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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상업지구 투자할 만

부동산 / 고수에게 듣는다 (마지막회) / 봉준호 상명대 글로벌부동산대학원 초빙교수


“날씨는 무덥지만 부동산시장은 한마디로 ‘겨울’입니다. 그나마 규제가 완화되면 나아질 걸로 기대했지만 고유가에 ‘스태그플레이션(Stag flation·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이라는 다크호스가 등장하면서 회복이 요원해졌어요.”

봉준호 상명대 글로벌부동산대학원 초빙교수는 현 부동산시장을 진단해달라는 질문에 고개부터 저었다. 특히 부동산시장을 옭아매는 4대 규제 얘기부터 했다.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 대출 규제, 마지막으로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종부세다. 그는 “사실상 정부가 개구리 몸통을 잡고 있는 격”이라는 비유까지 했다. 아무리 호재가 몰리고 수요가 탄탄한 지역이라도 4가지 규제가 얽히고설켜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다 최근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부동산시장 회복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남 집값이 주춤한 가운데 강북, 소형 아파트가 상승세를 타는 등 부동산시장 탄력도가 살아있었는데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빗겨나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3차 오일쇼크’ 우려와 함께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서 탄력도가 낮아졌어요. 그나마 지역별로 탄탄했던 수요가 급감하면서 거래가 끊겼지요. 흡사 IMF 외환위기 시절 같은 양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중견 건설사 부도 러시’ 와야 규제 완화될 것

앞으로 시장이 회복될 가능성은 있을까. 그는 건설사 부도 흐름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한다.

“92~97년 한양, 우방, 청구, 건영 등 중견 건설사들이 줄줄이 부도났는데요. 그러면서 정부가 98년 분양가 규제를 풀고 자율화하는 등 강력한 건설 부양 대책을 내놓아 시장이 살아났어요. 지금 상황도 비슷합니다. 지방 소형 건설사가 아닌 중견 건설사 부도가 본격 시작되면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겁니다.”

물론 대책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할 터. 그는 2주택자에 대한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전국 인구가 5000만명, 가구 수가 1400만가구인 걸 감안하면 주택보급률은 물론 100%에 달합니다. 하지만 1주택자는 600만가구,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270만가구기 때문에 무주택자만 530만가구를 넘어서지요. 실상 무주택자가 1주택자로 진입하는 수요보다는 1주택자가 2주택자로 가는 수요가 훨씬 많고 가능성도 높은데요. 이 때문에 1주택자에서 2주택자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시장 흐름을 주도해왔지요. 부동산 거래를 풀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려면 2주택자에 대한 규제부터 풀어야 합니다.”

봉 교수는 향후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사실상 강남 대체 역할을 하고 있는 판교신도시의 상업지구 투자를 추천했다.

“IMF 외환위기 때처럼 지금이 오히려 기회입니다. 그나마 세금 규제가 약한 상업용 부동산투자를 노려보는 게 좋습니다. 지역별로는 아파트 분양에 당첨되기 힘든 수요자라면 판교 상업지구가 괜찮아요. 강남 주민들 상담을 해보면 송파, 판교 2개 후보 중 판교로 이주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판교가 분명 강남 대체주거지 역할을 할 겁니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65호(08.07.23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