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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헛걸음

[부동산뱅크 2010/02/17 - 조회:4180]

김춘태: ”마방부동산입니다”
김윤옥: “네 수고하십니다. 다름이 아니라 은마아파트 문의를 하려는데요. 요즘 거래동향은 어떤가요?”
김춘태: “안전진단 실시한다고 해서 문의는 많은데 실제로 거래는 별로 없습니다.”
김윤옥: “아, 그렇군요. 그럼 지금 나와있는 물건은 있나요?”
김춘태: “네, 그럼요.”
김윤옥: “제가 부산에 사는데 그럼 당장 서울로 올라가 방문해도 될까요?”
김춘태: “네, 방문해주세요.”

윤옥씨는 그 날 저녁 남편 영관씨에게 자신이 살펴본 뉴스와 기타 자료들의 종합적인 내용을 설명하고 중개업소에 연락해 놓았으니 서둘러 서울에 올라가보자고 제안했다. 남들이 주춤주춤할 때 남보다 한 발 먼저 뛰어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했다. 더구나 나와있는 물건도 있다고 하니 올라가봐야 한다. 그 날 밤 윤옥씨는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겨우 잠이 들었다.

2009년 11월 겨울에 들어서는 어느 날
영관씨와 윤옥씨는 연락해놓은 대치동 중개업소를 방문했다.

박영관 ∙ 김윤옥: “수고하십니다”
김춘태: “네. 어서오세요. 어떻게 오셨나요?”
김윤옥: “어제 전화했던 사람입니다. 은마아파트 나와있는 물건있다고 하셔서 부산에서 바로 올라왔어요.”
김춘태: “아..아, 그러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분위기가 이상했다. 중개업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윤옥씨와 영관씨가 들어선 그제서야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한참을 찾아보고 이리저리 전화를 해보던 중개업자에게서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김춘태:”지금 당장 나와있는 물건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박영관 ∙ 김윤옥: “…”

새벽밥을 지어먹고 부산에서 비행기 타고 날아온 사람에게 너무한 대답이었다. 어제 오후에 통화했을 때 있다는 물건이 하루도 안돼 어찌 사라질 수 있나. 물건이 있다는 것은 무성의한 대답이었다. 문의전화만 많고 실제로 보러 오는 사람은 드문데다 부산이라고 하니 대충 있다고 대답한 것이 틀림없다.

영관씨와 윤옥씨는 맥이 빠졌다. 화도 나고 짜증도 났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다. 화를 낸다고 해서 이 중개업자에게 없는 물건이 생길리가 없지 않은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주변에는 무수히 많은 중개업소가 있다. 영관씨와 윤옥씨는 온종일 은마아파트 주변 중개업소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팔고자 내놓은 집은 없었다.

부부는 대충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하는 수 없이 부산으로 돌아왔다.

은마아파트 매입에는 실패했지만 윤옥씨는 서울에 올라가 여러 명의 중개업자를 만나며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강남 재건축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보기로 했다. 지난번과 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 부동산뱅크부터 찾아 들어갔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있었다. 역시 검색창에 무턱대고 ‘은마아파트’라고 쳐보며 무작정 찾아보기엔 한계가 있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지방 부동산 시장과는 차원이 다르다. 윤옥씨의 관심사인 재건축 관련 정보는 ‘재건축∙재개발’ 섹션에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꼼꼼히 사이트를 둘러본 후 윤옥씨는 당장 물건이 없는 은마아파트는 깨끗하게 포기하고 강남 재건축 빅3 중 하나인 개포주공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윤옥씨는 부동산뱅크에 나와있는 자료들과 보도자료들을 정리했다.
‘은마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개포동 주공아파트도 가격이 대폭 하락한 상태다. 한달 만에 가격이 5,000만원 이상 하락한 급매물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현재 거래는 뜸하다. 특히 개포주공1단지는 조합설립인가가 난 상태이고 다른 단지는 안전진단만 들어간 상태라 사업 진행속도도 훨씬 빠르다.’

자료들을 정리한 결과 윤옥씨는 개포주공 역시 거래가 뜸한 지금 발을 들여놔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고 하니 물건도 많을 것으로 보이고 재건축 사업 진행속도가 다른 단지들에 비해 빠르니 앞으로 수요가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재건축 사업이 끝나려면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하지만 입주가 시작되면 강남권 인기 단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윤옥씨는 부동산뱅크를 통해 중개업소 검색을 했다. 지난 번 중개업소와 같은 곳은 피하고 한 집 걸러 있는 수많은 부동산중개업소 중에 옥석을 골라내야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뱅크가 보증하는 가맹점이라면 믿을 수 있을 듯 했다.

지역전문기사에서 개포주공1단지를 전문으로 하는 정애남 대표의 인터뷰를 보니 신뢰가 갔다.‘정애남 공인중개소’에 전화를 걸었다.

☞ 제3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