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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이 바로 집값이 아닌가 싶습니다.
80년 후반에 대학졸업하고 직장생활 시작해서 지금 막 40 넘어가는, 여전한 직장인입니다.

80년 후반, 집은 저에겐 아주 요원한 존재였지요.
80년 중반에는 당시 천정부지 집값 잡는다고 전통이 기획개발한 곳이 목동이었습니다.
비만 오면 물 들어오는 그곳이 엄청난 아파트 단지로 바뀌고 초기에는 분양도 잘 안 되었지요.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억지로 안기다 시피 했고 7단지 이후부터는 제법 분양도 되었고 최초로 30평형대 임대주택도 있었는데 이건 5년만에 엄청나게 싼 값으로 임차인에게 분양되었죠.
그땐 대학생이라 별 관심없었고...

그후 자고 깨면 오르는 집값...
그땐 분양가 규제를 받아 청약 20백수니 채권최고액이니 이런것이 있어 그래두 무주택자나 청약예금 오랫동안 넣은 사람에겐 희망이라도 있었습니다.
신규주택 분양가가 아마 기존집값의 반값정도되려나....

90년대 초 결혼하면서 그당시에는 제법 많은 돈인 5500만원으로 목동 13단지 20평형에서 신혼을 시작했습니다.
목동 너무 좋은 곳이지요. 그래서 전 지금도 목동이 좋습니다.
결혼하면서 30평대 받을 수 있는 주택청약예금 들었고 20배수 들려면 요원해서 걍 무주택 우선순위나 기다려보자는 심정이었고....

그러다가 90년 중반 회사일로 미국가면서 전세돈이랑 이것저것 모은 돈 6500만원 정도를 3년만기 년 20%인가가 넘는 예금을 들고 갔습니다.
(지금으로는 상상도 안되는 예금금리인데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개방되기 전이었으니...)
97년 돌아와보니 예금은 1억가까이로 불어났더군요.
그래도 아파트 사기는 어림없는 돈이었지요.
기존 아파트 가격은 30평대가 한 2억에서 3억 이상 했던 기억이(물론 울 회사 가까운 강남 기준이었지요).....
어떻게 20평대라도 살까, 아니면 떨어져도 분양을 받을까(다행히 분양가는 기존 주택의 60~70% 정도?)

그후 분양 두어번 넣었으나 다 떨어지고(금호동, 신림동 등으로 강남보다 분양가는 별반 차이 없었지요) 시름에 잠겨 있던 중 IMF가 터졌지요.
참 그 직전.. 미국에서 돌아와 얼마 안된 상태에서 본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장미빛이었습니다.
온통 중산층이고 아파트 1채 값이 기본이 억억이라고 떠들고... 모두들 여가니 마이카니 흥청망청 이었답니다.
(참 카드는 사용이 그리 보편적이지 않아서 카드빚은 없었으나 월급이 높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터진 IMF는 그야말로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죠.
특히 외벌이 가정은 완죤 풍지박살...
엄청난 이자율, 정리해고의 열풍...
저흰 맞벌이라 상대적으로 괜찮은 처지에 미국에서 온 지 얼마 안된터라 부모님에게 얹혀 사느라 전세에 묶이지 않아서 고스란히 1억이 넘는 현금이 있었고...

당시 집값 폭락의 최대 요인은 높은 이자율 이었습니다.
예금금리가 연 20% 가까이 되었고 대출금리는 20%이상었다니까요...
IMF폭풍으로 이자율은 더 올라가고 집값(매매 전세)이 폭락하면서 전세를 나가려도 빼지지가 않고 도미노현상으로 너도나도 집값을 내려부르고... 대출 염두에 두고 무리해서 분양받은 사람들 명퇴당하면서도 돈 갚지도 못하고 이자비싸니 대출도 못받고....

한가지 !
주말마다 전 집보러 다녔는데 그래도 역시 강남은 천천히 빠지고 강북과 경기도 인근은 아수라장이었지요.
전 별 생각없이 우리 둘의 회사가까운 곳에 집을 얻자는 생각으로 강남, 송파, 관악 뭐 이쪽만 보러 다녔던 기억 납니다.
당시는 재건축도 저층만 관심이 있더거라 저층빼고는 중층 20년 이상 아파트는 완죤 똥값이었지요.

우스운 얘기 하나..
당시 은마아파트가 제 기억에 34평이 1억 4천인가까지 내려가고 전세는 5천인가 6천인가에도 매물이 넘쳤지요. 불과 4~5년전입니다.
개포동 저층 13평이 1억3천까지 내려가고...

그땐 정말 중층은 별 생각없었고 저층은 1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관심가다가 끊어버렸고...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나름대로 현명하게 대치동 분양권 34평을 2억1천인가 빚을 9천 안고(맞벌이니까 가능했음) 계약했습니다.
정말 불과 5년전입니다.

10개월 전 구입가 대비 약 2.7배값에 그 집을 처분하고 이곳 서초구에서 45평을 구입했습니다.
옛날에는 염두에도 없던 중층 20년 이상 된 아파트를요.....
뭐 지금은 당분간 잘 한 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습니다.

첨엔 그돈 그냥 가지고 있을까도 생각봤습니다.
사실 노통의 경제정책에 나름대로 올인하려 했거든요.
필시 1가구 다주택자는 보유하지 못할 정도의 보유세를 매길 거고 그러면 집값은 떨어질 거다... 양도세 부과되기 전에 팔자(3년 주거 적용받아 양도세 한푼도 안냈지요)... 그리고 필시 금리가 오를 것이다.
그럼 우린 이돈으로 큰 평수의 새집을 사자.... 뭐 그런....

근데 아뿔싸 집 값이 불안해지면서 제가 놓친 것이 있더군요.
IMF때 나름데로 성공한 것에 우쭐해서 그때와 상황이 다른다는 생각을 미쳐 못했지요.

우선 금리가 오를 수가 없는 거였습니다.
금융시장의 개방으로 우리 정부가 금리를 가지고 규제를 하는 것은 아주 미미하단 겁니다.
우리 금리가 미국금리 등보다 30%이상 오른다면 담박 그쪽 자금이 들어오니 규제 자체가 불가능한거죠....

담으로 노통의 경제정책의 허구입니다.
노통 자신의 의지는 모르겠으나 현제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규제는 한계가 있다는 거죠...
경제부총리와 건교부 장관 임명한 거 보면 알 수 있죠..

첨엔 경기가 이토록 안좋으니 직장에서 떨려나거나 취직 안되는 사람들이 뒤말려서 집을 내놓지 않으려나 생각했는데.... 금리가 워낙 싸다보니 왠만하면 집담보로 빌리면 되거나 팔아서 집옮기고 갚으면 되겠더군요.
어짜피 신불자는 집 자체를 소유한 계층이 아니고....
결국 집값이 하락하는 것에 대해 신념이 안 생기더군요.

제가 갈아탄 지금 이 집이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걍 제 생각엔 리모델링하는 것도 좋을 듯 하고...
제가 대치동 집을 판 결정적 계기는 이제 5년차 되는 그 집은 지분이라곤 9평인가였고 용적율이 300%는 되려나 암튼 곧 메리트가 없어질 집이란 생각이었는데 제가 판 뒤로도 한 7000 올랐으니 참 기분이 그러네요.
뭐 지금 산 집도 그정도 올랐으니 나름데로 위안 삼으며.....

헌데 지금도 의문시 되는 건 집값이 지난 10개월 동안에 IMF이전으로 회복한 것은 물론이고 거기서 30%이상 올랐다는 건데요...
가장 중요한 건 물론 금리니까 이 금리가 당분간 오르지 않으니 뭐 그건 그렇다 치고.....
올해 말 1가구 다주택자들에게 중과세되는 부분은 왜 전혀 반영이 안 되는 건지 조금 의문스럽기는 하군요..

재건축은 뭐 어짜피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거니 잠실 오르는 건 뭐 그렇다 치더라도.....
그리고 뉴타운이니 개발이니 이런것이 강남북의 균형적 발전과 집값안정을 위한 거라는데 오히려 강남북 함께 집값 올리기에 기여한 듯 하더군요.
어짜피 강남 대치는(헤럴드의 11대 부촌 기사 보세요)건교부 전.현직 장차관이 즐비해서 절대로 안 떨어질테고 서초는 법원단지 등으로 하락 가능성 없고, 송파는 잠실호재로 상승분위기고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영등포 등의 서쪽과 월그컵등으로 육성하는 상암지역 강북 뉴타운 등등 정부가 나서서 수조원 들여서 기반 시설 갖추니 그 돈이 당연히 집값에 반영되지요.

여기서 의문점은 과연 정부가 집값 안정에 대한 의지가 어떤지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제가 샹각하기에는 정부는 집값 대폭 상승도 바라지 않지만 하락은 더더군다나 바라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그런면에서 지난 5년간의 집값 상승으로 저에게 상당(?)한 부를 축적하게 해준 공신임에도 때중이 정권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결국 집에 대한 아무런 철학도 없는 때중이와 그 부하들은 외면적인 IMF탈출이란 허구를 보여주기 위해서 집을 가지고 뻥튀기 한 셈이니까요.

나름대로는 합리적으로 집값을 잡으리라 기대했던 노통도 영 그렇고 이젠 뭐 제자리나 찾아 올지 의심스럽고.....
결국 이 한치 앞도 못 내다보는 우리는 매일 이 게시판을 기웃거리고...

넌 그래도 강남권에 집있는 인간이 뭐 그리 말이 많냐고 하면 할 말 없지만 딸랑 집 한채 있는 나로서는 정말 불안합니다.

사실 집이 한채 있는 사람에겐 그 집이 강남에 있건 어디에 있건 100%가 오르건 상관이 없는 문제기도 합니다
대치동 집팔고 외곽으로 가면서 두채 살까도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아이들 교육에 생각이 미치고 회사를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도저히....

그래서 요즘은 조금 후회는 됩니다.
10개월 전 발전 가능성 있는 곳에 2채사서 분산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하는....

죄송합니다.
이런 얘기 집 한채 마련도 못한 분들에게 얼마나 속상한 얘기가 될런지.....

하지만 나름대로는 우리나라 집값이 가장 요동치던 지난 10년간을 직접 겪은 사람으로서 제 얘기에서 나름대로 집값의 향방을 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게 일어났던 5년전 일은 그 당시에 상상도 안되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땐 고금리가 당연한 현상이듯이 지금은 저금리가 당연한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조가 국제 경제 속에서 어떻게 전개될런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총선후 바뀌어지는 국내 정치도 어떤 영향을 줄런지....

솔직히 말하면 제가 산 집에 대해서 엄청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죠...
다만 빚을 내지 않았다는 점이 유일한 안정책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