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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론이 좋은가 나쁜가?
모기지론을 시행하면 받아서 집사야 하는가 아닌가?
갑논을박 열띤 토론에 몇자 의견 몇자 적어 봅니다.

의견 달기에 앞서 모기지론에 대하여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기지론이 무조건 나쁘다? 아니, 무조건 좋다?
뭐 이런 논리로는 더 이상의 토론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을 듯 싶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반대로 아무리 나쁜 제도라 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기에 따라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제도의 속성을 정확히 알고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모기지론과 과거 주택담보대출과 무엇이 다른가?

정부에서 시행하고자 하는 모기지론을 정확히 아시려면 우선 미국의 GNMA(일명 지니메), FNMA(페니메), S&L(드리프트) 정도는 인지하고 계셔야 할 듯 합니다.(몰라도 관계는 없습니다만, 향후 시장의 변화 정도를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것은 정부저당금융공사, 연방저당금융공사, 저축대부조합 정도로 변역될 수 있을텐데요 모두 미국 모기지시장의 중요 참여 주체들입니다.
이들 기관은 모기지시장의 중심축으로 모기지론에 대한 보증과 대출을 시행하는 중요기관들입니다.
이들 기관에 대한 이해는 향후 우리나라의 모기지론 시장의 변화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에 대한 부분은 논점의 중심이 아니므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론에서 말하길 정부에서 모기지론을 시작한다고 하기에 ‘참 이상하다? 그럼 지금까지 모기지론이 없었단 말인가?’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문기사들을 찾아보니… ‘난 또…’ 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혹여 모르시는 분을 위하여… 모기지(Mortgage)… 이거 주택저당증서를 말하는 건데요 이 모기지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론 ; Loan)입니다. 즉,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을 말하는 겁니다.

당연히 그전부터 있었지요.. 그전부터 있었던 주택담보대출이 전부 모기지론(Mortage Loan)에 해당됩니다. 그럼 도대체 과거에 있었던 주택담보대출과 무엇이 틀리기에 모기지 모기지 하는 걸까요?

결론적으로 과거의 주택담보대출과 다른 근본적인 차이는 모기지론에 대한 “정부보증”입니다. (하나 더하자면 비교적 “장기상품”이란 점)
즉, 모기지론에 대하여 정부가 보증하겠다는 것입니다. 주택금융공사, 새로 설립되는 이 기관이 이 보증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죠. 즉, 미국 GNMA의 역할입니다.

이번에 정부에서 내놓은 모기지론이란게 LTV(담보대출비율)가 70% 정도인 것 같더군요. LTV가 70%이란 의미는 2억짜리 집사면서 내돈 6천만 있으면 된다는 거죠. 나머지 1억4천(2억원의 70%)은 대출해 주니까요.

내년 3월부터 시행한다는 모기지론을 대략 살펴보면
l 집값의 70~80% 대출
l 10년이상 장기 대출
l 대출한도 2억원
l 구입가능한 집값 최대 2억8,600만원 짜리
l 연간 1,000만원 한도내에서 소득공제 혜택
l 적용금리 : 7% 운운하다가 부총리가 내리겠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확정금리 적용
l (법에 정하진 않았지만 소득공제를 위해서는) 전용면적 25.7평이하 주택 구입용
l 소득수준 : 매월상환해야 할 원리금 합계액의 3배 이상의 소득
이 정도 이더군요.

그동안 국내 모기지 시장이 3년 중심의 단기시장이었다는 점을 구지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것은 비단 모기지시장에 국한되는 문제점이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금융상품이 단기 중심이라는 문제점이 있었지요. 그것은 금융기관이 장기 대출에 대한 리스크 부분이 크고 이에 대한 보증기능이 약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금과 같은 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관에서 운용할 상품이 엄청나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 그럼 이쯤에서 정부의 입안 취지를 살펴 들쳐 볼까요.

명분, 음.. 명분은 이렇습니다.

첫째, 서민.중산층의 내집마련 촉진
둘째, 가계대출 연착륙 유도
셋째, 장기채권시장 발달 유도

** 과연 서민의 주택 마련을 위한 정책인가?

서민의 내집마련 촉진?… 무려 70%가까이를 leverage해 주고 정부에서 보증까지 한다? 그러므로 서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촉진한다?

도대체 “서민”의 정의를 뭐라고 내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은 “아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모기지론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생각하길 “내가 서민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서민을 위한 정책일 수 있겠지만요…)

가처분소득이 문제지만 대충 계산해서 연봉이 약 4,000만원 이상 정도면 2억은 빌릴 수 있을 겁니다. 결국 내돈 8천6백만원만 있으면 강북 33평(전용25.7평) 아파트 하나 구입 가능하다는 계산이니까. 물론 소득만 따라주면요.. 그럼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느냐? 아니죠…
얼마전 까지만 해도 가능했고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에선 아직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물론 금리가 문제지 지금도 얼마든지 가능하고요.
단, 기존 은행상품을 통하려면 담보비율 40%때문에 지금은 아주아주 어려워 졌지만요…
그러니 서민(?)의 내집마련 촉진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네요. 그쵸?
더군다나 연말정산에 도움까지 주신다니 금리는 기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서민… 정부의 모기지론을 받을 수 있는 적격요건의 사람은 분명 서민이고 중산층일 겁니다. 그렇다면 적격요건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하죠?. 답은 “방법이 없다” 입니다. 물론 영구임대주택과 같은 정부의 서민보호정책이 있습니다만… 글쎄요?

서민에게 있어 내집을 가지고 있는 경우와 내집을 갖지 못한 경우와 무엇이 다르죠?
내집을 가졌다는 심리적 보상?
나도 이제 사람답게 사는 중산층이구나 하는 심리적 위안?
내집을 통해 돈을 빌려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기복은 있지만 집값은 언제나 오른다? 그러므로 내 자산가치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의 대다수 불쌍한 서민들은 이러한 위안을 위해 “돈을 빌려” 내집마련에 뛰어 듭니다.
내집마련하고 집값이 올라 갈 수도 있고 내려 갈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우리는 우리의 그러한 결정을 합리화하여 만족하려 합니다.
내집이 없을 때보다 내집을 가진 후에 비용(대출원리금, 세금, 집값의 변동위험 등등)이 무지하게 많이 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결정을 기꺼이 받아들여 만족하려 합니다.
그리고 대출원리금을 생각해서라도 직장에 대해 더욱더 집착하고 더 열심히 생활하려 합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다수의 서민의 판단이 옳다고… 아니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에 대한 판단은 감히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그것은 그것을 선택한 사람이 판단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서민의 결정(모기지론으로 주택을 구입한 서민의 결정)으로 과연 누가 가장 많은 혜택을 볼까요?
비단 이번 시행예정인 모기지론뿐만이 아니라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면 구입 즉시 주택은 자산이라 말하기 어렵죠… 결국은 은행의 자산이 되는거죠. 심리적 안정의 대가로 대출원리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채를 가져 온 것이고 은행은 채권을 가진 것이니까요.
그것을 만족하십니까? 그렇다면 아무 문제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사시면 되니까요.
서민을 위한 정책인가?
아니면 서민의 소비를 필요로 하는 정책인가?

** 두번째, 가계대출 연착륙 유도… 이거 참 의미심장한 말입니다.

기존의 가계대출의 문제점을 인식했고…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얘기죠?
기존의 가계대출이 주택가격 하락에 의한 LTV문제 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만약 발생한다면 과감히 모기지론으로 안전하게(?) 갈아 타라는 얘기죠. 물론 소득이 따라주는 범위내에서요.
기존의 주택담보대출시장의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어떻게 변할까요?
지금 은행분들 대책 수립하여 준비하고 계시겠죠?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정부의 모기지론시장은 분명 다른 파생된 모기지론시장을 만들어 내는 명분이 될 것입니다. 모기지론 초기시장의 많은 제한(?)과 이에 포함되지 못하는 많은 수요를 충족하기 이한 파생상품이 등장하겠죠.
기대해도 좋을 듯 합니다.
미국의 그(?) 유명한 정크본드의 아버지 마이클 밀컨이 S&L을 어떻게 이용해서 정크본드시장을 열었는가를 봐도 이 시장에 대한 큰 변화를 대충 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단독, 상가건물 등은 어떻게 변할까요? CMBO… 뭐 이런것들이 어떻게 나오게 될까요?…

** 장기채권시장 발달 유도.

명분중에서는 제일로 정책다워 보이는 명분입니다.
사실이니까요… 국내에는 장기채권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죠. 물론 국민주택2종채권(20년)같은 것이 있고 도시철도채권 같은 것이 있긴 하지만 유통면에서는 거의 유명무실한 계륵에 불과하죠. 최근 ABS(자산유동화증권;채권)중에 장기채권이 있긴 하지만 물량이 턱도 없고요.
더욱이 요즘 같은 신용공항(?)에서는 더더욱 절실하죠…
하여간 장기채권시장 발달에 일조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모기지론은 론으로 끝나는게 아니고 모기지를 담보로 유동화증권(MBS)을 만들고 이를 유통시킨다는데 차이가 있죠. 이것은 아주 중요한 내용입니다.
물론 기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ABS발행)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이진 않았죠.
왜냐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우량자산중에 하나입니다. 이것을 구지 유동화하여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없었죠. 더군다나, 단기저축상품(수신)과 단기주택담보대출(여신)은 적절한 궁합이었죠. 그렇다면 이제 은행에서 장기담보대출을 취급가게 된다?
반드시 여수신의 미스매칭에 대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고 이에 대한 위험회피가 필요할 것입니다.
새로운 정책의 시행은 새로운 시장을 잉태하고 있죠.
기대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참, 쓰다보니 글이 길어질 것 같고… ABS, MBS 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죠. 이제는 제법 일반화되어 있는 금융용어라고 생각하기에..(필요하시다면 추가 질문 부탁)

** 과연 모기지론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한 분명한 사실은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에 새로운 상품(정부보증 상품)이 나왔다는 사실이고 이 새로운 상품은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은 양적,질적 성장을 가져올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정책과 시장의 환경변화에 따라 큰 복이 될 수도 있고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예들들어 볼까요…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합니다. 3년만기로요.
3년만기 수신상품은 풍부하죠. 문제없습니다.

은행이 10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시행하려합니다.
10년만기 수신상품의 여력이 많치 않습니다. 연금신탁정도?
대출한도가 많이 나올 수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만기 이상의 대출을 많이 한다? … 그런 은행은 거래하지 않는게 좋쵸. 위험관리가 소흘하다는 증거니까요(물론 선물거래를 통하여 헤지한다면 몰라도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점점 늘어 납니다.
잠재적 부실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거죠.
이러한 잠재적 부실위험을 제거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이때 유동화(ABS 구지 따지자면 MBS)가 필요하죠.
현명한 은행이라면 당연히 유동화를 연계한 모기지론을 시행하는게 맞죠. 그러나…
유동화는 꽁짜로 합니까? 비용이 들어 가죠?
그래서 비용감안하면 현재상태에서 구지 유동화해야 할 필요성이 없겠다 싶겠죠. 현금흐름이 미스매칭되는 것도 아니고 주택시장의 붕괴가 온것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냥 대출채권으로 남겨 놓는 것입니다. 지금같은 저금리에 이런 좋은 수익원이 어딨겠습니까? 그쵸?

은행께서 VAR값을 얼마로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시장의 변화가 있을 때에는 은행에서도 위험값을 다시 계산하시는 현명함이 있어야 겠지만요.
주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점에서는 아무리 유동화를 검토해 봐야 손익이 잘 맞지 않죠. 유동화증권(ABS)이 비싼값(낮은 금리)에는 잘 팔리지 않을 테니까요.
미리 준비하셔야죠^^

어쨌든 MBS와 같은 유동화를 통하여 은행의 위험을 일부 회피하며 시장을 확장하는 적절한 전략이 아마도 검토되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모기지론의 정부보증이라는 막강한 기능으로 주택시장보다는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올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일까요? (우리모두 누구처럼 흑백논리로 말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맹신하지도 맙시다. 실체를 알고 나면 비교적 선택이 객관적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모기지론의 핵심주체인 주택금융공사.

한국주태금융공사법에 의해 탄생하는, 즉, 특별법에 의해 설립되는 특별법인이죠.
이곳의 핵심역할은 당연 모기지론에 대한 보증기능입니다.
정부에서 100%(?) 출자한 공사라는 사실입니다.
또 하나. 이 주택금융공사는 기존의 주택신용보증기금과 KoMoCo(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식회사)가 통합된다는 사실입니다.
“코모코”는 기존 MBS시장의 발행주체입니다. 주로 국민주택기금을 대상으로 MBS를 발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국민주택기금은 아시다시피 저리대출이죠? MBS는 금융시장의 투자상품입니다.
과연, 적절한 상품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죠.
코모코가 지속적으로 MBS를 발행하려면 자산(모기지)이 필요한데 자산은 은행이 쥐고 있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은행은 구지 유동화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에 코모코가 유동화할 자산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겁니다. 아마도…

모기지론이 시행되면 상황은 180도 바뀝니다.
주객이 전도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기지론시장은 필연적으로 MBS시장과 연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 결론적으로 모기지론시장은?

순리입니다.
시장변황에 따라 당연히 시행되어야 할 정책이며 금융제도입니다.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벌써 왔어야 할 시장이 이제 오는 것입니다.
미국은 30년 대공항을 계기로 시행했습니다. 70년대 들어 모기지를 유동화하여 문제점을 보완했습니다. 지금도 지니매증권은 변함없이 발행되고 있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적격요건을 가지고 계신… 서민임을 자청하시는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좋다 나쁘다는 논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대출 원리금을 근간으로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접목이 빨라지게 되고 주택의 금 융화가 촉진될 수 있는 소스(source)를 여러분이 제공하시는 것입니다.

어느 사회이든 헤게모니는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국지적으로 모기지론에 대한 헤게모니는 누가 쥐고 있을까요?
모기지론을 누가 주도해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될 문제입니다만… 저는 아직까지는 단연 돈줄을 잡고 있는 정부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먼 미래에 민영화도 되고 자회사도 만들어 지겠지만요…

저는 개인적으로 모기지론이 나쁘다 좋다 말하지 않겠습니다.
주택을 구입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하여 갑논을박할 필요가 있을까요?
그것은 모두 개인의 판단과 가치관의 차이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시장을 이해하시고 나름의 가치 있는 결정을 내리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입니다.
여러분의 선택과 결정으로 새로운 시장이 발전하고 그 변화를 예측하여 부디 좋은 투자 결정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좋은 의견 있으시다면 저에게도 정보를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너무 길다^^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