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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웅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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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과하게 드시고 고생해본 적이 있으시겠지요. 사람뿐 아니라 영양을 섭취하는 모든 동. 식물들은 과식을 하게 되면 한동안 소화불량에 걸려 비실비실 하더군요. 그러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일을 종종 보게 되는데 요즘은 부동산 시장이 과식을 한 탓인지 그 후유증이 상당히 심하게 보여 집니다.

20일전 5억을 깎아주는 미분양 아파트도 있다는 칼럼을 올렸더니 어느 독자 분께서는 메일을 보냈더군요. 그 아파트가 어디에 있는 어느 아파트냐고? 20억에 분양을 하다가 1층에 한해 5억을 깎아준다고 하는데 글쎄요, 1층을 분양받기 위해 15억을 마련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깎아주는 데는 다 이유가 있거든요.

이 세상에서 가장 욕심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건설회사가 아닐는지 자문자답해 봅니다. 일단 초기분양률이 50%를 넘을 거라는 예상이 서게 되면 분양을 하고 보더군요. 나중 50%야 삼수갑산을 갈망정 말입니다.

또 호재가 손톱만치만 보여도 밀어내기 분양을 해왔음이 사실일 겁니다. 잘 팔릴 때는 서민들에게 바가지 씌우고, 미분양 쌓이게 되면 죽겠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정부에 손을 벌리지요. 그럴 때는 꼭 세제혜택이 포함된 미분양 특별대책을 내노라고 사정하더군요.

이유야 어찌됐건 요즘은 서울이나 수도권이나 지방이나 미분양 아파트 때문에 건설회사들이 비실비실 한답니다. 건설회사 하나가 무너지면 관련 하청업체들이 400개 정도 함께 쓰러지는 도미노현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결국은 하청업체에 근무하는 서민들만 죽어날 판인데 이 일을 어찌해야 좋을까요.

건설사들은 자구책으로 분양대금 할인을 하기도 하고 초기 자금비율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건을 바꾸어 분양을 하고 있음이 매일 눈에 들어옵니다만 글쎄요, 호주머니가 비어 있기 때문에~ 외제승용차까지 덤으로 주는 곳도 있다지요? 그러나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식으로 덜컥 도장 찍을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프리미엄 보장제는 도깨비장난-

모델하우스를 가시게 되면 3천만 원, 5천만 원 프리미엄 보장제라고 써 붙인 커다란 글씨를 보셨을 겁니다. 또 이런 조건으로 분양을 받으신 분도 계시겠지요? 프리미엄 보장제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꼭 할인이 될 것 같지만 내용상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입주 때 원래 분양가를 밑돌게 되면 3천 또는 5천만 원을 깎아준다는 조건과, 입주 때 3천 또는 5천만 원의 시세상승이 없을 때에는 3천 또는 5천만 원을 받지 않겠다는 뜻인데 해석하기가 여간 애매하다고 봐야 하지 않겠는지요. 시세가 조금만 상승을 하게 되면 낼 돈 다 내야 된다는 뜻도 되겠군요. 하하,

입주 때 시세측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근거와 잣대로 원래 분양가를 밑돈다고 해야 할지, 뭘 기준으로 원래 분양가보다 시세상승이 있다고 판단해야 할지 어렵다는 뜻입니다. 분양한 회사에서는 자기들 유리 할대로 해석할 테니 말입니다.

따라서 어떤 잣대로 계산을 하던지 시세가 분양가를 밑돌게 되면 몇 천만 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겠으나 조금이라도 상승이 되었다면 할인혜택을 볼 수 없겠지요. 막연히 할인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시세에 어느 정도 미치지 못할지 어느 정도 시세를 초과하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므로 이런 프리미엄 보장제 조건을 붙여 분양을 했던 아파트는 입주 때 건설사와 수분양자들 간에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입니다. 건설사에서는 “분양가를 회복했다.” 수분양자들은 “아니다, 분양가에서 한참 모자란다.” 라고 할 테니 말입니다.

-5% ~ 20% 할인은 기회일 수도-

현재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장들을 보면 대개 적게는 5%, 많게는 50%에 이르는 미분양을 안고 있음이 사실일 겁니다. 미분양이 많이 남게 되면 우선 자금이 돌지 않아 다음 현장에 갈 수도 없으려니와 하청업체까지 연쇄부도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이라도 해서 분양을 하려고 하거든요.

실수요자나 투자자들로서는 이럴 때 좋은 물건을 잘 잡으면 나중에 웃을 수도 있겠지요. 입주기간이 1년 이상 남았거나 할인 폭이 큰 미분양으로서 입지가 좋거나 호재가 있는 곳인지를 잘 살펴보십시오. 진흙 속에서 옥을 줍는 거나 다를 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잘못짚어 장기미분양 현장을 선택하거나 호재도 없는 100-200세대 정도의 아파트를 선택하게 되면 입주 때 손해를 보게 되겠지요. 2-3년 전에 분양했던 미분양 현장들은 분양가도 높지만 입주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런 미분양은 자금마련에 시일이 촉박하기도 하지만 우선 살고 있는 집이 팔리지 아니하여 자칫 두 채가 돼버릴 수도 있으니까요.

요즘 할인 폭은 대개 1층이나 2층에 몰아주고 있음이 특징일 겁니다. 원래 분양가가 10억이었을 때 15%할인을 하게 되면 할인금액이 1억 5천만 원인데 이 돈이 어디 작은 돈인가요. 저층이라 하지만 실수요자로서는 눈여겨 볼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저층도 단지를 녹색단지로 잘 꾸미기 때문에 좋은 아파트들이 많더군요. 지상에 차가 없고, 큰길가가 아닌 단지는 1-2층도 투자성이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히려 저층일수록 조망이 좋고, 조경이 아름다운 아파트들도 많이 있으므로 막연히 높은 층만 선호하는 일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덤으로 주는 사은품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미분양을 안고 있는 건설사들은 분양가 할인 외에 승용차, 냉장고, 텔레비전 등 경품을 주고 있지요. 보통 천만 원 남짓한 승용차나 몇 백만 원 정도의 경품을 주기 때문에 금액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아니합니다. 물론 경품 때문에 아파트 분양받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만,

경품보다는 원래 분양가에서 할인해 주는 폭이 커야 실속이 있다고 볼 수밖에요. 어느 회사에서는 7천만 원짜리 외제승용차를 준다고 합디다마는 그런 아파트는 원분양가가 수십억 정도로 높기 때문에 사실상 서민들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분양에서 청약제로가 돼 버리면 차라리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접어 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억지로 분양했다가 나중에 미분양이 남게 되면 하는 수없이 할인분양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꼭 한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지요. 이미 분양을 받았던 수분양자들이 반발을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제 가격 주고 분양 받았는데 왜 늦게 분양받은 사람에게는 싸게 파느냐고?”

할인분양은 남아있는 물량을 분양하는 것이므로 대개 향이 좋지 않거나, 비로열동이거나, 층이 낮은 게 흠일 것입니다. 건설사들은 이런 점을 어필하면서 기존수분양자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그 마찰이 심하여 현장 나름대로 애로가 있다고 하더군요.

요즘 토지시장은 더 죽겠다고 소리치던가요. 경기는 미지근하고 물은 끓지 않습니다. 유동성은 풀릴 만치 풀렸지만 부동산 시장의 겨울은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소화불량에 걸린 주택시장일지라도 서민들이 접근하기에는 아직도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오는 봄 막을 사람도 없고, 봄이 오면 꽃은 피겠지만, 서민들이 마음 놓고 집을 살 수 있는 봄은 언제 오게 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매수시기로는 적기라지만 마음에  맞는 떡은 없고, 양도세 감면을 연장해 주는 지방 미분양은 생활권과는 거리가 있고, 보금자리는 숫자놀음에 불과할 뿐이니까요.

그러나 사람팔자 시간문제라고 하지 않던가요. 지금은 당신의 어깨가 좁아 보여도 곧 넓어 보일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내 집 마련 문턱에서는 늘 계산기만 두드리게 되던가요? 부족한 돈은 세월에 맡겨야지요. 금년 여름 소나기 쏟아질 때 돈벼락이나 맞읍시다.

윤정웅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