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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세입자들의 위기

[부동산뱅크 2011/08/24 - 조회:26622]

지금부터 3년 전 어느날, 수원시 구운동 한 다가구 주택에 살고 있던 세입자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집주인이 사업에 실패하면서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서게 된 것이다. 다가구 주택에서 살고 있는 세입자들은 20가구나 됐다.

요즘도 마찬가지만 경매로 넘어가게 되면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것은 세입자들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전세 보증금을 지키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내가 관리를 해주던 전셋집이어서 모른척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세입자 20명과 나는 이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로 했다. 전세보증금 3,000만 원 정도로 20가구에서 총 6억 원의 전세금이 묶여있던 터였다. 은행이 경매로 넘기는 금액은 9억 원 정도였다. 건축업자였던 집주인은 2억 원의 대출을 갚지 못해 은행에 집이 넘어갔던 것이다.

세입자들은 경매가 유찰되기라도 하면, 전세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었다. 그래서 세입자들과 여러 의논 끝에 현재 경매로 나와 있는 집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세입자들은 은행에 찾아가 경매로 넘기지 않는 대신 부도대출에 대한 부분을 세입자들이 갚겠다고 했다.

은행에서도 빌려간 대출금만 받으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세입자들에게 대출금만 갚는다면 경매에 넘기지 않기로 약속했다. 세입자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투룸으로 되어있는 4가구가 1,500만 원씩, 나머지 원룸인 가구들은 조금 적은 875만 원씩 부담해 각각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을 매입하게 됐다.

그렇게 위기는 넘겼지만, 문제는 아직 있었다. 다가구 주택 특성상 주인들이 모두 동의를 해야 대출이나 매도 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재산권 행사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내 집 마련을 4,000만 원 정도에 해냈다는 것에 우선 만족해 했다.

그렇게 세입자들은 다시 안정을 찾았고, 나는 그들과 다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집을 관리해 주기 시작했다.

아차! 내 소개를 잊었다. 나는 최문환이다. 수원시 화서동에서 20년 가까이 부동산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상가, 주택들은 내가 모르고 있는 곳이 없을 정도다. 그런 나에게 아주 기막힌 거래이야기가 하나 있다.

혹자는 부동산 중개업을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입지분석부터 타이밍, 고객의 마음, 부동산의 미래 가치 판단까지 모든 것을 예상하고 일을 진행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최근에 이런 컨설팅을 해준 일이 생각난다. 그 거래는 시간과의 싸움이었고, 중개기술과 꾸준한 인맥관리, 부동산의 가치판단과 타이밍이 무척 필요한 일이었다.

제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