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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도이전에 대한 여론들이 많은데요.
알기쉽게 성매매도 관습법이 아니냐 논란이 되어 헌재에 올린다고 하고있고 수도이전이 우리에게 우리들의 자손에게 엄청난 발판을 마련해준다는 데는 이의가 없지만 그것이 현재사는 당사자들의 오랜 세월 현재의 시스템에서 얻은 과실을 일시적으로 갑자기 없던 법이 생겨나서 그들의 재산을 짤라서 한다는게 문제화되고 있는 것 같군요.
과연 우리는 분배를 논할만큼 사회가 성숙되어있는가가 중요한데 독일에 계신 한 네티즌은 이렇게 평가하고 있군요.

어떤 네티즌이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헌재가 저기 경남 남해 정도에 있었다면 이런 판결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즉 시스템을 다루는 그 최고의 대의기관의 판단에서 얼마나 개인적인 욕망이 연루되는지에 대한 지극한 의심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씁쓸하고 불우한 상상입니다.
하지만 더 끔찍한 것은 이러한 의심이 꼭 상상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현실은 그렇게 냉혹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위헌 의견 보다는, 그들을 수구 꼴통으로 부르는 사람들의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법의 차디찬 엄격함과 숭고함은 어디 도망가고, 판단의 법정 밑에서 다섯 손가락으로 그들의 몇 평 부동산 값을 셈하는 영혼들로 보였습니다.

중고시절 우리에게 회자되었던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 독재자가 그 자식의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고등학교 입학시스템을 평준화로 바꾸었다는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갈 수록, 내안에 지닌 혹은 내 이웃이 지닌 인간의 욕망의 깊이와 넓이를 놀랍게 깨달아가면 갈 수록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것들이라는 확신이 자꾸 듭니다.

그래서 나는 헌재의 재판관 가운데에서는 그가 사는 강남 땅값 하락을 염려해서 수도이전을 반대했던 사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판단은 꼭 의식적일 필요도 없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기만적인 합리화를 충분히 지혜롭게 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욕망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욕망은 다시 인간의 의식을 기만할 수 있습니다.

나는 서울이라는 회색빛 삭막함에 내 20대 인성과 영혼이 피폐해진 듯한 경험만 갖고 있을 뿐, 서울의 땅 한 평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유롭게 서울 이전을 반대하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서울에 대한 이해관계가 없고, 오히려 그곳에서 불편하게 살았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이라는 경제적이고 정치적이며 문화적인 기득권에 아주 작게라도 연루된 사람들이 서울 이전을 반대한다 하더라도 사실 이해 못할 바는 아닙니다.
사실 우리의 삶이 우리의 욕망에 충실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힘겁고 버겁기 때문입니다.
남대문에서 호떡을 파는 마음 좋으신 아주머니도 서울 이전의 문제는 생존의 문제와 연결시켜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상식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서울은 거의 지옥에 가까운 곳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아니 거의 확신에 가깝습니다.
그곳은 지극히 정상적이지 않은 도시입니다.
몇 년 전 내가 한국에 있었을 때 서울에 있는 독일 지사로 파견나왔던 친구는 나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생존을 하면 세계 어디를 가도 생존할 수 있으며, 서울에서 운전을 잘 하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겁낼 도로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나는 그때 이해만 했지만 지금은 실감을 하고 있습니다.

행정수도 이전의 문제는 몇 푼 땅 값과 호떡 값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이전의 대의는 고리타분한 경국대전을 들먹이면서 반대해야 할 간장종지와 같은 정치적인 판단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문제는 미시적으로는 600년동안 응축되어왔던 서울에서 전 대한민국으로의 문화적 정치적 권력의 이동과 공유이며, 거시적으로는 조화의 심성을 지녀왔던 대한민국 국민들간의 공존과 평화를 다시금 회복하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한 곳에 머물렀던 권력 중심의 이동과 전국적인 확산은 이어지는 세대와 역사를 위해 만들어 나아가야 할 우리 모두의 절실한 과제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진정 수백 년동안 서울로 응집되어 왔던 권력이었기에, 향후 수십 수백 년이 걸릴 수도 있는 버거운 과제라 하더라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