혹시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 찬반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다. 내 노후를 위해서라도….

그런데 내가 전화를 건 이사람. 나보고 물건을 보여주겠다고 오라고 했다. 지금까지 연락한 중개업자와는 많이 달라 보였다. 진짜 물건이 있냐고 몇 번이나 물었다. 그런데 물건이 있다고 한다. 혹시 사기꾼이 아닐지 의심됐지만 만나보는 건 크게 위험할 건 없으니 약속시간을 잡았다.

잠이 오질 않았다. 빨리 물건을 보고 싶었다. 내가 꿈에 그리던 투자물건을 만났는데, 아침 일찍 가서 보고 싶었다. 1시간이 마치 24시간처럼 느껴지는 저녁이었다.

제3화 ‘무너진 자존심’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