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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이야기는 며칠 전 꿈에 일어났던 이야기를 적은 것입니다.  어슴프레한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니 어디가 현실인지 어디가 꿈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옛날 어느 힘센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 사람은 <달러>라는 종이 돈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은 옆마을과 물건을 주고받을 때 과거에는 <파운드>라는 옆마을의 종이 돈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옆마을보다 힘이 세져서 파운드가 아니라 자기 마을의 종이 돈인 달러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나아가서 주변의 거의 모든 마을이 다른 마을과 물건을 주고받을 때도 달러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마을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달러를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힘센 마을은 자기 마을의 돈 달러를 주고 다른 나라가 만든 물건을 사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무척 좋아했습니다.  종이 쪽지를 주고 먹고 입고 장난하며 놀 거리를 마음대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로 힘센 마을은 다른 마을과 거래에서 언제나 적자(사오는 것이 파는 것보다 더 많은 경우)였습니다. 그러나 힘센 마을은 이를 별로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마을이 자신이 만든 물건을 주고는 계속 종이 돈 달러를 받아 갔기 때문입니다. 종이 돈을 찍어내는 데는 거의 아무런 비용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마을이 달러를 받아 간 것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에너지, 식량 등을 달러가 있어야 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힘센 마을은 이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오래 전(*1972~73년)에 석유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사우디라는 마을의 촌장과 약속을 했습니다. 석유를 팔 때는 반드시 달러만을 받기로 한 것입니다.

달러마을은 달러가 지구 마을들 사이의 모든 거래에서 사용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몇 가지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필요한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서 달러를 다른 종이 돈으로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마을은 자기 마을 돈을 달러로 바꾸어야 했습니다. 바꾸는 데는 당연히 비용이 들어갑니다. 둘째는 다른 나라들이 달러를 자꾸 가지려고 하므로 달러의 돈 값이 올라갑니다. 즉 달러 마을은 달러를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세째는 달러의 값이 자꾸 올라가다 보니 달러 마을은 욕심이 생깁니다. 달러를 실제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찍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종이 돈 달러를 놀면서 찍어내어 다른 마을이 땀으로 만든 물건과 바꾸고 싶어했습니다. 즉 권력이 욕심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달러 마을에는 돈(달러)이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넘쳐나는 달러는 교환을 통해서 지구 마을 곳곳으로 흘러갔습니다. 달러 마을이 만든 인플레이션은 지구 마을의 인플레이션으로 되었습니다. 물건을 주고 달러를 받은 마을들은 달러의 가치가 내려가서(*달러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서) 가만히 앉아서 실제로 가치가 낮아지는 일을 겪었습니다. 이는 마치 세금으로 소득이 줄어드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이를 인플레이션 세금(* inflation tax)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한 마을의 돈이 지구 마을의 돈으로 사용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지구 마을이 달러 마을의 돈을 가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달러 마을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구 마을들이 만든 물건을 달러 마을에 파는 것입니다. 당연히 지구 마을들은 달러 마을에서 계속 달러를 빌려올 수 없습니다. 이렇게 빌려왔다 나중에 이를 갚느라고 혼줄이 난 마을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구 마을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달러 마을에 물건을 팔고 싶어하고, 그 결과 달러 마을은 대외거래에서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달러 마을이 대외거래에서 흑자를 보면 지구 마을들이 필요한 달러가 지구 마을들로 흘러가지 않게 됩니다. 이 경우 달러 마을은 다른 마을에 달러를 아주 싼 값에 주기도 합니다. 대신에 다른 마을은 달러 마을의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옛날에는 돈의 전쟁에서 이긴 마을은 제국의 마을이 되어서 제국 유지에 필요한 여러 비용과 본국의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 다른 마을에서 세금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달러 마을은 이렇게 노골적으로 세금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 대신 달러 마을은 사실은 세금이나 겉으로는 세금이 아닌 "인플레이션 세금"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한 것처럼 이렇게 한번 공짜(*달러 종이돈으로 다른 마음의 땀의 결과인 물건을 가질 수 있는 공짜)에 맛을 들이고 나면 이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 유혹의 결과는 달러 마을은 자꾸만 달러를 찍어내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찍어내었습니다. 달러가 지구 마을들에서 넘쳐나는 것입니다. 달러가 넘친다는 것은 달러의 값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달러로 표현되는 물건의 값이 올라간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산에 올라가면 사람이 기준이면 올라가는 것이지만 산을 기준으로 보면 내려가는 것입니다.

석유를 만들어서 파는 사우디 옆에 이라크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 마을의 촌장은 석유를 달러가 아니라 <유로>라는 종이 돈으로 팔려고 했습니다. 달러 마을 촌장은 혹시 이런 움직임이 다른 석유 마을에도 일어날까 걱정이 되어서 이라크 마을 촌장을 그러지 말라고 달랬습니다. 그러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라크 마을로 군대를 보내 그 촌장을 없애고 다시 달러만을 받도록 했습니다.

달러 마을 내부에도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운 문제가 쌓여 갔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진 것입니다. 이렇게 생활 수준이 높아진 것에는 달러 마을이 열심히 일해서 소득이 늘어난 결과도 있지만 그 동안에 종이 돈이 너무 많이 늘어난 영향도 있었습니다. 종이 돈이 늘어나서 자신들이 가진 물건의 가격이 올라가자 사람들은 부자가 된 것으로 착각을 했고, 값이 올라간 물건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렸고, 빌린 돈으로 소비를 했던 것입니다. 

물건 값이 올라가지 않아서 돈을 더 빌릴 수 없게 되면, 즉 소비가 줄어들면 이 마을은 경제가 어려위지게 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달러 마을 촌장은 달러를 더 찍어내었습니다. 이 종이 돈으로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사 와서 높은 생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달러 마을에 물건을 판 마을들은 달러가 너무 많이 넘쳐나는 바람에 이제 더 이상 달러가 없어도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달러는 조금씩 유로나 <엔>으로 바꾸어서 보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라크 옆에 있는 이란이라는 나라는 자기 나라에 석유 거래소(*시장)을 열고는 이 시장에서는 달러가 아니라 유로만으로 석유를 사고 팔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달러 값이 자꾸만 떨어지자 달러만을 받겠다고 약속했던 석유 마을들의 대장인 사우디도 어쩔 수 없이 석유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고, 어쩌면 값이 떨어지는 달러가 아니라 값이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유로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또 다시 돈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