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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발등 찍은 ‘떴다방’

2009-03-18 21:52:50

“분양 직후만 해도 웃돈이 5000만원까지 치솟았는 데 지금은 1000만원에도 살 사람이 없어요.”(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

주변 아파트보다 분양가격이 낮아 1순위 청약접수에서 전 공급가구가 마감돼 당첨자 발표당시 5000만원의 웃돈에 입도선매되기까지 했던 서울 용산구 의 한 재건축 아파트 분양권값이 계약 첫 날인 18일 100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분양권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이날 서울 강남에 있는 이 아파트 계약장소에는 실제 당첨(계약)자보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만 북적댔다.

당첨자들이 경기 침체와 분양권 시장 전망을 가늠하며 극심한 눈치보기에 들어가 계약 첫 날인 이날 계약에 나선 당첨자들이 많지 않은 탓이다. 물론 계약자들이 계약 마지막날에 몰리는 탓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아파트 분양권 웃돈이 급락해 그 배경에 당첨자나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는 애초부터 떴다방 업자들이 ‘폭탄 돌리기’를 통해 분양권값을 띄워 인위적으로 거품이 조장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분양권 매입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아파트 현장 인근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도 “아파트 분양가격이 주변의 아파트 분양가격에 비해 싸다고 해도 실제 계약에는 1억원 가량의 초기비용으로 필요하다”면서 “지금 같은 불경기에는 분양권 매입에 신중하지 않을 수 밖에 없지 안겠느냐”고 반문했다.

경기 침체로 가계 자금이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 1억여원의 계약금에 웃돈까지 지불할 수 있는 실수요자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당첨자가 1000만원 이하의 헐값으로 분양권을 넘겨도 실제 ‘떴다방’을 통해 매입할 경우 가격이 부풀려 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특별공급 물량으로 분양권 시장을 주도해 왔던 ‘떴다방’ 업자들은 때늦은 후회를 하고있다. 업자들끼리 ‘폭탄돌리기’를 하는 사이에 웃돈이 급등했지만 정작 실수요자를 찾을 수 없어 손해도 감수해야 할 지경이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계약장소 앞을 서성이던 한 떴다방 업자는 “(분양권을) 팔겠다는 사람은 줄을 서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물건을 괜히 여러개 찍었다가 덤터기를 쓸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아파트 관계자는 “계약 첫날인 이 날 약 20% 정도의 계약률을 기록했다”면서 “계약이 대부분 마지막 날에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