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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물 흐르듯, 집 불려가기

[부동산뱅크 2010/08/20 - 조회:19171]

역시 자식은 부모의 등골까지 앗아가는 것인가 보다. 생각지 못하게 부모님의 지원을 받고 나니 집을 매입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내가 처음에 와서 느꼈듯이 목동은 수준 높은 주거지역으로 미래가치가 있는 곳이다. 지금 사두면 이익일 것이다.

최민기: “집을 제가 매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응희: “아, 그러세요?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기로 하셨는지…”
최민기: “부모님께서 조금 도와주시고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받기로 했습니다”
박응희: “잘됐네요. 그렇지 않아도 집주인분께서 민기씨한테 미안해하고 있는데다 집은 빨리 팔아야 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계셨는데… 제가 가격 조정을 해보겠습니다”

집주인은 나에게 1,000만 원 낮은 2억 6,000만 원에 집을 팔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나는 전세금 1억 500만 원, 부모님께서 해주신 1억 원, 대출 5,000만 원, 내 보유현금 500만 원으로 전세로 살고 있던 집을 매입했다.

내 집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좋았다. 해본 적도 없는 집 꾸미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 사이 나에게도 아리따운 여자친구가 생겼다. 같은 회사의 협력부서에 근무하는 친구인데 자주 마주치고 업무를 같이 하기도 하니… 그 친구도 내 마음을 받아줘서 우리는 연애하기 시작했다.

집도 생기고 애인도 생기고… 서울 하늘이 핑크빛으로 보였다.

1년 반의 연애기간을 거치고 2004년, 나는 그녀를 5월의 신부로 만들어줬다.
신혼집은 내가 살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집에 차렸다. 집은 낡고 좁지만 그녀는 굉장히 좋아했다.

그리고 1년 후, 2005년
우리 둘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다. 그리고 나는 해외, 싱가폴 지사로 발령이 났다.

최민기: “집을 팔고 가야 하나 아니면 전세를 주고 나가면 되려나”
박민영: “쉽게 전세를 주고 가면 될 것 같은데… 당신 지사 근무 마치고 돌아오면 3~4년 후인데… 아이도 걸어 다닐 나이이고… 그 때와서 살면 조금 좁을 것도 같고…”
최민기: “그렇겠지? 지금 우리 둘이 살기는 괜찮지만 애 있고 그러면 언젠가는 집을 넓혀가야 하는데… 갔다 와서 그 때 갈아타려면 더 비싸지겠지?”
박민영: “아무래도 3년이면 물가상승률만 따져도 집 값 차이는 나겠지. 거기다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잖아”
최민기: “하긴… 이 집도 내가 산 3년 전과 비교해도 1억 원 가까이 올랐는데… 그럼 우리 나가기 전에 큰 평형을 사두고 가는 게 낫겠다. 전에 대출 받았던 5,000만 원도 반 정도는 갚았으니…”

2005년 7월 나는 7단지 20평형을 3억 5,000만 원에 매도했다.
그리고 7단지 저층 27평형을 전세 1억 9,000만 원, 4,000만 원 대출을 안고 5억 7,000만 원에 매입했다.

그리고 나는 아내와 함께 싱가폴로 떠났다.

3년 후 2008년 2월, 나는 귀여운 아들과 아내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5억 7,000만 원에 매입했던 우리집은 8억 원 후반대 시세를 형성하고 있었다.

박응희 대표에게 전화가 왔다.

박응희: “한국 들어오셨다고 해서 전화 드렸어요. 시간 되시면 사무실 한번 들려주세요”

며칠 후 나는 퇴근길에 박 대표의 사무실에 들렀다.

박응희: “어서오세요. 얼굴 좋아지셨어요. 아기는 태어났죠?”
최민기: “네. 아들이에요. 요즘 한창 걷고 뛰고 해서 정신이 없습니다”
박응희 “축하드려요. 좋으시겠어요”

잠시 안부대화를 나누고,

박응희: “지금 집… 많이 올랐는데.. 알고 계시죠?”
최민기: ‘네. 그 때 사놓고 가길 정말 잘했어요. 기분이 좋네요”
박응희: “그래서 말인데… 35평형이 아주 급한 매물이 나왔어요. 매도자가 급하게 현금이 필요하신 분이라서 무조건 집을 팔아달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딱 민기씨 생각이 났어요. 지금 민기씨 가지고 계신 27평형을 팔고 35평형으로 갈아타시는 것이 어떤가… 싶어서요” 

제4화 부동산, 흐름을 타야한다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