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여러분은 살면서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사시는지요?

저는 아직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기 보다는 일단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경제력과 화목한 가족,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 요정도가 제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네요..아직 오롯이 성숙한 인간이 되기에 멀었지요?

어려서부터 용돈을 벌어 쓰고 뭐든지 혼자 알아서 하던게 몸에 배여서 그런지 제 성격이 그런건지 저는 나이가 들수록 유독 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네요.
현재 맞벌이 부부로 세전 수입이 1억원 가까이 되지만 마음속에 돈에 대한 여유가 생기질 않고 욕심만 차오릅니다.
저도 저의 이런 모습에 당황스럽네요.. (악성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다들 사는게 다르니까요)

학창시절부터 앞만보고 달려오다보니 그 때 꿈꿔왔던 게 이루어지고 나면 더 큰 걸 바라보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갈 생각을 하니 현재 모습에 만족을 못 느끼고 생활에 여유가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다보니 돈에 대한 일종의 확고한 믿음이 생겨버린 것 같습니다. 가족간의 화목도 결국은 일정 정도의 경제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테니깐요...

저는 일찍 결혼하여 주위 친구들보다 동기들보다 훨씬 빨리 기반을 잡고 있습니다.
남편과 합심하여 부모님 도움없이 결혼 1년만에 집을 구입했고, 3년간 이자를 열심히 지불하며 빚 갚는게 저축이라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불행히도 부동산 활황기에 구입하여 침체기가 되자 이자낸거와 집값 하락한 것이 생각나 속이 많이 쓰렸지만 내 집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크게 후회는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도 벌써 5살이 되었으니깐요..

집에 대한 대출이 많아 주위에서 우려가 많았고, 집없는 친구들은 은행돈 빌려 집 산거 이해안된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했지만 이자를 다 지불하고 원금도 2000만원 정도 매년 갚아나갔으니 빠듯하긴 했어도 생활하는데 크게 어려움없이 꾸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둘째가 생기고 더 나은 주거지로 옮기기 위해 집을 알아보다가 급매로 나온 집이 너무 마음에 들어 작년 말 계약을 해버렸습니다. 그 뒤 바로 살고 있던 집을 매매로 내놓았지만 시세보다 몇 천만원 싼 급매가 아니면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거래가 안되어 2달 넘게 안팔리자 저희는 할 수 없이 전세로 내놓았고 이틀만에 전세계약을 마쳤습니다.

본의 아니게 1가구 2주택(아파트 32평)이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주식 수익금 1억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주식도 최고점 대비 50% 하락했을 때 팔게 되니 사람 심리가 너무 손해보고 판 것 같아 속이 많이 쓰립니다. 잔금 땜에 다 팔았는데 지금 많이 올라있거든요.. 사람 심리란 참 .. 수익을 많이 내고 팔았는데도 손해봤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니 제가 생각해도 참 거시기하네요..)

암튼 저희가 가진 자본금이 너무 작아서 1가구 2주택은 꿈도 못 꿀 상황이었지만 현재 대출금리가 낮고 전세 내준 것을 대출 상환하고 나니 이자가 1주택일 때와 동일했습니다.. 그래서 질러버렸지요. 대출이자가 같아지는 것이 지금도 신기하기만 하네요. 3년 전에 안정적으로 한다고 고정금리로 받았는데 대출금리가 높아서 저희가 고금리를 지불하고 있었거든요. 중도상환수수료도 높아서 상환도 많이 안되고..변동금리로 할걸 후회막심이었습니다.

현재 상황이 제3자가 봤을 때는 완젼 하이 리스크죠..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거라는 믿음과 제 욕심이 결합된 결과지만 어쨌든 일이 그리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처음에는 솔직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가 이 나이에 전세 세입자를 받게 되다니 하면서 말이지요.. 그리고 새로 이사간 집도 너무 맘에 들어서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는 생각이 나의 하루 중 재테크, 돈, 수입/지출 계획 계산 요런거에 쓰는 시간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많은 일들의 판단 기준이 돈, 기회비용, 수익 요런거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정치라는 게 사람 사는곳에 모두다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보니 계산하며 사는게 습관처럼 되버리더라구요..
세상에 대해 알아가며 떼가 많이 묻어가는 거겠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제 모습에 낯설기도 하고 이게 잘하고 있는건가 의문도 들고 요즘들어 제가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부모님께서는 과도한 이자부담은 생활하는데 짜증을 유발하고 좋지 않으니 주식 수익금으로 빚 어느정도 정리하고 편하게 저축하며 살라고 하시는데 그렇게 하겠다 굳게 마음먹었다가 결국 현금가치하락과 투자에 대한 낙천적 희망을 품고 정 반대로 해버렸답니다. 이자 그대로 나가는거 아시면 역정 내실거에요... 향후 부동산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저희부부 판단 미스였다는걸 빡시게 감당해야겠지요

이자로 인해 생활하는데 굉장히 쪼들리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래도 쫓기는 마음에 저 스스로 타이트하게 생활할 건 분명하고.. 앞으로 계속 이렇게 살아서 부자를 향해 달려가는게 좋은건지, 아님 주위 친구들처럼 여윳돈 저축하며 좀 널널하게 여유있게 사는게 좋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을 위해 지금 고생한다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내가 너무 젊은 나이에 돈돈돈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혼란스럽네요.. 그리고 부동산시황, 경제뉴스, 국제뉴스 등 이런저런 신경쓰며 살다보니 좀처럼 마음의 평화가 잘 찾아오지 않네요. 현대인들은 모두 이렇게 사는건가요? ㅡㅡ;

그리고 집 사느라 일으킨 대출을 모두 다 청산하는데 10년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장기저축, 보험 등을 제외하고 당장 찾아쓸 수 있는 현금 2천 정도 통장에 꼽아놓고 살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돈 들어오는대로 생활비하고 대출 원리금 상환하는데 다 쓰다보니 항상 쪼들리는 느낌이네요..

마음이 부자가 되려면 어느정도 도를 닦아야 가능할까요? 개인마다 생각이 다 틀리니 정답은 없겠지요? 저는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헷갈립니다.

두 아이 엄마 노릇도 잘해야 되고, 아이도 반듯하게 키워야하고, 회사에서는 중추역할을 담당할 재목으로 커주길 기대하고, 어려운 시댁에 도움도 드려야 하고, 빚도 갚아야 하고.. (나이 드신 분들 존경스럽습니다. 그 세월이요..)

에효.. 머릿속이 여유있을 날이 없네요~ 지금 임신중이라 좀 더 예민한 것 같네요.
주절주절 말이 길었습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건지 문제가 있는건지 헷갈려서 글을 한번 써봤습니다..
조언 주실 게 있으면 알려주십시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