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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가격을 하향ㆍ안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가장 일반적으로 드는 예가 부동산가격 상승은 주거비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 생산비용에 상승압력을 가해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는 논리를 말한다.

또한 부동산투기로 불로소득을 챙긴 세력으로 인해 사회적 위화감이 발생한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한다.

또는 투기세력들로 인해 집 없는 서민의 내집 마련의 기회를 어렵게 한다는 판에 박힌 말을 되뇌인다.

그러나 좀 더 여러 가지 이유들과 규제 결과로 나타나는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적어도 부동산 가격 하향 정책이 사회 약자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만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에서부터 현재 정책의 허상을 찾아보기 위해서 이 글을 써 본다.

세련되지 못한 10ㆍ29대책

10.29 대책까지 일련의 부동산 관련 규제정책을 보면서 정책입안자들은 현재 구사하고자 하는 정책들의 결과로 우리 사회에 어떤 파장이 일어날 것인가.
충분히 예상하지 못하고 이를 추진한다면 아마추어리즘을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미칠 파장을 충분히 숙지하면서도 이와같은 방식으로 이런 규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면 이들은 우리사회의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 과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어떤 정책적 철학으로 임하는지 궁금하다.

현재 구사되고 있는 일련의 규제책들을 보면 부동산가격의 이상급등에 따른 일반 국민의 불만과 불안을 해소하려는 취지는 어느 정도 공감이 가지만, 그 방법이 세련되지 못했다.
즉 일관성의 결여, 정치적인 논리, 장기적인 비전 결여등으로 정책당국이 의도하는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온전히 추진될 것이가에 대해서도 염려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유난히 之(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것이 부동산정책인 것이 분명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만해도 부동산경기 진작을 통한 경기상승을 의식해서 각종 부동산 활성화 정책, 완화정책을 추진해 부동산과열을 부채질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들을 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처간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다듬은 후에 발표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비난을 피할수 없다.
건교부와 행자부의 불화, 건교부와 교육부와 마찰, 중앙과 지방정부와의 불협화음 ,집권당과 거대야당과의 반목, 그리고 현재 발표되고 있는 일련의 규제정책의 내용이나 정책입안자들의 태도를 보면 부동산을 가진 모든 국민을 마치 타깃으로 삼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이다.

이래서는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
국민들로부터 믿음을 받지 못하는 정책은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소기의 효과를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정부정책의 불신을 심화시킨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오죽하면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부정책은 오래가야 2년 이상 지속하지 않을 것이고, 더러는 내년 총선이 끝나면 또 어떻게 변할지 알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는 실정이다.

이래서는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그래서 정부가 의도하는 반대로 행동을 하면 부동산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

임대주택사업자 벼락맞은 꼴

한 예로 '주택임대사업자'정책을 들어보자.

처음에는 5주택이상을 보유해야 사업자등록이 가능하던 것을 2주택만 보유해도 등록이 가능하게 했고, 또 양도과정에 대한 기간 단축 등의 혜택을 주어 열심히 장려했던 것이 불과 2년전 일이다.

그런데 뜬 구름없이 '투기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에 동의 할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할까.
발표하고 나서 반대 여론이 형성되자 임대사업자에게는 경과기간을 두어 기존의 세율을 적용한다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낮은 금리로 주택가격의 80%이상을 융자받은 1가구 1주택 소유자나, 정부의 완화 정책으로 다주택을 소유해 주택임대사업에 나선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보유세 중과세 과세발표는 황당하기까지 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다주택보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의 정책 방향에 호응한 결과로 다주택을 소유한 측면도 있지 않은가.

따라서 1가구 1주택소유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나 유통세(양도소득세) 세율 상향은 정책 목적을 의심하게 할 뿐이다.
이 부분은 적용과정에서 조세저항에 부딪혀서 후퇴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으로, 진지한 정책적 고민없이 발표된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현재 추진되는 정책의 특징을 보면 각 지역에 알맞은 여러 가지 정책들이 세분화해서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강남 아파트만을 기준의 잣대로 삼아 전국의 부동산을 재단하는 결정적인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즉 현재 발표되고 있는 정책들은 강남의 일부 아파트(특히 재건축을 기대해서 투기적인 가수요 발생으로 인한 가 격의 이상급등)에는 적절한 정책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방 도시에서 아파트나 연립ㆍ빌라 등을 공급하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정책적인 정당한 이유를 발견하기가 힘들다.
배가 아프다고 빨간약을 배에 바르는 식이다.
그 결과로 벌써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여러 규제책들의 결과로 부동산 가격이 상당한 수준(본인은 강남아파트 20%이상, 전국부동산 가격은 10% 하락이 마지노선)이상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전반이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졸속 정책들의 부작용

첫째는 공급(건설)부분이다.
지금 발표되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살펴보면 공급확대가 아닌 오직 보유와 유통과정에 대한 세금을 중과하는 것만으로는 온전한 효과를 기대 할 수 없다.

오히려 심각한 조세저항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건설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광범위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파트미분양 사태등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결코 엄살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 못지않게 민간 기업(대ㆍ중ㆍ소기업 관계없이)의 공급활력을 박탈해서는 안 된다.
즉, 정부의 역할만으로는 공급할 수 있는 주택공급량과 흡수할 수 있는 건설인력의 량이 민간부분에 비해 절대 모자란다는 말이다.
지속적인 공급확대 없이 오로지 조세정책 부분만으로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정부는 수도권 몇개 지역에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것만으로 이 부분을 해소시킬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이 정도로는 절대 부족하다.

공급물량 부족은 2-3년뒤에는 가격폭등의 요인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같은 급속한 공급 감소(부동산 공급의 경착륙)는 건설부분에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그 피해는 사회로부터 아무런 보호혜택을 받지 못하고 오직 육체노동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인 일용직계층을 직격하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이 생존권을 유지해가는 새벽 인력시장에 가서 보면 한달에 5-7일 이상 일하는 사람이 거의없는 실정이고, 하루 일당은 작년 대비 25%이상 낮아진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가까운 새벽 인력시장에 한번만이라도 나가 보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둘째는 수요(구매)부분을 보자.

혹자중에는 부동산시장 구조를 말할 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도 다른 부분에서는 아무런 상황변화가 없는 '브라운속의 진공상태'로 사회 현상로 표현한다.일반 사회에서 이런 현상을 도저히 발생할 수 없지 않는가.

그럼에도 이런 주장이 먹히는 것은 우리사회가 어떤 의미에서는 병들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가격이 폭락수준으로 하락하면 제일 심대한 타격을 받는 이가 집없는 서민들임을 우리는 IMF를 통해서 충분히 학습했지 않은가.
부동산가격의 폭락은 필연적으로 금융기관의 직접 부실로 연결되며, 그 결과 이자률은 상승하고 금융기관은 죽기 살기로 채권회수에 나설 것이다.
대다수 내 집 한 칸 가지고 있는 국민들 중 은행융자 없이 100% 자기돈 만으로 집을 구입 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고 보면, 그 결과로 곧바로 일반 국민의 부실로 연결된다는 점이다.

집값이 떨어지면 떨어진 가격만큼 집을 사는 기간이 단축되리라고 믿는 사람도 있는 것 같은데, 결코 그러하지 않다.
물론 100% 자기돈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을 만큼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예외이겠지만 말이다.
즉, 부동산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결코 구입기간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부동산가격만 변동하고 거기에 따라 사회 전반으로 파장이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을 쌍수를 들어 받기는 사람중에 요즘 목표가 되고 있는 강남이나 강남이 아닌 곳에라도 자기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그들 중 어떻게든지 내 집 한 칸 마련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슬픈 결론이지만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 하락하는 대로 유리할 것이 없고, 상승하면 상승하는 대로 박탈감을 느끼는 것이 일반 국민들인 것이다.

결론을 대신해서 정부와 네티즌에게 두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불로소득과 탈세를 자행하는 자에 대해서는 정책수단등을 통해 환수하면 되지, 고용창출효과가 어느 부분보다 크다는 '건설부문'을 위축시키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정부가 구사하는 정책의 의도가 어떤 것인가를 부릅뜨고 감시해야 하고, 인기몰이식 편하게 정책을 펴는데 동조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다.

지금과 같은 부동산규제 정책은 국민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