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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전세 살고 있는 집, 내 집 되다

[부동산뱅크 2010/08/20 - 조회:19393]

박 대표는 잠시 통화를 해보고는 집을 안내해줬다. 혼자 살기에 좋은 크기에 오래된 아파트지만 수리가 깨끗하게 돼있는 상태라 마음에 들었다.

2001년 7월, 나는 목동 신시가지 7단지 고층 20평형을 500만 원 낮춘 1억 500만 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회사도 가깝고 원룸보다 환경도 좋아서 이제야 살맛이 난다. 조용하고 안정된 분위기에 이제 서울 생활도 적응이 된다. 그렇게 생활한지 1년 3개 월 후 즈음…

2002년 10월 가을 어느 날

김주인: “저기 민기씨, 내가 집을 팔려고 하는데…”
최민기: “아, 그러세요? 갑자기 무슨 일로… 아직 제 전세계약 기간이 안끝났는데…그럼 저는…”
김주인: “그 전부터 이민 준비는 해왔는데 올 해 말에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너무 걱정하지는 마세요. 당연히 계약기간대로 내년 여름까지는 살 수 있도록 할꺼니까요”
최민기: “그럼 내년 여름에 나가야 하는 건가요? 저는 재계약해서 계속 살 생각이었는데…”
김주인: “그게 그렇게 될 수도 있을 듯 하네요. 새 주인이 입주를 하거나 보증금을 올려 받을 수도 있고요”

나는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내년에 이사를 해야 한다니… 나는 한 곳에 머물면 꾸준히 있는 타입이라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도 동네 학원에 한번 다니면 아무리 좋고 큰 학원이 생겨도 그냥 한 곳만 줄곧 다니곤 했다.

집 찾을 때 도움을 준 박응희 대표를 찾아갔다.

최민기: (문을 들어서며) “바쁘세요?”
박응희: “아니요. 괜찮아요. 어쩐 일이세요 이쪽으로 앉으세요”

자리에 앉았다.

박응희: “아, 집 때문에 오셨구나. 주인 분이 파신다고 하셔서…그런데 걱정 마세요. 계약 기간까지  아무 문제 없으니”
최민기: “네, 얘기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재계약하고 이 집에서 계속 살 생각이었는데… 내년 여름에는 나가야 할 판이네요”
박응희: “새 주인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럴 가능성도 있죠. 그리고 요즘 전세가도 오르고 있어서 아마 전세금도 올려달라고 할겁니다”
최민기: “벌써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조금 심난하네요. 이 집에 들어와서 서울생활에 겨우 안정을 찾았는데…”

박응희: “아, 그러시겠어요. 그러면 혹시… 이번 기회에 지금 살고 계신 집을 매입하시는 건 어떠세요?”
최민기: “제가요?”
박응희: “네. 지금 주인분께서 2억 7,000만 원에 내놓으셨는데… 가격 조정을 조금 해서 민기씨가 매입하는 것도…”
최민기: “그만한 자금이 없는데…”
박응희: “대기업, 안정된 직장에… 현재 크게 지출하는 부분도 없으니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최민기: “그건 생각을 조금 해봐야겠습니다”

집으로 돌아왔다. 직업이 안정적이긴 했다. 크게 지출하는 부분도 없다. 차도 없고 애인도 없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정말 한 달에 내가 쓰는 돈은 월급의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1억 6,000만 원씩이나 대출을 받을 수 있을까. 이자부담이 너무 큰데…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다. 이러한 내 사정을 말씀 드렸다. 손을 벌리려고 전화를 드린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부모님께서 1억 원을 해주시겠다고 했다. 가지고 계신 땅 중에 일부분이 이번에 도청에 수용이 돼서 보상금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대신… 빨리 장가가고, 장가 갈 때 아무것도 해주지 않겠다”라고 하셨다.

제3화 물 흐르듯, 집 불려가기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