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뱅크 2008/10/28 - 조회:5,568]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공무원들의 쌀 직불금 횡령 파문이 최근 세간의 주목을 끌면서 농지를 소유한 부재지주들의 합법적인 절세 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그 중 한국농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은행을 이용한다면 직접 농사를 짓지 못하는 부재지주라도 일정기간 경과 시 양도세 중과를 벗어날 수 있어 새로운 재테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부동산뱅크가 농지은행을 이용한 합법적 절세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농지은행이란 이농을 하거나 부득이한 사정에 의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민들의 땅을 위탁 받아 전업농들에게 매매ㆍ임대를 해주는 곳이다. 원래는 농민들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지난 2008년 2월 22일 부재지주라도 농지은행에 8년 이상 농지를 위탁한 경우 양도세가 일반과세 되도록 소득세법이 개정돼 자경여건이 안 되는 부재지주들에게 새로운 절세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지은행은 크게 4가지 사업 방식으로 운영된다. ▲ 위탁 받은 농지를 임대해주는 농지임대수탁사업 ▲ 위탁 받은 농지를 매도해주는 농지매도수탁사업 ▲ 농가의 부채상환을 돕는 경영회생지원사업 ▲ 비축한 농지를 임대ㆍ매도하는 농지매입비축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부재지주가 절세를 위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농지임대수탁방식이다.
그러나 누구나 이러한 방법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지은행은 실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지에 대해서만 위탁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이 보유한 농지의 토지이용계획확인서를 미리 검토한 후 해당 농지가 전ㆍ답ㆍ과수원 등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지목으로 표시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해당 농지가 투기의 우려가 있는 도시지역과 계획관리지역 및 개발계획구역(또는 예정지)에 위치하면 위탁이 불가하며, 일정 규모(농업진흥지역 1,000㎡, 진흥지역 밖 1,500㎡) 미만의 소규모 농지 역시 맡길 수가 없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 구역 내 농지는 2년 간의 토지이용 의무기간이 지나야 위탁이 가능하므로 자신의 농지가 이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조건을 충족했다 하더라도 공고 후 두 달 내 적당한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는다면 신청이 반려된다. 이런 경우 6개월 동안은 재신청이 불가능하다. 임차인이 구해지지 않는 주된 이유는 농지 경사율이 심하거나 토질이 안 좋아 농사짓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신청 전 농지개량을 통해 농지를 농사짓기 수월한 땅으로 만들어 놓는 것도 임차가 쉽게 이뤄지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농지은행을 통해 농사를 지을 임차인이 구해지면 농지은행은 땅 주인과 임차인 사이에서 계약기간, 임차료 등을 결정하게 된다. 임차료는 주변 농지의 임차료 수준을 기준으로 지역별 상한을 넘지 않는 선에서 당사자간의 협의로 이뤄지고, 위탁인은 매년 지급약정일에 일정한 임차료를 지급받게 된다. 연간 임차료는 설사 임차인이 납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공사가 대위 지급을 보장하기 때문에 대금 연체의 위험이 없는 특징이 있다.
다만 위탁인이 지급 받을 임차료는 임차인이 지불한 임차료에서 공사에 지불하게 될 수수료를 공제한 잔액이 된다. 수수료는 위탁 농지 면적에 따라 임차료의 8~12%로 결정된다. 임차료가 결정되면 최소 5년의 임대계약이 맺어지고, 계약기간은 최장 기간에 대한 제한 없이 계속 연장 가능하도록 체결된다.
계약이 마무리돼 8년 이상 이를 유지한 경우 세율 60%라는 양도세 중과에서 벗어날 수 있다. 피치 못한 사정으로 계약이 중간에 해지 된다고 하더라고 재신청이 가능, 이전의 위탁기간을 포함해 8년이라는 기간만 채우면 양도세가 일반과세 될 수 있다.
만약 위탁자가 계약기간 중 본인의 잘못으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하게 된다면 일정한 위약금을 임차인에게 내야 한다. 위약금은 남아있는 계약기간 동안 위탁자가 받을 총 임대차료의 20%로 계산된다. 이는 임차인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에도 같게 적용된다.
한편, 위탁신청을 하려면 농지임대위탁신청서, 등기부등본, 토지대장등본,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하며, 이는 한국농촌공사 농지은행팀에 방문 또는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부동산뱅크 김경진 기자 myoversun@neo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