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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동산을 보면 푸쉬킨의 시 한토막이 생각난다.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 슬퍼하건 노여워하지 말라. 나는 이 말을 부동산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연일 현정부의 저주에 가까운 규제와 세금, 폭락론자들의 악담에 집 가진 자들이 마치 죄인이라도 되는 양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조금도 없다. 당장은 정부의 잘못된 규제와 폭탄 세금으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양 보이지만 집값이란 일시적인 하락은 있어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물가상승분 이상으로 오르게 되어 있다. 푸쉬킨의 삶은 그대를 속여도 집은 절대 그대를 속이지 않는다.

좁은 국토에서 집 지을 땅은 한정되어 있고, 세계적 자원고갈로 인해 집 지을 원자재값도 오르게 되어 있고, 경제규모가 성장하면서 유동성 또한 점점 더 확대되기 마련이다. 다시 말하면 정상적인 시장경제하에서 집값 떨어질 이유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요즘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미분양이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기존주택자들까지 자신들의 집값이 하락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걱정할 꺼리는 못된다.

무주택자들은 노무현 정부가 만든 분양가 상한제를 믿고 집을 사지 않고 기다리면 언젠가는 싼 값에 집을 분양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들도 집을 분양받는 순간 자신의 집값이 폭등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상한제 집은 절대로 그들 뜻대로 폭등해주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분양가 상한가에 분양한 싸구려 주택을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비싸게 사줄 바보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기다리면 언젠가는 상한제로 싼 집을 분양받는데 굳이 비싸게 살 필요를 못 느낀다.

따라서 상한제 집은 그 상한제가 지속되는 한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없는 계륵 같은 존재다.

더구나 분양가 상한제하에서 공급될 주택은 공공택지에서 분양될 공공물량을 제외하고 민간 건설부문에서 인기 있는 지역에 공급될 민간물량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공급될 공공택지라고 해봐야 서울 도심에서 출퇴근이 불가능한 수도권의 변두리에 불과하다.

앞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주거트랜드는 직장과 주택과 상업시설과 각종 문화공간 편의시설 등이 집중된 고밀도복합주거공간이다. 따라서 현재의 신도시나 수도권 외곽의 공공택지들에서 분양되는 상한제 주택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쇠락해 슬럼화 될 것이다. 그런 집을 분양받고 좋다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