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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임대 대행 '집이야기' 수도권 사기 피해자 속출

[중부일보 2019/05/13 - 조회:7918]

세입자는 전세·집주인 월세 계약… 수백억원 차익 남긴 것으로 추정
임차인·임대인 집단행동 계획



#양모(21)씨는 용인 한 오피스텔에 자취방을 마련했다.

분양임대 대행업체인 '집이야기'를 통해서였다.

양씨는 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5만 원인 반전세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는 2년이 지난 현재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집이야기' 측이 양씨와는 전세로 계약했지만, 집 주인과는 월세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당장 목돈을 만들 수 없다는 집 주인 입장에 양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수원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김모(47)씨는 지인의 소개로 천안의 한 신축 아파트 2개 호실을
매입했다.

대출금만 1억4천여만 원이었다.

김씨를 찾은 '집이야기'는 한 달치 월세금만 수수료로 지급하면 자신들이 2년동안 세입자 물
색부터 공실 방지까지 모든 업무를 대행하겠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 2월부터 월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화는 먹통이고, 대표는 잠적했기 때문이다.

'국내최초 10년 임대보장'을 내세워 분양임대 대행 업무를 해온 '집이야기'가 전국을 무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원과 용인 등 경기지역에서도 피해자가 속
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집 주인과는 월세계약을 맺어놓고, 정작 세입자들과는 전세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12일 ㈜집이야기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집이야기는 2013년께부터 전국 아파트, 오피스텔
등 1천100여 세대의 부동산 임대대행 업무를 하고 있다.

집이야기는 임대인이 한 달치 월세만 지불하면 세입자를 구하는 일부터 계약서 작성, 공실
방지 등 전반적인 부동산 대행업무를 책임진다고 홍보해왔다.

해당 업체는 천안에 위치해 있지만 서울, 수원, 용인, 고양, 구미 등 전국구로 활동해왔다.

그러나 집이야기 측이 집 주인에게는 월세를 지급하겠다고 계약해놓고, 세입자와는 전세계
약을 맺는 등 허위중개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집이야기는 2017년께 수원 매산로·용인 김량장동 오피스텔 등 수백여 세대의 분양대행
업무를 담당하면서 집 주인과는 월세, 세입자와는 전세계약을 중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전세계약 2년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집 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
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최근 집이야기 측이 재정난에 허덕이며 월세지급이 중단됐고,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피해를 호소하며 집단행동을 계획하고 있다.

1인당 오피스텔 전세대금을 평균 4천만~5천만 원으로 어림잡아도 경기지역에서 피해액만
수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집이야기를 통해 부동산 계약을 한 세입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돼 보증금을 돌려 달라고 했
는데 집 주인이 '나는 월세계약을 맺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황당해 하면서 사실을 파악했
다"며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하고 있고, 집 주인들은 월세가 끊기는 등 수백억
원대 사기를 당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집이야기 측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집이야기 전 관계자는 "현재 집이야기에서 근무
하는 직원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퇴사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