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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동산시장은 기형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부동산에 대한 불만과 관심이 강남에 있다고 보고 강남을 이용하여 강북이나 지방사람들을 달래려는 정책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8.31대책을 포함하여 최근 정부가 내놓은 온갖 부동산 대책의 초점은 오로지 서울 강남의 주택값을 억누르는 데 맞춰진 것처럼 보입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온 부처가 나서 기를 쓰고 막는 것이나, 강남의 집값이 조금만 오를 조짐이 보일라치면 곧바로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는 것이 그렇습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언젠가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의 부동산 정책은 불건전한 부동산 경기를 잡자는 것이지 건전한 부동산 경기를 죽이는 정책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강남의 주택값이 오르는 것은 불건전하고, 사회간접자본이나 임대주택.기업도시.행정도시 건설로 인한 땅값 상승은 건전하다는 것입니다.

부동산값이 오르는 현상을 '건전'과 '불건전'으로 나누어 정책을 펴겠다는 발상 자체도 해괴하거니와 도대체 그 구분의 잣대가 뭔지도 궁금합니다.
정부 당국자들의 이 같은 발언이 혹여 '강남 때려잡기'라는 본심의 일단을 드러낸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특히 이 정부가 출범한 이래 대통령부터 '강남'과 '강남 사람들'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의 선별적인 부동산 정책은 이 같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강남은 마치 '부도덕하게 치부한 기득권층의 집결지'로 매도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강남불패에 관한 한 대통령도 불패"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은 강남에 대한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부동산값을 잡는다거나, 특정 계층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 정부의 정책 목표일 수는 없습니다.
강남 부동산값의 이상급등 현상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정부가 온통 여기에 매달려야 할 사안은 아닙니다.
더구나 반시장적인 정책 수단까지 동원해 강남 집값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은 거기서 얻는 효과는 작은 대신 정책에 대한 불신과 시장 왜곡이라는 부작용만 키울 뿐입니다.

정책 목표에는 우선순위가 있고, 그에 따라 정책 수단을 세심하게 가려 써야 합니다.
'강남 때려잡기'는 정책의 최우선 과제도 아니고, 여기에 동원된 대책도 적절치 않습니다.
결코 이같은 한풀이식 정책으로 부동산 대책이 될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지수가 걱정할 것 없다고 말하면서 경제규모가 세계 12위라고 자랑합니다.
수출이 잘되고 GDP,GNP가 높아가고 있다는 것을 예로 듭니다.
어느새 우리가 국민소득이 2만불을 바라보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맨날 강남의 집값은 거품처럼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정부의 자랑대로 경제규모가 12위라면 강남의 집값도 세계12위의 정도는 되야 하지 않겠습니까?
왜 이렇게 2중잣대를 갖고 평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국민소득이 우리보다 조금 많은 나라중에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와 엇비슷한 영국.홍콩.싱가폴.대만을 예로 들어서 이들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강남같은 지역의 30평아파트가 얼마쯤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놀랍게도 17억에서 23억까지 호가한다고 합니다.
정부의 말대로라면 이것이 바로 거품같은 집값이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이들나라에선 우리같이 강남을 빌미로 투기지역으로 몰면서 각종규제로 서민들의 경제를 어렵게 만들지 않습니다.

정부는 시작부터 정권창출을 위해서 강남타도를 외치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좀 바뀌야 되지 않겠습니까?
왜 맨날 강남과 서울 그리고 수도권을 포함하여 국민 모두에게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까?
진정 서민을 위한다면 차라리 부동산 시장은 자율에 맡기고 금리와 세금을 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겉과 속이 다른 것, 이것이 국민들로부터 점점 등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라도 제발 정신을 차렸으면 합니다.