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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이야기가 많이 나돌고 있습니다.
그 대부분은 문제점. 나쁜점을 밝히는 '비난'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왜 재건축이 나쁜 것일까요?
집값을 폭등시켜서?
전세대란을 만들어서?
주거환경을 개판으로 만드니까?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도시란 유기체와 같다...
이말은 도시와 부동산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던 말이죠.
끊임없이 짓고, 허물고, 다시 짓고, 떠나고, 모이고, 번성하고, 쇠락하고. 이것이 도시란 것이죠.
일례로 미국의 할렘가를 들수 있겠죠.
할렘가는 다들 아실 겁니다.
미국 최대 우범지대, 흑인 갱 소굴.

그리고 이 할렘가는 1930년대 까지는 미국 부촌이었다는 것들도 다들 아실겁니다.
왜 그렇게 됐을까요?
도시학 상의 침입 계승 론이란게 있습니다.
즉, 침입.이란 건물이 낙후돼 원래 그 건물에 살던 부유층이 떠나고 저소득층이 모이는 것이죠.
사람이란 동물은 원래가 이기적이고, 권위적입니다.
자신보다 못한 계층과 어울려 사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이죠.

결국 그렇게 되면 남아있던 사람들도 떠나고, 그럼 결국 그 건물群은 가난하고, 직업의 계층도 낮은 사람이 모여살기 되겠죠.
그 건물군이 더 낡게 되면? 그럼 더 낮은 소득층이 들어고, 그보다 높은 소득을 거뒀던 사람들은 빠져나가고,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만큼 돈이 없어서라도 그 주거지역은 결국 개량이 불가능할 정도로 낡아빠지게 되죠.

지금 우리 서울시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결국 그러한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강남은 70년대 후반부터 건립된 계획된 도시체계를 갖고 있는 지역이죠.
80년대 초반부터 중산층 이상 집단거주지라는 말을 들어왔고, 8학군, 부자동네, 강남특구. 이 모든 말이 강남을 가리키는 말들입니다.
그 강남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집값 상승의 주범인 재건축을 최대한 규제하고 심지어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늘린다는 말까지도 나오고 있지요.

여러분들 강남역 거리에 가끔 놀러 나가시죠?
강남역 거리를 가보세요.
건물들이 거짓말 쫌 보태면 5년에 한번씩 새로 올라갑니다.
제가 보기에도 멀쩡한 건물 때려부시고. 거기에 새건물을 짓는 거죠.
물론 10년이 넘은 건물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라면 강남역에서 한 건물이 그대로 5년을 서잇는 경우는 없습니다.
계속 새옷을 갈아입고 변화되는 사회에 알맞은 건물로 태어나는 거지요.
그것이 바로 위에서 말씀드린 유기체적인 도시의 성격인 거구요.

물론 그 배경에는 강남역에는 돈이 많이 몰리고. 강남역에서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투자를 할 능력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하겠지만 어쟀든 강남역은 끊임없이 변화해서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른 상업지역의 도전을 물리치고 서울 최고의 놀이 지역으로 우뚝설수 있었던 거죠.

만약. 강남역 거리가 낡은 건물들로 가득했다면?
아마 강남역은 월드컵때 붉은 악마들이 시청다음으로 많이 모인 장소가 되지 못했을 것이며, 지금처럼 압사위험(?)까지 있을 정도로 남녀노소가 몰리는 곳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그게 도시의 성격이니까요.

이제부터 본론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왜 집은 안되는거지요?
왜 집은 20년 동안 그대로 가만히 있어야 되지요?
집은 의식주 생활의 기본인 주住) 이기도 하지만 역시 도시의 일부인 건물이요.
재산의 하나인 부동산입니다.
왜 집은 개발하면 공익에 어긋나고, 여러사람에게 피해를 줄까요?
꼭 그렇게만 생각을 해야할까요?
도곡동은 제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90년만 하더라도 빈민촌이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그 강남에서. 13평 닭장같은 집에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부자가 되겠어요.
누가 돈있으면 그런 집에서 살겠어요?

넒은 집 싫어하시는 분 계세요?
요즘은 임대주택도 32평 아파트를 요구하는 세상입니다.
여러분 중 결혼하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20평 아파트는 그야말로 전세들어 사는 집이지 내 돈들여 사는 집이 아니라는 생각들을 하시는거 같네요.
왜냐...
집값도 안오르고 어차피 식구 늘면 살기도 힘들테고.
그래서 재건축을 해서. 넓은 집으로 가고 싶은 게 아마 도곡동같은 저밀도 지구에 사는 분들 생각이시겠죠.
그걸 서울시와 정부가 막는답니다.
'공익'을 위해서. 상당히 타당한 말 같지요.
심지어 어느 여론 조사에서 대부분이 재건축 연한을 40년으로 늘려야한다는 주장에 동의를 표시하기도 했지요.

만약 강남지역 재건축을 '공익'을 위해서 막는다...
그럼 그 지역들은 모두 슬럼이 될것이요.
우범지대로 돌변하게 될겁니다.
뭐 그런 우범자들은 사람아니냐. 그런 사람은 강남살면 안되냐 하시는 분들께 할말은 없습니다.
도시 한가운데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주택단지...
과연 어떨까요?
그게 바람직한 세상인지. 그게 서울이 추구하는 미래상인지. 의심이 드네요.

재건축 조합들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자는 소리는 아니닙니다.
재건축 조합은 그야말로 사적 재산보호만이 최대의 관심사죠.
가령 10층짜리 아파트를 20층으로 높혀 그 아파트 주민말고는 뒤에 있는 산을 볼 수 없다.
이런건 명백히 공익에 어긋하는 행위죠.
하지만 어차피 자본주의를 실시하는 국가에서 공익을 내세워 지나치게 아파트 재건축을 막으면 결국 그것은 언젠가는 공익을 해칠 부메랑이 되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어쩌면 도시는 도시다운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재건축이 장려되야 하고 공익을 해치지 않는 상황에서 좀더 많은 개발도 가능해야 합니다.
재건축을 막아버리고 택지지구를 개발한다.
그 택지지구가 '사람사는 동네'가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습니까?
왜 굳이 강남을 공동화시키고 서울에서 40~50키로 떨어진 곳에 신도시를 만들어야 되는 거지요?
그게 공익을 위한 것인가요?

어디까지가 공익을 위한 것이고, 어디까지가 사유재산과 도시의 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지. 좀더 과학적이고 알아보기 쉬운 논리로 접근해야 될겁니다.
저는 아직도 지금 서울시와 건교부의 재건축 규제가 명박한 헌법상의 행복추구권, 사유재산권을 침해하지는 않나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재건축과 규제. 무엇이 공익을 위한 것이고,어디까지가 사유재산보호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