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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급등 주도 두 지역 올핸 딴 판
과천은 상승세 반전, 구리는 하락세 지속

2006년 하반기는 서울.수도권 집값이 급등한 때였다. 지역을 막론하고 아파트값이 들썩이자 무주택자들이 “집값이 미쳤다”고 아우성치기도 했다. 당시 서울.수도권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곳은 경기도 과천과 구리시였다.

이후 2007년에는 상황이 바꿔 두 곳 모두 다른 수도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 각종 규제 강화와 실물경기 침체로 지난해까지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요즘 과천과 구리 지역 아파트시장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리시는 하락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과천은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과천 올해 집값 꽤 올랐네

지난해까지 낙폭이 컸던 과천 집값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올 들어 2월까지 0.48% 올랐다. 경기지역 전체 아파트값이 같은 기간 0.94%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2006년 하반기 과천 인근에 강남 대체 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과천 집값이 들썩였던 상황과 흡사하다.

과천 집값 상승세는 재건축 단지가 주도했다. 이곳 재건축아파트값은 올 들어 3.58% 뛰었다. 2월 한달 동안에만 1.28% 올랐다. 반면 일반아파트값은 한달 새 0.18% 내렸다.

실제로 과천시 별양동 주공2단지 59㎡는 지난 한달 간 5000만원 올라 7억3000만~7억50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는 2006년 말 평균 10억원 선을 형성했다가 이후 값이 계속 내려 지난해 말에는 6억3000만~7억원 선에서 매물이 나왔다. 원문동 주공2단지 52㎡도 지난해 말 5억원대 후반에서 지금은 6억2000만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다.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서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이 서울 강남권에 이어 과천으로까지 번진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과천시 별양동 이화공인 오순정 사장은 “올 초 잠실과 압구정동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자 과천에서도 급매물이 팔리면서 집주인들이 일반 매물 호가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최근 낙폭이 컸던 과천 집값이 이제는 바닥이 아니겠느냐는 수요자들의 판단도 호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별양동 고려공인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집값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가 유입되면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반등 폭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구리에선 "급매물도 잘 팔려요"

반면 구리지역 아파트 매매시장은 너무 조용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집값 약세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가격 하락에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매매 거래도 끊겼다. 구리시는 2006년 하반기 지하철 8호선의 구리 연장 호재와 수택.인창동 일대의 뉴타운 사업 개발 기대감에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탔던 곳이다.

토평동 토평상록 115㎡는 3억8000만~4억5000만원 선으로 지난해 말 수준 그대로다. 인창동 동원베네스트 105㎡ 평균 시세는 3억2000만~3억6000만원 선. 6개월 전보다 1000만~2000만원 가량 빠졌다. 이 아파트 급매물은 3억원 선에도 나와 있지만 잘 팔리지 않는다. 인근 다우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 많이 떨어져 이제는 오를 법도 한데,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고 전했다.

과천, 가격 본격 회복은 “글쎄요”

과천의 현재 상승세가 이전과 같은 급등세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과천시 중앙동 대영공인 박종찬 사장은 “급매물은 소진됐지만 본격적인 활황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추격 매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강남권 집값 상승세도 주춤한 상태인 데다 금융위기 불안감도 가시지 않아 반짝 장세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조철현 기자 cho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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