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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오피스텔 '위기의 계절'

[부동산뱅크 2006/04/14 - 조회:25,447]

“매물이야 넘쳐나지만 어디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야 말이죠”강남구 대치동 테레란로 일대 A공인 관계자의 말이다. 공급과잉으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오피스텔 시장이 정부의 주거용 오피스텔 실사조사 방침에 따라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3월 25일 행정자치부는 전용면적 25.7평 이상 오피스텔에 대한 사용실태 조사를 실시 한다고 발표했다. 행자부는 이번 조사가 오피스텔 제도개선 검토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고 있던 소유자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격이다. 오피스텔의 경우 업무용 건물로 분류돼 재산세 단일세율(0.25%)이 적용되고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양도세를 계산할 때도 가구수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유주택자들이 임대사업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따라 주거용으로 사용해온 사실이 드러날 경우 그동안 회피해왔던 세금철퇴를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광화문시대, 경희궁의 아침, 용비어천가 등 최근 2년 사이에 2,000실 이상이 대거 공급되며 강북 대표 오피스텔 촌으로 급부상한 종로구 내수동 일대. 정부의 오피스텔 실태 조사에 대해 일대 중개업소들은 하나같이 시장이 받는 타격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인근 Y부동산 관계자는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원래부터 매수세가 활발하지는 않았다”며 “이곳은 정부의 조사 방침에도 분양가 수준에서 유지해온 매매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일대 20평형 오피스텔 매매가는 1억 5,000만~1억 6,000만 원 선. 분양가가 1억 5,500만~1억 6,300만 원 정도였으므로 우려했던 급락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인근 M공인 관계자도 “주거용으로 임대를 하고 있더라도 월세 만기 시점에 업무용으로 변경하면 문제될 게 없다”며 “이 곳은 관공서와 업무시설이 밀집돼 있는데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3호선 경복궁역, 1호선 종각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등 입지여건이 뛰어나 업무용으로 전환해도 수요는 충분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S부동산 관계자는 “주거용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2007년 이후 오피스텔 외 주택 한 채만 더 갖고 있어도 양도세가 중과되므로 세금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소유자들이 많다”며 “정부의 실사조사 방침이 발표된 이후 매물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한다. 그는 “다만 매달 임대수입이 들어오고 있어 급할 것이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보면서까지 급매로 내놓는 사람들이 없을 뿐”이라며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도 오피스텔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강남 테헤란로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역삼동 L공인 관계자는 “최근 주거용으로 세를 놓고 있던 소유자들이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사무용으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임차인과 계약연장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오피스텔 주거용 임대 물량이 줄어 대치동 롯데골드로즈텔 2차 17평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70만 원 가량이던 월세가 75만 원으로 오르는 등 임대료 상승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매매가 하락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과 인접한 대치동 롯데골드로즈 2차 23평형의 경우 현재 분양가(1억 7,000만 원 선)보다 다소 오른 1억 9,500만 원 정도에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세부담이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 값을 받고 팔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계속되고 있는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수익성 하락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치동 인근 D공인 관계자는 “강남이라는 입지를 살려 높은 임대 수익률을 보장받는 것은 물론 가격 상승도 기대하고 분양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러나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매매가가 정체돼 있고, 수익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 매물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광화문 인근 Y공인 관계자도 “막상 뚜껑을 열어본 투자자들이 임대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처분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광화문 일대 오피스텔 19~22평형의 경우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임대료가 65만~80만 원 선. 19평의 경우 분양가가 1억 5,000만 원 선이었으므로 소득세 등을 제하고 나면 연 수익률은 은행 이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6%대에 불과하다. 그는 “안 그래도 낮은 수익성 때문에 매도를 고민하던 차에 정부의 조사 방침이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박영의 기자 momopc1@neo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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