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많은 분들이 부동산에 대하여 옥신각신, 설왕설래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된다, 저렇게 해야만 한다 등등.....
하지만 집을 지어주는, 좀더 정확히 유명브랜드 아파트를 지어주는 당사자 입장에서 기고를 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한번도 보지를 못했읍니다.
그래서 부동산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집을 지어주는 입장으로써, 나이 마흔줄에 변변한 아파트 한채없는 서민의 입장으로써 저의 의견을 피력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요사이 한창 광고를하는 모브랜드 건설업체의 협력업체 소장입니다.

협력업체란?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공정이 복합되어야 합니다.
목수, 철근, 콘크리트, 설비, 전기, 방수, 조적, 내장, 토목, 조경 등등...

이 모든 공정이 조화를 이루어야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거공간인 아파트가 지어지지요.
저는 그중 하나인 설비소장이지요.
(참고로 설비란 물에 관한 모든 공정입니다. 수도, 난방, 냉방, 오수, 배수 등등)

그런데 요사이 저는 괜장히 곤혹스럽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공정의 협력업체 소장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아파트는 다지어져 마감작업 중인데, 본사에서 책정해준 공사금액을 모두 써 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습니다.
몇백세대 아파트를 짓는 공사금액이 (인건비) 짓고있는 아파트 가격의 두채가격이 안되거든요.

좀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죠.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몇년전부터 계획을 수립합니다.
몇평짜리 몇세대를 지을 것인가, 건설업체 마진율은 얼마로 산정할 것인가, 분양은 언제할 것 인가 등등 (대략1~2년)
그리고는 모델하우스 오픈, 분양가 책정, 분양으로 이어지죠.
분양이 완료되면 기초공사 시작...
일이 시작되면 공정에 따라 협력업체 선정, 공사계약 등등...
그런데 그 계약이 문제입니다.
제가 알기론 최저입찰제로 하는 그계약으로 업체간 덤핑, 또덤핑 으로 피튀기는 싸움이 벌어지거든요.

그러면 님들은 물어보시겠지요.
왜 덤핑으로 공사를 수주하냐고요...
예를 들어봅시다.
어떤 설비공사에 정부고시단가, 인건비 상승률, 자재비 상승률 등등으로 정상적인 공사실행 금액이 1000원 이라고 칩시다.
건설회사에서 업체입찰을 할때 A업체는 1000원, B업체는 950원, C업체는 900원에 응찰합니다.
그러면 공사는 자연히 C업체에 낙찰되겠지요?
그러면 건설회사는 생각합니다.
900원을 책정해도 되는 공사를 공연히 1000원으로 책정했다고.
다음 공사입찰시 먼저 1000원으로 떨어진 A업체는 890원을 써 냅니다.
어찌되었든 공사는 수주해서 회사운영은 하여야 하고 다른 업체들이 900원 을 써낼 것이라 판단되니까요.
자~.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A라는 협력업체는 공사수주 금액에서 최소한의 관리비를 공제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공사를 수행하라고 협력업체 소장들에게 주문합니다.
일단은 계약을 했고, 소장들, 나부터 실업자로 놀수는 없으니까 울며겨자먹기로 공사를 시작합니다.

이제 현장의 관점에서 말해보겠읍니다.
공사수립 및 금액산정은 언급했듯이 최소한 2년전에 이루어졌지요?
자,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덤핑으로 수주했지요?
3D업종이라고 사람들이 기피하는지라 배우는 사람이 없어서 인원수급은 안되니까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서 인건비는 상승하지요?
분양가를 올리기 위해서 마감은 점점 고급화되고 일은 점점 까다로워지지요?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일은 인건비가 많이 상승됐다고 하니까 많은분들은 건설인력 들이 많은돈을 받는 줄 아실 것 같은데 근로자 1인 월평균수입은 200만원 안팎입니다.
자녀들을 가진 40대 가장이 한달 근무를 하고 받는 그정도의 급여수준은 아마도 정부가 고시한 도시가계 최저 생계비에도 모자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지지고 볶고 공사는 합니다.
전체공정 80%...
철근 부도, 목수 부도, 미장 6000만원 초과, 전기 1억 초과, 설비 1억 초과, 토목조경 답없음 등등등....

평당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는다고요?
주상복합으로 사람들이 몰린다구요?
아파트 값이 거품이라고요?
먼나라에서 벌어지는 꿈같은 이야기 들입니다.
일개 협력업체 소장으로써 그림같은 아파트를 수백채, 수천채 지어보지만 저는 아직도 4식구가 조그만 빌라에 삽니다.
그나마 편치못한 마음으로 시말서를 써라, 각서를 써라, 온갖 책임추궁을 당하면서 말입니다.
할말이 많지만 다음에 또한번 글을 올리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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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보기 : 누구를 위한 아파트인가? 협력업체 소장 올림!(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